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최근 본격화되면서 우려했던 의료공백 사태가 현실화됐다. 23일 현재 전공의 중 3분의 2가량이 파업에 나서며 의료 현장을 떠났다고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6년부터 고정돼 있던 의과대학 정원을 풀고 2천여 명의 정원 증원 결정을 내렸다. 이것이 발단이 돼 의료 단체들이 이를 반대하며 의사 파업으로 이어진 거다.
의료계에서 파업을 불사하며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의료시장의 포화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진료비 폭증 ▲지역간 의료 서비스 불균형 심화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현재 단체 행동에 나선 병원으로는 이른바 ‘서울의 빅 5병원’인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이 있다. 인천의 경우 지난 20일 기준 11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540명 중 66.8%에 달하는 361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이번 집단행동 사태는 무엇보다도 의료공백의 문제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병원들은 응급과 위중증 환자 위주로 수술을 하고 급하지 않은 수술은 최대한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빅 5병원 전체 수술의 30~ 5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천시는 집단행동과 관련 10개 군ㆍ구 보건소장 긴급회의를 개최해 집단휴진 대비 비상진료대책과 지자체 행동조치 등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비상진료 대책 상황실을 설치ㆍ운영하고 있다. 또 경찰ㆍ소방 등 관계부서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에서도 119구급활동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는데 ▲119종합상황실 구급상황관리 운영 ▲‘생명이 위급한 환자’ 중심의 이송대책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응급 환자 상담ㆍ안내 등이 대표적이다.
일선 소방서 119구급대에서는 ▲긴급환자 이송 시 1차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먼저 시행한 후 이송 가능 병원을 확인해 재이송하는 방안과 ▲경증 환자는 119 구급차 이용 자제를 적극 홍보하는 세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의료공백이 발생할 경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얼마나 큰 위험을 초래하는지를 경험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와 국민이 서로 힘을 합치고 배려하며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 또한 갖고 있다.
필자는 이번 의료공백 사태도 우리 국민들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다음과 같은 사항을 당부드리고자 한다.
첫째, 자신이나 가족이 경증 환자일 경우 119에서 제공하는 병원ㆍ약국 안내와 의료상담 등을 적극 이용하고 개인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다.
둘째, 대형병원이나 응급실은 생명이 위급한 긴급환자에게 양보하는 것이다.
셋째, 첫째ㆍ둘째 사항을 주변 이웃과 동료에게 적극 홍보하는 것이다.
상술한 내용들을 잘 지킨다면 이번 사태에서도 의료공백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며 현명하고 원만하게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인천 송도소방서 박청순 서장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