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호 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 제주지회장

소방시설은 상시 정상 작동될 수 있도록 관계인(소유자, 점유자, 관리자)이 일일ㆍ주간ㆍ월간 단위로 진행하는 일상점검과 소방시설관리업체에서 하는 자체점검(종합, 작동)으로 구분된다. 기능 이상이나 불량 사항을 개선ㆍ조치해 소방ㆍ피난ㆍ방화시설 등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를 놀라게 했던 화재 사례를 보면 관계인의 허술한 소방시설 유지관리와 소방시설관리업체의 부실한 점검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전문 인력이 근무하는 대형 건물보다 전문 인력이 없는 중소형 건물이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에 중소형 건물 관점에서 소방시설 점검 등에 대한 개선 사항을 살펴보겠다.

첫 번째는 관계인의 책임성 강화다. 보통 중소형 건물은 관리자가 없거나 경비ㆍ주차 업무를 주 업무로 하는 관리자가 대부분이다. 일상ㆍ정기점검을 위해선 소방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관계인은 관리자의 일상점검과 소방시설관리업체의 정기점검 시 각 실이 개방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숙박 또는 보안시설처럼 부득이한 사유로 개방이 불가한 경우 관계인이 자가 점검표를 작성해 기록ㆍ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시행 중인 아파트의 소방시설 외관 점검표를 특정소방대상물 특성에 맞게 운영해 소방시설에 대한 관계인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두 번째는 소방시설을 신뢰할 수 있는 안전성이다. 소방시설은 건축물의 준공검사 통과를 위한 일회성 설비가 아니다. 화재로부터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함께 가야 할 설비로 작동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잦은 비화재보나 엔진 펌프 기동 시 배터리 폭발, 소방펌프 성능시험 미달, 물올림장치 내 유량 흡입에 의한 펌프 에어포켓 발생, 겸용 수조의 후드밸브 고장 시 음용수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앞서 열거한 문제점과 함께 전기계통 문제 시 기계적인 수동 작동 방법을 숙지ㆍ조치해야 한다. 이를 통한 소방시설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소방시설물에 대한 접근 편의성이다. 소방시설의 경우 무엇보다 접근하기 좋아야 한다. 공용 부분 외 장소에 설치하면 긴급 대응과 유지관리가 어렵다. 감시 제어반이 관리사무소 외 별도 장소에 갖춰지면 일상점검과 비상방송, 배연창 등 다른 설비의 연동상태를 확인ㆍ조작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중소형 건물은 상시 근무하는 장소에 소방시설 제어반이 설치되도록 하고 그렇지 못하면 출입이 편리한 장소에 갖춰 관계인이 항상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는 사용자의 교육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초등학교에서 생존 수영 교육을 진행하는 것처럼 소방시설 분야 역시 전문 강사에 의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소방시설 유지관리 개선을 위해선 노출된 문제점을 지속해서 개선해야 한다. 이는 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 생각된다. 회원사들로부터 점검 중 발생되는 문제점을 지속해서 접수해 개선된 방향을 제시하고 소방시설을 관계인ㆍ사용자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춘호 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 제주지회장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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