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포방사시스템, 울산 유류탱크 화재 현장서 ‘대활약’소방청 “화세 크고 바람 셌지만 투입 15분 만에 큰 불길 잡아”
화재는 지난 10일 오전 11시 15분께 울산 온산공단 내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 공장 유류 저장탱크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30대 노동자 2명 중 1명이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고 또 다른 1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당시 유류 저장탱크 위에서 내부에 있던 석유계 화학물질 솔베이트(Solvate)의 양을 확인하는 작업 중이었던 거로 알려졌다. 솔베이트는 인화성이 높은 용제로 당시 탱크 내부엔 약 1600㎘가 저장된 상태였다.
소방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230여 명과 장비 44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불은 신고 접수 2시간여 만인 오후 1시 33분께 초진, 3시간여 만인 2시 19분께 완진됐다.
2018년도 경기도 고양 저유소 화재 당시 진압에 약 17시간이 소요됐던 것과 비교하면 14시간이 단축된 셈이다.
강하고 급속한 화세와 바람으로 화재 초기 현장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었지만 최첨단 소방장비인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현장에 배치해 15분 만에 큰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게 소방청 설명이다.
이와 함께 해상에선 소방정대가 탱크 주변 냉각소화를 통해 인근 탱크로 화재가 번지는 걸 저지했고 공중에선 소방헬기 2대와 산림청 헬기 1대가 소방용수를 뿌렸다. 육ㆍ해ㆍ공이 모두 동원된 입체적 진압 작전으로 대형 사고 확대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했다는 게 소방청 평가다.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은 대규모 유류 저장ㆍ취급시설이 많은 울산 지역 중앙119구조본부 화학센터에 배치ㆍ운영하고 있는 장비다. 고양 저유소 화재와 같은 대형 유류 저장탱크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2년 도입됐다. 분당 7만5천ℓ의 소방용수를 방수할 수 있는데 이는 대형 펌프차 26대가 동시에 방수하는 것과 비슷한 양이다. 최대 방수 거리는 130m에 달한다.
방수포와 주펌프, 중계펌프, 수중펌프, 트레일러, 지게차, 포소화약제 탱크차 등 총 17대의 장비로 구성되며 수중펌프를 활용하면 호수ㆍ하천ㆍ바다의 물을 소방용수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은 2023년 3월 대전 한국타이어 화재 때도 신속한 진압에 크게 이바지한 바 있다.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선 신속한 배수 작업으로 인명구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포스코 공장 침수 현장에선 수해복구 정상화를 앞당겼다. 2023년 7월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도 배수 작업에 투입돼 신속한 구조 작업이 가능토록 지원했다.
소방청은 “대형 유류 저장탱크 화재는 많은 열을 발생시켜 인접 탱크 등으로 광범위하게 연소 확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다량의 소화용수로 초기에 진압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엔 전국 권역별로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배치하고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tyry9798@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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