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탁월한 봉제 기술로 정면승부’… 방화복 시장의 신흥 강자 KM무림어패럴방화복 직접생산 원칙 고수… 모든 생산 공정 자사 공장서 논스톱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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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용 특수방화복(이하 방화복)은 소방관들에게 지급되는 개인보호장비다. 화재 등 재난 현장에서 불꽃이나 열, 이물질 등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착용한다.
기본적으로 방화복은 상의와 하의로 구성된다. 화재 현장에 직접 들어가야 하는 소방관들의 업무 특성상 방화복의 겉감 소재는 높은 내열성과 인장강도를 지닌 아라미드 섬유를 주로 사용한다. 겉감 안쪽에는 내피가 추가로 부착되는데 겉감과의 배열층을 형성해 투습ㆍ방수, 열 차단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방화복은 소방관에게 지급되는 개인보호장비 중에서도 제작 난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아라미드 섬유 특성상 특수설비가 필요할 정도로 가공 과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착용감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봉제 패턴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건 필수다.
KM무림어패럴은 3D 입체패턴을 적용한 방화복을 개발하면서 2019년도에 처음 시장에 진입했고 현재는 새로운 KFAC 인증과 MAS 등록을 완료한 기업이다. 이 업체가 방화복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시장 반응은 “처음 방화복을 만드는 건데 제품이 좋을 리 있겠어?” 등 냉담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금세 바뀌었다. 맞춤형 홍보 전략의 성과도 있었지만 실제 방화복을 착용해본 소방관들 사이에서 품질과 착용감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KM무림어패럴의 인지도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KFAC로 인증이 변경되며 인증 등록 기간동안 판매가 어려웠으나 인증 획득 및 안정화가 이루어지며 연간 4,000여벌을 판매하였다. 제작 난도가 높다고 소문난 방화복 업계에서는 유례없는 기록이다.
<FPN/119플러스>는 최근 방화복 시장에서 급부상한 KM무림어패럴의 김종렬 대표를 만나 제품의 인기 비결과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KM무림어패럴은 어떤 기업인가.
봉제 분야에서 일을 시작한 지도 40여 년이 지났다. KM무림어패럴은 섬유와 의류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뜻이 맞는 직원들과 힘을 모아 2001년 설립했다. 지금까지 20여 년간 대구 도시철도와 중앙경찰학교, 경찰청, 질병관리청, 군 등 관공서를 비롯해 일반 기업에 근무복과 유니폼 등을 공급했다.
방화복 개발은 2016년부터 준비했다. 개발 과정에서 인증 절차가 변경되는 바람에 시장 진입이 조금 늦어졌지만 올해 초 소방청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만들어 냈다. 소방장비인증(KFAC)도 획득한 상태다.
특수방화복 제작 업력이 짧다보니 소방관들에겐 KM무림어패럴이란 이름이 생소할 거다. 하지만 현재 방화복 업계에서 인지도가 꽤 높아졌다.
그간 방화복 제조사들은 KM무림어패럴에 부속품이나 일부 공정의 봉제 업무를 맡겨왔다. 방화복은 직접생산품목이지만 일부 공정에 한해 OEM 생산이 가능해서다. 의류 업계에서 봉제 기술을 인정받아 왔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다.
방화복은 제작 난도가 높은 장비라
개발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방화복의 제작 난도가 높은 건 소재 특성 때문이다. 일반적인 봉제 방법으로는 바느질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독보적인 봉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다. 봉제와 관련된 지식과 노하우는 물론 장비의 운용 능력까지 업계에선 이미 정평이 자자하다.
(주)케이엠이라는 든든한 협력사를 만난 것도 방화복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케이엠은 우리나라 반도체, 의료 및 산업안전 분야의 보호복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더욱이 글로벌 소재 기업인 듀폰 사와도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방화복 소재 역시 듀폰 사의 아라미드를 사용한다.
방화복은 조달청이 지정한 안전관리물자 대상 품목이다. 제조사 직접생산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재단부터 봉제까지 생산 공정을 모두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KM무림어패럴은 재단과 봉제, 부속품 부착까지 전 과정을 자사 공장 한 곳에서 처리한다.
누구에게 기대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ㆍ공급하겠다는 기업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다.
3D 입체패턴을 적용한 방화복 ‘Safesys AFG-23’을 개발했다.
