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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두 차례 실험으로 본 가연성 단열재의 위험성… 제도개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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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우 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소방기술사) | 기사입력 2023/07/25 [10:33]

[전문가 기고] 두 차례 실험으로 본 가연성 단열재의 위험성… 제도개선 필요하다

박문우 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소방기술사) | 입력 : 2023/07/25 [10:33]

▲ 박문우 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소방기술사)

2022년 9월 26일 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7명이 사망했다. 천장에 설치된 ‘가연성 단열재’ 때문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 설계기준에 따라 외벽과 거실의 반자 또는 지붕, 최하층 거실 바닥 등엔 반드시 단열재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단열재 중엔 화재에 취약한 제품이 있다. 우레탄폼이나 발포폴리스티렌(EPS) 등 가연성 단열재는 화재 시 불의 확산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방재시험연구원은 지난 5월 26일 종합화재시험동에서 한 실험을 진행했다. 가연성 단열재의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가로 5m, 세로 4m, 높이 3m 크기의 모형실을 직접 제작했다.

 

실험은 두 차례로 나눠 실시했다. 먼저 아이소핑크 단열재를 설치한 후 무기계인 세라믹(10T)으로 표면을 마감 처리했다. 가연물은 목재를 사용했다. 가로ㆍ세로 약 38㎜, 길이는 300㎜의 목재를 4단으로 쌓아 올렸다. 연료팬의 크기는 가로ㆍ세로 33㎝다. n-heptane 0.5ℓ를 부어 연소시켰다.

 

▲ 아이소핑크 단열재를 설치한 후 무기계인 세라믹(10T)으로 표면을 마감 처리해 1차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가연성 단열재 상부에 있는 세라믹 마감재가 탈락하면서 가연성 단열재가 노출됐다.  © FPN

 

 

화재 성장에 따른 온도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각 K-type 열전대를 설치했다. 또 화원에서 발생하는 열유속 측정을 위해 0~100㎾ 범위의 Heat Flux Meter를 2개 설치했다.

 

실험 시작 후 약 2분이 지나자 화재가 성장하며 화염이 가연성 단열재의 3/4지점까지 도달했다. 2분 27초 후 가연성 단열재 상부에 있는 세라믹 마감재가 탈락하면서 가연성 단열재가 노출됐다. 

 

화원 직상부 온도가 약 250℃에 도달하는 시점에 세라믹 마감재가 무너져 내렸다. 화원의 온도는 약 750℃에 달했다.

 

열유속의 경우 약 2.8㎾/㎡일 때 세라믹 마감재가 탈락했고 최대 3.5㎾/㎡의 열유속이 측정됐다.

 

안전문제로 급히 소화해 가연성 단열재에 착화하진 않았지만 상당히 용융된 걸 확인했다. 실험을 통해 표면에 무기계 마감재를 설치해도 화염의 열기류 등에 의해 가연성 단열재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2차 실험에선 조금 가혹한 조건을 설정했다. 가연성 단열재로 발포폴리스티렌(EPS)을 시공했고 90㎝ 받침대 위에 1차 실험과 동일한 가연물과 연료팬을 설치했다.

 

1분이 지나자 화염이 천장면에 도달했고 1분 33초 후 무기계 마감재가 탈락했다. 3분 후 가연성 단열재에 간헐적으로 불이 붙는 걸 확인했다. 화염의 크기가 상당했고 연기도 많이 발생했다.

 

화원 온도는 약 760℃에 도달했고 화원 직상부 온도가 약 300℃에 이르자 무기계 마감재가 떨어졌다. 온도 센서도 같이 내려앉아 최대 온도를 측정하진 못했지만 350℃까지 상승한 걸 확인했다. 열유속은 2.9㎾/㎡까지 측정됐고 1.3㎾/㎡일 때 무기계 마감재가 무너졌다.

 

▲ 가연성 단열재로 발포폴리스티렌(EPS)을 시공한 2차 실험 결과 1분이 지나자 화염이 천장면에 도달했고 1분 33초 후 무기계 마감재가 탈락했다.  © FPN

 

두 번의 실험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천장 전체로 화염 확산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가연성 단열재는 용융됐고 탄화됐다. 가연성 단열재가 용융되면서 HF, HCI, HBr, 일산화탄소 등의 독성 가스가 발생했다.

 

실험에서 사용한 화원은 차량에서 발생하는 열방출율의 1/80 ~ 1/100 수준이다. 그런데도 가연성 단열재가 용융됐다. 실제 화재 크기를 고려할 경우 가연성 단열재 사용은 더 큰 위험성을 야기할 수 있다.

 

최근 불연성 또는 준불연성의 유기계 단열재가 개발 중이다. 이런 자재 사용은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관련 법령 개선 등을 모색해야 한다.

 

박문우 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소방기술사)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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