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시행한 화재예방안전진단… 지적사항 ‘수두룩’15개 공항 점검했더니 256개 문제점 확인, 대구ㆍ제주 더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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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최영 기자] = 올해 처음 공항과 지하공동구를 대상으로 진행된 화재예방안전진단에서 대상물별로 수십 개에 달하는 지적사항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송재호 의원(제주갑, 더불어민주당)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 화재예방안전진단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공항 11개, 공동구 10곳에서 안전기준과 다르거나 미흡한 시설이 발견돼 지적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 의원에 따르면 소방청은 올해 중 진단을 받아야 하는 공항시설 15개 중 현재 평가가 진행 중인 인천과 김포, 군산, 사천공항을 제외한 11개 공항의 안전진단을 완료한 상태다. 이 결과 대구공항은 58, 여수공항 22, 김해공항은 19, 제주공항은 48개의 지적을 받았다.
지적 내용으로는 대구공항의 경우 스프링클러설비의 살수 장애와 유도등 적응성 불량 등의 문제가 있었고 김해공항 주차타워 일부 구간에는 소화설비가 부재한 문제가 확인됐다.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되는 등 심각한 불량 사항이 여러 개 발견되기도 했다. 이 같은 대구공항의 소방시설 문제는 시공 과정에서 설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게 원인으로 파악됐다.
제주공항의 경우 스프링클러 헤드와 피난구 유도등이 설치되지 않거나 도시가스 배관 부식 등 소방 분야 41, 건축 1, 전기 4, 가스 2건의 문제가 확인됐다. 이는 내부 구조 변경 과정에서 소방시설을 반영하지 않아 나타난 문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양양공항이 33, 울산 28, 청주 18, 포항 11, 원주 8, 광주 7, 무안 4건 등의 지적사항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공동구에선 공항보다 더 많은 불량 사항이 확인됐다. 올해 중 진단을 받아야 하는 31개 지하공동구 가운데 서울에 위치한 공동구 8곳 중 7곳에서 기준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여의도 공동구의 경우 14개, 목동과 가락 공동구는 각각 24, 17개의 지적을 받았다.
여의도의 경우 통신구 전력 과부하와 연소방지설비 살수장애, 전선 단면적에 맞지 않는 차단기 설치 등의 문제가 있었으며 목동은 방화문과 연소방지살수설비 살수장애, 자동소화장치 불량 등의 지적을 받았다. 가락 공동구에선 연기감지기 장애, 배선용 전선관 일부 파손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송재호 의원은 “공항은 한국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임에도 이번 진단 결과를 보면서 해외에서 발생하는 공항 화재사고가 다른 나라의 일만이 아닐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예방진단이라는 조사 이름처럼 지적 사안을 발 빠르게 대처해야만 대형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2002년 약 16억원의 재산피해를 초래한 여의도 공동구 화재도 송전선 합선으로 8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진화했다”며 “10개의 공동구와 함께 남은 21곳의 평가가 끝나는 2023년 말까지 조사 결과를 세심히 살펴 미흡한 부분을 빠르게 조치할 수 있도록 국회 행안위원으로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 의원은 화재예방안전진단에 따라 부여된 등급의 적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48개 지적을 받은 제주공항이 양호(B), 22개 지적사항이 나온 여수공항이 우수(A)를 받았고 공동구 중에선 목동 24개, 가락이 17개 지적을 받았음에도 우수(A) 등급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화재예방안전진단 대상물에 부여되는 안전등급은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불량(E)등 다섯 단계로 나뉘며 등급별로 재진단 기간이 달라진다. 우수등급을 받으면 6년, 양호ㆍ보통은 5년, 미흡ㆍ불량은 4년이 경과한 해에 다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송재호 의원은 “초기 진화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공동구에 A등급을 주면서 우수하다고 평가한 게 의아하다”고 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