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어진의 하동권 변호사입니다. 현재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거주해야 하는 공동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그 형태가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다가구주택 등 다양하지만 하나의 집에 단독 가구로 거주하는 경우는 아주 부유한 일부를 제외하면 찾기 어렵습니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하곤 합니다. 과거에는 애들도 많고 너도나도 다 애 키우는 집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소음은 서로 양해하고 넘어가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죠. 최근 몇 년, 혹은 십수 년 사이에 층간소음 문제가 크게 대두돼 심한 경우 칼부림 사고까지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는 어떻게 대응하는 방법이 있을까를 최근 선고된 두 개의 하급심 판결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1.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5. 1. 선고 2023가단124967 판결 위 사건은 아랫집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사안입니다. 아랫집이 윗집에서 발생시키는 층간소음으로 인해 너무나 고통을 겪었습니다. 임대인에게 어떻게 좀 해달라고 했으나 사실 임대인이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임대인이 윗집에 사는 것도 아닌걸요.
결국 참다못한 임차인(아랫집)은 임대인을 상대로 ‘도저히 시끄러워서 못 살겠으니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겠다.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결론은 임차인의 패소였습니다. 재판부는 공동주택에서의 소음에 관한 규정이 있는 구 ‘주택건설기준등에 관한 규정’ 제14조,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등의 규정이 임대목적물의 소유자인 임대인을 규율하는 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즉 임대인이 층간소음을 막아줘야 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임차인 패소 판결을 내린 겁니다.
사실 윗집의 소음이 극도로 심해서 도저히 주거용 건물인 임대목적물을 ‘주거용’으로 사용ㆍ수익하는 게 사회 통념상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면 조금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기준 자체가 애매하다 보니 모든 경우에 있어 층간소음을 원인으로 한 임대차계약의 해지가 불가능하다 또는 가능하다를 단정 지어 말씀드릴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사례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4. 13. 선고 2022가단5065289 판결 위 사건은 아랫집에서 곧바로 윗집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안입니다.
윗집의 소음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있고 이로 인해 일도 못 하고 집에서 잠을 자지도 못했으며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는 등으로 일실수익(일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과 위자료(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청구한 겁니다.
재판부는 일실수익은 층간소음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랫집 거주자가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었고 소음 수준이 ‘소음ㆍ진동관리법’ 제21조의2 제3항,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제3조,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의한 소음진동측정결과표 등의 자료에 비춰볼 때 윗집에서 유발한 소음이 수인한도를 넘어섰다고 보아 아랫집의 정신적 고통을 인정해 위자료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처럼 층간소음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는 경우 그 소음의 정도를 측정해 증거자료를 마련해둔 뒤 윗집에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임차인인 경우 임대인에게 하소연해도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또 윗집에 보복하겠다고 인터넷 게시판에서 떠도는 괴담을 본받아 고출력의 스피커를 천장에 부착해둔다거나 하는 등의 행위는 역으로 손해배상청구를 당할 수도 있으니 지양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여름입니다. 건강관리, 안전관리에 유의하시길 바라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법무법인 어진_ 하동권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알아두면 쓸모있는 법률 지식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