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반한 ‘전기차 화재확산방지 시스템’… LG전자에 68대 적용불꽃ㆍ선형 감지기로 감지 정확도 ↑, 하부방사로 열폭주 막는다
[FPN 최누리 기자] = “레고처럼 판을 조립하는 방식이라 시공이 간편합니다. 또 전기차 충전구역에서 불이 나도 바닥에서 물이 분사되기 때문에 불길이 주변에 퍼지지 않도록 막아주죠. 연기가 나는 걸 최소화하는 등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최대한 시간을 벌어줍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화재 사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건물에 주차하거나 충전 중인 전기차의 위험은 공포심마저 자극한다. 이런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신기술도 여럿 등장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LG전자 LG사이언스파크 지하 주차장. 이곳의 전기차 충전구역(이하 충전구역)은 일반 건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바닥에는 방수 노즐이 박힌 그린 색상 철판이 깔려 있고 충전구역 사이에는 불길이 옆 전기차로 퍼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방화벽이 세워져 있었다. 천장에는 화재로 인한 연기를 배출하는 전용 환기구가 길게 쭉 뻗어 있다. 전기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만을 감지하기 위한 전용 감지기도 곳곳에 설치됐다. 육송(주)(대표 신경림)가 개발한 전기차 화재확산방지 시스템이다.
최근 육송은 LG전자 LG사이언스파크, 가산R&D캠퍼스, 서초R&D캠퍼스 지하 주차장 충전구역에 전기차 화재확산방지 시스템 68대를 공급 완료했다.
국내 유수 기업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는 이 설비는 불꽃, 선형 감지기와 방화벽, 전용 베드, 노즐 등으로 구성된 충전구역 전용 시스템이다. 주차 공간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조기 감지하고 하부에서 물을 뿌려 화세를 제어한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충전구역 화재 위험 감소를 위해 많은 곳에선 질식소화덮개 등의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문제는 건물 관계자 등이 직접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폭발이나 유독가스 흡입 등의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접근이나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작동되는 육송의 시스템은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건물 내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나면 전용 베드에 설치된 선형 감지기와 불꽃감지기가 차례대로 감지한다. 이후 수원 공급 배관과 연결된 메인 전동밸브를 개방해 물을 뿌린다. 전기차 배터리가 위치한 차량 하부를 직접 냉각하는 방식이다. 소방대가 올 때까지 열폭주를 지연시키는 등 화재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게 육송 측 설명이다.
박세훈 육송 부사장은 “이 시스템에는 노즐이 8개가 들어가고 그 밑에는 배관이 설치되는데 한 노즐은 분당 60ℓ의 물을 뿜어내기 때문에 배터리 열폭주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전용 베드에는 높은 열에도 견딜 수 있는 재질이 적용됐고 차량이 이동할 때 거부감이 없도록 최선의 높이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의 강점 중 하나는 간편한 시공성이다. 테두리까지 모두 12개의 전용 베드를 간단히 조립하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주차 공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일렬로 설치할 수 있다. 주문 제작 방식으로 공급돼 작은 주차 공간에도 배치할 수 있고 고객이 원하는 감지 시스템으로의 변경도 가능하다.
육송은 시스템의 성능 강화를 위한 추가 실험도 계획 중이다. 다양하게 구축되는 전기차 충전구역과 주차장 환경 특성을 고려해 어디에든 적용 가능한 전용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관련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박세훈 부사장은 “하부 주수 방식에 대한 연구와 실험은 이미 검증됐지만 올 하반기에는 실제 전기차에 불을 붙여 시스템 성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향후에는 시스템을 규격화하고 경제성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지속 투자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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