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개발ㆍ생산 능력 다 갖춰” 소방 시장 신흥 강자로 주목받는 엠씨테크놀로지(주)전자기기 컨트롤러 PCB 개발업체서 소방용품ㆍ장비 전문 제조사로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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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10㎛ 미만인 미세먼지는 눈으로 확인이 힘들 정도로 아주 작다. 대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나 옷 등을 통해 사람 몸속으로 침투한다.
문제는 미세먼지가 황산염과 질산염, 탄소화합물 등 1군 발암물질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피부는 물론 폐와 기도 등 여러 장기에 치명적인 염증을 유발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유해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우리 생활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옷에 달라붙은 미세먼지를 제거해주는 ‘의류 관리기’의 출현이다. 최근 미세먼지는 물론 냄새 제거와 살균기능을 갖춘 제품까지 출시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은 괜찮을까? 이들이라고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할 리 만무하다. 오히려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과 유해가스 등이 더해져 더 치명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
열악한 업무 환경으로 인한 소방관의 건강 문제는 국정감사에서 단골 메뉴가 된 지 오래다. 올해 역시 소방관 10명 중 7명이 재난 현장에서 유해가스나 분진 등에 노출되면서 건강상 문제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가운데 최근 소방관을 위한 전용 의류 관리기, 일명 ‘방화복 관리기’가 출시돼 소방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장비를 개발한 기업은 엠씨테크놀로지(주)(대표 민춘희)다.
엠씨테크놀로지에 따르면 현장 출동이 많은 업무 특성 때문에 소방관이 착용하는 방화복은 세탁이 잦을 수밖에 없다. 오염물질과 유해가스 등이 방화복에 묻거나 스며들면 착용 시 불쾌감을 유발하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방화복뿐 아니라 평상시 소방관들이 착용하는 기동복과 활동복 등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방화복 관리기에는 이런 옷들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까지 탑재됐다.
제품 개발 능력 활용, 업역 넓히는 엠씨테크놀로지
엠씨테크놀로지는 민춘희 대표가 2001년도에 설립한 기업이다. 타 기업으로부터 전자제품 컨트롤러 인쇄 회로 기판(PCB) 개발용역을 의뢰받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점차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PCB는 저항기와 콘덴서, 집적 회로 등 전자 부품을 인쇄 배선판 표면에 고정하고 부품 사이사이를 구리 배선으로 연결해 전자회로를 구성하는 기판이다.
엠씨테크놀로지는 아직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전자제품 컨트롤러 PCB 생산을 통해 일으킨다. 2010년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한 뒤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PCB 부품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소방 분야에는 2012년 비상자동개폐장치를 개발하면서 처음 진입했다. 이 역시 타 기업의 OEM 개발로 시작됐다. 개발 능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기에 엠씨테크놀로지의 비상문자동개폐장치는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았다. 지금은 자사 브랜드를 런칭하고 남부럽지 않게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사업 규모가 커졌다.
방화복 관리기는 우연찮은 기회를 통해 개발이 이뤄졌다. 민 대표는 소방관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방화복 관리 실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때마침 제품 생산 확대를 계획했던 터라 곧바로 연구소를 가동하고 제품 개발을 실행에 옮겼다. 방화복 관리기는 그렇게 탄생했다.
건조는 물론 살균ㆍ탈취까지 한 번에 ‘방화복 관리기’
이 제품은 방화복으로 인한 소방관들의 고민을 한 번에 덜어줄 수 있는 제품이다. 세탁이 완료된 방화복의 건조는 물론 살균ㆍ탈취까지 동시에 진행해 항상 새것과 같이 청결한 상태로 방화복을 착용할 수 있게 해준다.
건조와 살균ㆍ탈취에 소요되는 시간은 60분이다. 한번 작동으로 방화복 6벌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의 안전을 고려해 온도 센서와 바이메탈, 온도 퓨즈 등 안전장치도 삼중으로 달았다.
방화복에 최적화된 건조 기능 구현을 위해 ‘비진동 역류식 에어워시’를 적용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엠씨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이 장치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85% 이상의 열 교환 효율을 가진 현열 교환기가 적용됐다.
220V 일반전원을 사용하고 소비전력 역시 헤어드라이기 한대 정도를 사용하는 양이면 충분해 어디든 설치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조달청과 MAS(다수공급자계약제도) 계약도 체결했다.
“편의ㆍ안전성 모두 잡았다” 비상문자동개폐장치
비상문자동개폐장치는 평상시 비상구 관리 용도로 운영하다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사람들이 비상구로 피난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시켜주는 장치다.
엠씨테크놀로지는 비상문자동개폐장치의 표시부 전체에 LED 백라이트 조명을 적용했다. 야간에도 사용자들이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작동 이력을 기록하는 블랙박스 기능 탑재로 출입 현황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카드나 터치식 비밀번호로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카드는 최대 500개까지 등록할 수 있다.
문이 열리는 원인을 외부에 표시하는 기능이 탑재돼 관리, 고장 등의 판단이 용이하고 양문형에는 동시에 이엠락 두 개를 설치할 수 있다.
