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집중취재] 화마가 삼킨 서천특화시장… 거센 불길 피할 수 없었던 이유전문업체ㆍ소방ㆍ점검기관마저 완벽했다던 소방시설… 근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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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최영, 박준호 기자] = 설 명절을 약 2주 앞둔 지난달 22일 충남 서천특화시장(이하 서천시장)에서 큰불이나 수산물동 전체가 잿더미로 변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18~’22년) 전국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285건이다. 사상자는 28명(사망 0, 부상 28)으로 다른 화재에 비해 건당 인명피해는 적지만 재산피해액은 823억7200만원으로 압도적이다. 좁은 간격을 두고 상점을 운영하는 시장 특성상 불이 옆 점포를 타고 확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재 원인별로는 과부하와 과전류, 전선 손상 등 전기적 요인이 44.6%로 가장 많았다. 시간대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 사이에 특히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 역시 상인들이 귀가한 밤늦은 시각에 발생해 재산피해가 컸다.
전통시장의 형태는 크게 ▲건물형(대형 단일 건물 또는 건물 몇 동이 연결돼 운영하는 시장) ▲노점형(노점상으로만 구성된 시장) ▲장옥형(일정한 건물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장소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재화의 판매 또는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는 장옥 형태 시장) ▲상가주택복합형(골목형 시장 등과 같이 1개 이상 건물의 집합으로 이뤄진 시장) 등 네 가지로 나뉜다.
불에 탄 서천시장 수산물동은 이 중 건물형에 포함된다. 다시 말해 흔히 상상하는 전통시장의 형태가 아닌 단일 건축물의 형상을 띤다는 얘기다.
이러한 건물형태의 시장은 하나의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웬만한 소방안전시설은 모두 갖춰져 있다. 정기적인 소방점검은 물론 일정 규모 이상이 넘을 땐 방화구획 등 건축물 자체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왜 서천시장 수산물동은 일순간의 화재로 전체가 타버린 걸까. <FPN/소방방재신문>은 이 의문에서부터 이번 화재의 문제점을 쫓기 시작했다. 지역 상인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간 서천시장. 지금부터 일반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문제를 파헤친다.
화마가 집어삼킨 샌드위치 패널
화재 이후 수많은 언론과 소방에선 서천시장 수산물동의 건축 자재로 쓰인 샌드위치 패널에 주목했다. 화재 시 건물 외벽으로 쓰인 ‘가연성 EPS 심재’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샌드위치 패널은 보통 0.3~0.4㎜ 철판 사이에 5~25㎝ 두께의 심재를 넣어 제작된다. 심재엔 우레탄과 그라스울, EPS 등 다양한 재료가 쓰인다. 하지만 심재 종류에 따라 화재안전성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흔히 스티로폼으로 불리는 EPS(발포폴리스티렌, Expanded Polystyrene)는 단열 효과가 뛰어난 데다 시공이 간편하고 가격까지 저렴해 과거 대부분의 샌드위치 패널 심재로 쓰여왔다. 하지만 불이 붙으면 급격히 번지고 유독가스를 내뿜어 화재사고마다 그 위험성을 지적받았다.
<FPN/소방방재신문>은 전소한 서천시장 현장 곳곳에서 샌드위치 패널이 열기에 녹아 이탈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가연성 EPS 심재는 아예 녹아내려 확인이 불가능했다.
서천시장처럼 가연성 심재 샌드위치 패널이 장작 역할을 한 사고는 2014년 아모레퍼시픽 대전공장, 2015년 김포 제일모직, 2020년 이천 물류창고, 2022년 아산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 2023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등 셀 수 없이 많다.
완벽에 가까웠던 소방시설이라는데…
서천시장은 연면적 7033㎡ 규모로 지어졌다. 크게 수산물동과 농산물동, 먹거리동 등 세 개의 건물로 구성된다. 이번 화재로 소실된 곳은 수산물동이다.
