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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화재대응발전 동아리가 세종소방의 트레이드마크 되는 날을 기대합니다”

[인터뷰] ‘화재대응발전 동아리’ 문근철 세종소방본부 소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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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3/12/01 [14:30]

[Hot!119] “화재대응발전 동아리가 세종소방의 트레이드마크 되는 날을 기대합니다”

[인터뷰] ‘화재대응발전 동아리’ 문근철 세종소방본부 소방위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3/12/01 [14:30]

 

“도어 엔트리! 자, 열기 확인하고 펄싱!”

“중성대 확인. 자세 낮추고, 진입” 

“오케이. 잘했어!”

 

컨테이너 안에서 시뻘건 화염이 솟구친다. 짙은 연기가 사방으로 퍼지고 이내 매캐한 냄새가 진동한다. 방화복에 공기호흡기까지 착용한 소방대원들이 거친 숨을 내쉬며 구조대상자를 구해 밖으로 나온다. 불을 다 끈 소방대원들이 면체 마스크를 벗고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정말 한 치 앞도 안 보이더라고요. 마치 눈을 감고 있는 것 같았어요”

 

“연기투시랜턴으로 비추면 조금이라도 보일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 보여서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손잡이가 너무 뜨거워서 깜짝 놀랐어요.

현장에선 반드시 확인해야겠습니다”

 

500℃를 육박하는 열기에 갇혀 온몸이 땀으로 범벅된 대원들. 땀을 닦기도 전에 컨테이너 속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얼굴은 빨갛게 익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하다.

 

 

막 실화재 훈련을 마친 세종소방본부 소속 소방대원들. 실화재 훈련은 전국 소방학교 중 극히 일부에서만 진행하는 위험하고 체력 소모가 큰 트레이닝이다. 화재에 남다른 ‘열쩡! 열쩡! 열쩡!’을 가진 소방대원들이 지난해부터 자발적으로 실화재 훈련을 시작했다. 그들은 ‘세종소방 화재대응발전 동아리’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화재대응발전 동아리는 지난해 세종소방본부 ‘전술훈련팀’ 신설을 계기로 탄생했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불이 가장 적게 나는 지역이다. 2023년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에서는 총 23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경기(8604건)의 40분의 1 수준이고 제주(612건)보다도 약 30%나 적다.

 

게다가 세종소방엔 입직 5년 이하 신규직원 비율이 절반에 달한다. 타 시도보다 대형화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현장대응 강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직제개편이 이뤄졌다. 

 

‘화재대응발전 동아리’ 발대를 주도한 인물은 전술훈련팀에 근무 중인 문근철 소방위다. 그는 2008년 소방에 입직한 이후부터 쭉 화재진압 활동을 하다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6년 넘게 중앙소방학교에서 화재ㆍ구조 교관으로 활동했다.

 

 

“현장 대원들의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실전 경험이 중요합니다. 화재진압 능력을 향상하려면 불을 이해하고 화재를 통제할 수 있는 ‘실화재 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중앙소방학교에서 실화재 훈련 교육을 직접 해봤기에 자신도 있었고요” 

 

그러나 곧바로 난관에 봉착했다. 일단 훈련을 진행할 교관이 부족했다. 실화재 훈련을 하기 위해선 적어도 다섯 명이 필요한데 전술훈련팀엔 세 명밖에 없었다. 함께 할 동료가 필요했다. 서둘러 각 소방서에 회원모집 공문을 보냈다.

 

조건은 단 하나였다. ‘화재대응 분야에 열정이 있는 분을 찾습니다’.

 

“10일 만에 32명이 뜻을 모아 화재대응발전 동아리가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었어요. 하지만 곧바로 또 다른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훈련할 공간이 없었죠. 실제로 불을 피우기 때문에 도심이나 민가 지역에선 할 수 없는 훈련이거든요” 

 

 

마침 인근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의 개발예정지역이 있었다. 세종소방과 LH가 무상임대계약을 맺으면서 개발 전까지 훈련장으로 쓸 수 있게 됐다.

 

화재대응발전 동아리 실화재 훈련은 인형의 집을 통한 화재 성상 관찰(1단계), 플래시오버 셀ㆍ배연전술(2단계), 백드래프트 셀ㆍ백드래프트 관찰(3단계), 어택 셀ㆍ도어 엔트리(4단계)로 나뉜다. 이론교육은 단계마다 진행하고 훈련 후엔 디프리핑을 실시한다.

 

“연소의 3요소 등 화재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이론으로 교육한 후 인형의 집을 통해 발화부터 쇠퇴기까지 나타나는 연기(열분해 가스)의 흐름 등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본적인 내용은 알고 있더라도 실제로 보는 것과는 천지 차이기 때문에 실습 전 이론교육은 필수죠”

 

 

이론교육 후엔 대원들이 직접 컨테이너 안에 들어가 장애물 극복과 인명검색, 화재진압 훈련을 받는다. 국내에 단 두 곳(한 곳은 경기소방학교)밖에 없는 백드래프트 훈련시설에서 백드래프트 전조증상과 위험성을 관찰하는 훈련을 하고 야간화재 위험성과 특수성에 대응하기 위한 야간훈련도 진행한다.

 

실화재 훈련엔 화재진압뿐 아니라 구조와 구급대원 등 세종소방 모든 현장 대원이 참여했다. 교육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설문 조사 결과 교육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96, 실화재 훈련이 실제 화재진압에 도움이 된다는 답은 98%에 달했다.

 

 

“교육생들로부터 정말 받고 싶던 교육을 진행해줘 감사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충청지역에는 실화재 훈련시설이 없어 교육을 받으려면 중앙소방학교로 가야 하죠. 그마저도 인원이 한정적이어서 받고 싶어도 받기 힘듭니다. 전술훈련팀이 현장에 필요한 교육ㆍ훈련을 한 것 같아 매우 기뻤어요. 무엇보다 우리 동아리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그러나 훈련이 매번 평탄했던 건 아니다. 화장실이 있긴 했지만 개발예정지역이라 물이 나오지 않았고 차고지가 없어 한겨울에는 펌프차의 동력인출장치(PTO)가 얼기도 했다. 결국 토치로 녹인 후에야 교육을 이어갈 수 있었다. 편의시설은커녕 의자도 없어 맨바닥에 앉아 이론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굉장히 열악한 환경인데도 교관과 교육생들은 불평불만 하나 없었습니다. 오히려 교육이 유익하다는 입소문을 탔는지 다들 자발적으로 훈련에 참여했죠. 정말 미안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화재대응발전 동아리는 실화재 훈련뿐 아니라 비상상황 탈출, 고립대원을 신속히 구출하는 RIT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세종시 특성에 맞춘 특수시설 대응기술 편람(지하공동구 시설 등 9개소)을 제작해 현장 출동부서에 배부하기도 했다.

 

“실화재 훈련은 개인의 현장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트레이닝입니다. 기본 역량은 갖췄다고 판단해 내년부턴 팀 단위 훈련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소방대원이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나가려고요. ‘세종소방’ 하면 ‘화재대응발전 동아리’가 떠오를 날을 기대하며!”

 

 

박준호 기자 pakr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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