타 사 제품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패턴은 의류 제작에 있어 기초가 되는 중요한 요소다. 단순히 옷의 형태를 결정하는 것뿐 아니라 최종 제품의 핏과 스타일, 착용감 등을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3D 입체패턴은 봉제선을 없애거나 여유 공간을 이용해 착용감을 극대화시키는 패턴 기술로 KM무림어패럴이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실제로 이 패턴이 적용된 ‘Safesys® AFG-23’의 겨드랑이 부위에는 봉제선이 없다. 방화복은 물론 대부분의 의류는 착용 후 팔을 들면 상의가 딸려 올라간다. 하지만 ‘Safesys® AFG-23’은 그렇지 않다.
팔꿈치와 무릎 부위에는 봉제선을 없애는 대신 여유 공간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3D 입체패턴을 적용했다. 팔과 무릎을 편하게 굽힐 수 있어 장시간 현장 활동에도 피로감을 최소화해준다.
듀폰 사의 대표 방염 원사인 Kevlar와 Nomex®을 사용한다는 점도 ‘Safesys® AFG-23’의 특징이다. 겉감과 재봉사는 열방호 성능과 인장강도가 뛰어난 Kevlar®, 안감에는 유연함과 방염성능이 높은 Nomex®를 사용해 최상의 보호 성능과 착용감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선진 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방화복 기술은 어떤 수준이라고 보나.
우리나라도 방화복을 만드는 기술이 과거보다 많이 발전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선진 외국의 방화복을 선호하는 소방관이 많다.
방화복은 화재 현장에서 착용하는 장비로 단연 열방호 성능이 가장 중요하다. 선진 외국 제품과 동일한 아라미드를 소재로 사용하면서 우리나라 방화복도 열방호 성능만큼은 선진 외국 제품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
문제는 착용감과 경량화다. 우리나라의 경우 방화복 기술기준이 외피와 내피로 나뉘어 있다. 그만큼 선진 외국 방화복에 비해 두껍다. 착용감을 높이는 데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량화는 소방관들의 피로도를 낮출 수 있는 기능이다. 이를 위해선 소재 개발이 선행돼야 하는데 결국 돈이다. 선진 외국과 같이 기업들이 소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소방용 특수방화복의 인증 절차가 변경됐다. 애로사항은 없나.
지난해까지 소방에 방화복을 공급하는 기업은 단 두 곳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방화복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부쩍 늘었다. 방화복은 소방장비인증인 KFAC를 획득해야만 공급할 수 있다.
제조사가 증가한 건 지난 2021년 인증 절차가 KFI에서 KFAC로 전환되면서 가격 측면이 안정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가격이 안정되고 업체 수가 많아진 건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만큼 품질이 우수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가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인증 절차와 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방화복이 조달청 MAS 등록 품목이라는 점은 여전하다. 조달청과 MAS 계약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가격 설정이 가장 큰 이유다.
원가 대비 낮은 이익률로 조달 가격이 설정된다. 업체와 조달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MAS 등록이 지연되거나 가격이 낮게 책정되는 일이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방화복은 나라장터를 거쳐 공급해야 하기에 KFAC 인증을 획득하더라도 조달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조달검사 중에 치수를 재는 관능검사 항목이 있는데 방화복을 정형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된다면 업체들은 더 좋은 방화복을 공급할 수 있게 되고 시장 상황 역시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향후 계획과 목표는?
방화복을 처음 공급한 곳은 화학용품을 다루는 기업이었다. 방화복을 착용해 본 작업자들로부터 기존 방화복보다 보호성능과 착용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품 개발 후 양산을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사업 성공에 대한 의구심이 앞섰다. 하지만 이 평가 이후 우리의 노력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확신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소방청은 최근 들어 개인보호장비 업계에 품질관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늘 해왔던 것처럼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철저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기술인력과 설비, 물류, 작업창고 등을 더욱 확보해 전문기업으로서의 면모도 갖춰 나가겠다.
장비를 실착하는 소방관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는지.
새로운 소재가 개발되고 이를 활용해 방화복을 만드는 업체가 많아질수록 소방관들에겐 이점이 많아진다. 현장 상황이나 체형에 맞춰 제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우리나라 방화복 시장에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건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실제로 값싼 제품을 찾던 과거와 달리 시장 분위기도 점차 품질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방화복을 직접 착용하는 소방관들이 자주 찾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기술개발을 통해 최상의 방화복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