수산물동의 경우 연면적 5936㎡로 1층은 흔히 접하는 수산시장처럼 각종 해산물을 파는 점포 100여 개소가 별도의 구획 없이 밀집해 들어서 있다. 1층 서문 쪽은 일반동으로 의류점과 잡화점, 정육점 등 약 90개소 상점이 칸막이식으로 구역을 나눠 운영했다.
동문 편 2층은 식당가다. 1층에서 뜬 횟감을 상차림 비만 내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점 16개와 휴게실, 방송ㆍ통신실, 방재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수산물동에는 화재를 감지하는 자동화재탐지설비와 화재 시 자동으로 불을 끄는 스프링클러설비, 옥내소화전, 유도등, 비상조명등, 연결살수설비를 비롯해 화재 시 자동으로 119에 신고를 해주는 자동화재속보설비 등이 설치돼 있었다.
화재 사실을 조기에 알 수 있는 화재감지시스템과 적기에 물을 뿌려주는 소화설비까지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던 셈이다.
<FPN/소방방재신문>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오영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천시장의 최근 3년간 소방시설의 자체점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2월 20일 하루 동안 4명의 인력이 투입돼 전체 소방시설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이 점검에선 불량사항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하반기인 8월 11일 진행된 작동기능점검 역시 불량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해 서천시장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의뢰로 진행되는 화재안전점검도 진행했다. 3년마다 실시되는 이 점검은 한국화재보험협회가 맡아 수행했다. 9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이 점검에선 소방설비의 안전 등급을 A로 받았다.
전통시장 화재안전점검은 A~E까지 5단계 등급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A의 경우 소방설비가 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설치돼 있고 관리상태가 우수해 신뢰도가 높은 시장이 부여받을 수 있는 등급이다.
지난해 1월과 8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시행된 소방의 화재안전조사에서도 문제는 지적되지 않았다. 또 국무총리 지시사항으로 지난달 1일 실시한 안전점검에서도 방화셔터 수동기동 불량 외에는 별다른 문제점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서천시장의 소방시설은 모든 점검에서 거의 완벽에 가깝다는 판정을 받아 온 격이다.
이같이 화재안전성이 확보된 시설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모든 건물을 집어삼킬 만큼 빠르게 확대됐다는 건 의문으로 남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시장과 같은 환경에서 소방시설이 단 하나의 지적사항조차 나오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소방시설점검업계 관계자는 “소방시설 점검이라는 게 상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최소 유도등의 점등 불량이나 감지기 이탈과 같은 사소한 문제는 있기 마련이다”며 “만약 이를 현장에서 즉시 수리했다면 모를까 이 경우에도 조치 내용을 보고서에 적게 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건…”이라며 말을 아꼈다.
16분 늦은 속보설비에… 스프링클러도 소용없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에 비춰볼 때 화재 당시 소방시설이 정상 작동했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화재 당시 모습이 찍힌 CCTV에는 사고 당일 오후 10시 52분께 화재 발생 모습이 포착된다. 그러나 119상황실로 자동화재속보가 이뤄진 건 16분이 지난 11시 8분이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자동 신고 시스템이 뒤늦게 작동했음을 의미한다.
자동화재속보설비는 법 규정에 따라 자동화재탐지설비로부터 작동 신호를 수신하거나 수동으로 작동시킬 경우 20초 이내 소방관서에 자동 신고돼야만 한다.
이 같은 자동화재속보설비의 작동이 늦어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예상할 수 있다. 우선 속보기 자체를 꺼놓은 경우다. 하지만 화재 당시 건물 속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16분이 지난 이후 누군가가 속보기의 기능을 되살렸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한 화재를 빠르게 알아차려야 할 감지기가 더디게 작동했거나 수신기에 들어온 화재 신호가 속보기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서천시장의 화재감지시스템이 비정상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달라질 게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서천시장에는 화재 감지속도가 빠른 광전식 연기감지기가 대부분 설치돼 있던 점을 고려하면 16분이란 지연 시간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화재 시 초기에 불을 꺼야 하는 스프링클러 역시 어찌 된 영문인지 제 역할을 못 했다. 정상이었다면 화재 초기 물을 뿌려 확산을 지연시키거나 소화를 시켜야 했다. 그러나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확산했다. 스프링클러설비가 ‘무용지물’이었다는 얘기다.