엠씨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정전 시에도 최대 20분 이상 예비전원을 통해 작동되고 불특정 다수인이 강제 개방을 시도할 경우 경보를 울리는 기능도 갖췄다”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철저하게 소방법을 준수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지진까지 감지하는 신개념 가스차단기 ‘가스컷’
‘가스컷’은 화재는 물론 지진까지 감지하는 신개념 가스밸브 자동 차단기다. 가스사고 예방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했지만 지진 시에도 밸브를 차단해준다. 지진 발생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화재 등의 2차 피해를 사전에 막아주는 기능을 갖춘 셈이다.
엠씨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진 시 진도 3.0 이상의 진동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가스밸브를 잠근다. 또 주위 온도가 70℃ 이상으로 5초 이상 지속될 경우 자동으로 밸브를 차단해준다.
타이머 동작은 최소 1분에서 최대 10시간까지 설정할 수 있다. 화재 위험에 취약한 어린이나 치매노인 등이 쉽게 밸브를 열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이 기능은 ON 버튼을 3회 터치하면 알림 소리와 함께 작동한다. 자동 작동 기능을 정지하고 수동레버를 고정시켜버리는 방식이다.
엠씨테크놀로지 관계자는 “‘가스컷’은 한국가스안전공사 제품인증과 KC인증을 모두 획득한 제품으로 기능뿐 아니라 외형과 편의성에도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며 “가스밸브 형태에 맞게 어떤 방향에서든지 탈ㆍ부착이 가능하고 공구없이 누구나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면부가 매끈한 터치스크린 방식이라 기름때 등이 껴도 청소가 쉽고 물 묻은 손으로 만져도 고장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성능과 품질 좋은 제품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전문기업 되겠다”
[인터뷰] 민춘희 엠씨테크놀로지 대표
“창립 초기 제품 생산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부설연구소와 생산설비까지 갖춘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모두 고객이 믿어주신 덕분입니다.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고객 안전을 최우선 하는 제품 개발에 기업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민춘희 대표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분야가 전자제품 컨트롤러 PCB 개발이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1989년부터 약 10년간 대우전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곳에서 주로 담당했던 업무가 바로 냉장고와 정수기, 자동판매기 등에 탑재되는 회로 개발이다.
1999년 7월 재계 서열 2위였던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퇴진하고 그룹 자체가 해체되는 일이 발생했다. 대우전자 역시 대우그룹의 계열사였기에 채권은행단으로 관리가 넘어갔다.
“사실 창업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잘나가던 대기업의 연구소에서 일했기 때문에 남부러울 게 없던 상황이었죠. 그러다 대우 사태가 발생해버리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강제로 맞게 됐죠”
퇴직 후 2년여의 준비 끝에 창업을 결심한 민 대표는 엠씨테크놀로지의 전신인 이지시스템을 설립했다. 이후 그는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타 기업의 제품 개발 업무를 수주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컨트롤러 PCB 개발이었다.
엠씨테크놀로지가 제조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건 2010년 법인으로 전환되면서부터다. 기업부설연구소를 설치하고 제품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기가 바로 이때다.
“PCB 개발을 의뢰했던 곳에서 직접 제품을 납품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습니다. 기회가 찾아온 셈이었죠. 직접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기업은 나날이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엠씨테크놀로지는 점차 업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시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분야를 넘나들며 제품 개발을 의뢰하는 곳도 늘었다.
가장 먼저 완제품을 공급한 시장은 가스안전 분야다. 화재 위험이 감지되면 가스밸브를 자동으로 잠가주는 가스차단기를 납품했다. 지진 시 밸브를 차단하는 기능까지 담겨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소방 분야에는 비상문자동개폐장치로 첫 단추를 끼웠다. 지금까지도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제품이다. 아직은 유선으로 작동하는 방식이지만 향후 무선 작동 기능까지 탑재할 계획이다.
가스차단기부터 비상문자동개폐장치, 최근 출시한 방화복 관리기까지 분야는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화재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화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전공이 아닌데도 소방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이유기도 합니다. 소방은 알면 알수록 재미와 개발할 것들이 많은 곳입니다. 자연스럽게 사명감을 느끼게 하는 분야기도 하고요”
근래 들어 민 대표의 관심은 소방관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재난 현장에서 본인의 안전과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타인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그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 중 경제 규모가 10위권 안에 들 정도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소방관이 사용하는 장비 수준은 과거에 비해 좀처럼 나아지질 않습니다. 특히 방화복의 사용 실태를 듣고 속이 좀 상했습니다. 이게 바로 방화복 관리기를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죠”
엠씨테크놀로지의 방화복 관리기는 옷걸이를 이용해 내부에 방화복을 걸고 관리하는 형태다. 향후에는 선반을 탈부착할 수 있도록 내부 구조를 개선해 방화복은 물론 방화장갑이나 헬멧 등도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장에 완제품으로 공급하는 제품 가짓수가 많진 않지만 민 대표에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고객에게 받기만 하는 기업은 늘 끝이 좋지 않습니다. 직접 경험했던 일이기도 해요. 고객과 함께하는 기업이 가장 이상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성능과 품질이 좋은 제품을 적재적소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앞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엠씨테크놀로지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