소방은 화재 이틀 후인 24일 브리핑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소화 수조가 비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화재 신호를 받아야만 작동하는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설비의 특성을 볼 때 속보설비처럼 최소 16분 이상은 늦었을 거란 계산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물은 뿌려졌을지언정 적기에 작동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말이다.
이를 알 방법은 화재수신기의 로그 기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소방에 따르면 2층 한켠 구획된 실에 있던 수신기는 화재로 모두 소실됐다. 이로써 소방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를 가려내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서천시장의 스프링클러설비 특성상 화재를 초기에 대응하기에는 원천적으로 무리가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는 습식 스프링클러와 달리 평상시 천장 위 배관(2차 측)에 물이 차 있지 않다. 화재감지기를 통해 신호가 들어가야만 펌프를 가동해 물을 뿌려주는 방식이다.
배관에 항상 물이 차 있어 스프링클러 헤드가 열로 인해 개방되면 즉시 물을 뿌려주는 습식 시스템보다 반응이 늦고 안전성이 떨어진다. 유지관리 역시 어렵다. 대부분의 소방시설 점검 과정에선 시스템을 실제 가동해 전체 성능을 테스트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서천시장의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수행한 B 점검업체에 스프링클러 설비의 배관 내 물을 채워 테스트를 했는지를 문의했더니 관계자는 “2차 측에 물을 넣어 점검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화재보험협회에서 실시한 화재안전점검에선 2차 측 배관에 물을 채우지 않고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는 “배관 누수랄지, 영업에 장애나 불편을 줄 수 있어 2차 측 배관에 물을 채우지는 않는다”며 “이런 점검은 과업 범위에도 없었던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의 불안정성 문제는 쿠팡 물류창고, 천안 불당동 아파트 주차장,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주차장 등 대형화재 때마다 지적돼왔다.
박경환 한국소방기술사회장은 “지하주차장이나 시장과 같이 고위험성을 가진 곳은 화재 시 즉각적으로 물을 뿌릴 수 있도록 습식설비를 갖추거나 2차 측 배관 내 질소 또는 압축공기가 들어가 압력을 유지하는 건식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습식과 달리 배관 내 물을 채워보지 않는 이상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는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는 반드시 2차 측 배관에 물을 채워 이상 상태를 확인해야만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빠르게 번진 화재… 가연물로 뒤덮인 천장이 ‘주범’
많은 전문가가 서천시장 화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 가연성 EPS 심재 샌드위치 패널. 전소 건물의 형상을 볼 때 이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이 화재확산에 영향을 끼친 건 확실하다.
하지만 초기부터 화재가 샌드위치 패널을 타고 번진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토록 빠른 속도로 내부를 집어삼킨 이후 외부의 패널로까지 쉽게 번졌을까 하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화재 발생 당시 모습이 담긴 CCTV에선 천장 면에서 불똥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폭발하듯 불길이 수평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사고 이후 MBC 뉴스 보도로 공개된 화재 초기 내부 CCTV 영상에서도 천장에서 떨어지는 불똥을 볼 수 있다.
이는 천장 가연성 물질이 급격히 연소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도대체 시장 천장에는 무엇이 있었길래 이와 같은 현상이 발현된 걸까.
<FPN/소방방재신문>은 서천시장의 화재 이전 과거 모습이 담긴 인터넷 블로그와 유튜브, 서천군청의 DB 등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일명 SMC(Sheet Molding Compound) 천장재였다. SMC는 습기와 오염, 화학물질에 강하고 단열성을 갖지만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천장 마감재’다.
취재결과 수산물동의 1층과 2층 천장은 SMC를 사용해 천장을 마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FPN/소방방재신문>이 건축도면과 건축물대장 등을 대조해 분석해봤다. 그 결과 서천시장 수산물동의 1층 천장은 약 4300㎡ 면적 중 2층과 직통 개방된 일부 공간(약 490㎡)을 제외한 나머지 약 3810㎡ 천장에 SMC가 시공됐다. 2층 1998㎡ 크기의 천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1층과 2층 천장에 덕지덕지 붙은 이 SMC의 면적을 모두 합하면 무려 약 5800㎡에 달했다.
천장재 제조와 시공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보통 천장재로 쓰이는 SMC 마감재는 1㎡당 2.8장이 시공된다. 1층과 2층을 모두 합쳐 최소 1만6천여 장이 넘는 SMC가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SMC 천장재의 무게는 한 장당 1.18㎏ 정도로 알려진다. 서천시장 천장에 시공된 SMC를 무게로 환산하면 1만8880㎏. 즉 18t 이상의 어마어마한 양의 플라스틱 불쏘시개가 천장 전체를 에워싸고 있었던 거다.
천장을 타고 번지는 불은 스프링클러설비도 소용없게 만든다. 물을 뿌려주는 헤드가 반자로 쓰인 SMC에 구멍을 뚫어 설치되기 때문이다. 스프링클러 헤드 감열부가 녹아 물이 방수되더라도 결국 엉뚱한 곳에 물을 쏟는 꼴이 되는 셈이다.
SMC의 화재 위험성은 실제 실험에서도 여러 번 입증된 바 있다. 경기도 용인소방서가 2019년 발표한 ‘Outer Flashover 메커니즘 정립 및 입증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SMC는 점화 150초 만에 표면에 불이 붙었고 180초 후엔 천장 속 단열재까지 집어삼키며 급속히 연소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타오른 불길의 최고온도를 열화상카메라로 측정한 결괏값은 1152℃에 달했다. 연소 시 배출되는 유독가스 위험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SMC의 더 큰 위험은 구조적 특성에 있다. SMC로 마감했을 땐 천장 면과 반자 사이에는 밀폐공간이 생긴다. 천장재가 연소할 때 생긴 가연성 가스는 이 공간에 체류하게 된다. 이렇게 안으로 들어찬 가스에 불이 붙으면 일순간 수평적인 연소 폭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연소 과정에서 탈락한 천장재 공간의 공기 유입에 따른 급격한 화재확산 위험도 존재한다.
이런 문제를 오랜 기간 지적해 온 황인호 용인소방서 화재조사관은 “SMC는 점화 수 분 만에 타면서 검은 연기와 화염이 활발히 발생한다”며 “한 번 불이 붙으면 급속도로 확산하기 때문에 재실자는 물론 실제 화재 현장에서 진압하는 대원에게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건축자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SMC 천장재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려한다면 지금이라도 천장 마감재를 화재 온도 이상의 용융점을 가진 금속 재질로 교체해야만 이어지는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SMC는 지난 2015년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빌 아파트(사망 5명, 부상 125명)와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사망 29명, 부상 36명), 2020년 울산 삼환아르누보(93명 부상), 지난해 12월 인천 그랜드팰리스 호텔 화재(부상 54명) 등 수많은 사고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사고 때마다 가연성 외벽 마감재의 위험성이 더 큰 이슈로 부상하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번 사고 역시 주로 ‘샌드위치 패널’이 언급되면서 SMC는 또다시 묻힐 뻔했다.
완벽에 가깝다던 서천시장의 소방시설에도 불구하고 화재 확산을 막지 못한 이유는 바로 건축물 자체의 안전성을 결정 짓는 ‘건축 자재’였다. 이번 사고는 소방시설보다 더 우선시돼야 하는 게 건축적 요소라는 점을 우리 사회에 경고하고 있다.
최영, 박준호 기자 young@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