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기호 울산시회장 “소방산업 발전 첫걸음은 국가기간ㆍ전략산업 직종 지정”2020년 부산ㆍ울산시회서 분회한 후부터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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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호 한국소방시설협회 울산시회장 © FPN |
[FPN 박준호 기자] = 한국소방시설협회(회장 박현석, 이하 협회)는 소방시설업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사의 권익 보호, 복리 증진 등을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1월 기준 우리나라 소방시설 관련 업체 9328개 사 중 73.3%인 6837개 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협회는 회원들의 기술력 향상과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사업, 소방시설 설계ㆍ공사감리용역 실적 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국에 14개의 시도회를 두고 있다. <FPN/소방방재신문>은 계속해서 시도회를 찾아 지역의 소방시설업 관련 현안과 시도회장의 업무추진 방향 등을 지면에 담을 예정이다.
열 번째로 신기호 울산시회장을 만났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신 시회장은 1993년 삼환까뮤(현 까뮤이앤씨)에 입사하면서 소방과 연을 맺었다. 2000년 고향인 울산으로 내려오면서 소방감리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2009년 전문소방공사ㆍ소방시설관리업체인 (주)대한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풍부한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울산 소방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2018년 제4대 부산ㆍ울산시회장을 역임했고 2020년 울산시회로 분회되면서 초대 회장(제5대)을 맡았다. 이어 지난 2022년 회원사 만장일치로 제6대 울산시회장에 추대됐다.
그는 협회 내에서 소방시설공사 분리도급 법제화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또 울산건설단체총연합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등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고 있다. 이런 공로로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신 시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신 시회장과의 일문일답.
Q. 2022년 울산시회장으로 추대됐다. 소감이 어떤가.
울산시회가 부산ㆍ울산시회로 분회된 후부터 시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매우 큰 영광으로 생각하면서도 책임감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시회장은 회원사에게 봉사하는 자리다. 도움이 되는 일을 찾고 또 해내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실질적인 변화와 개선을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회원사와 협력해 소방시설의 중요성도 널리 알리겠다.
Q. 2020년 울산시회가 개소했다. 광역시 중 분회한 건 처음인데 회원사들 반응이 어떤가.
울산시회 분회는 울산 지역 회원사들이 가장 바라던 것이었다. 편의성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회원사가 실적신고나 기술자 경력관리 등을 하려면 부산까지 가야 했다. 위치에 따라 두 시간 넘게 걸리는 업체도 있었다. 업무 처리하는 데 하루를 다 버린 셈이다.
그런데 울산 한가운데 사무국이 생기면서 접근성이 아주 좋아졌다. 뿐만 아니라 운영위원회 회의 등 회원사간 얼굴을 맞대는 자리가 많아지면서 유대관계도 더욱 끈끈해졌다.
Q. 최근 전국적으로 건설경기 불황이 닥쳤다. 울산의 상황은 어떠한가.
울산은 조선, 석유ㆍ화학 등 대한민국 최대의 공업 도시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8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부유한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울산도 전국으로 번진 불경기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예산 축소와 민간 건축 부문 부진으로 건설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건설업체들이 지역 시장을 주도하면서 경쟁력이 부족한 울산지역 중소 건설업체와 소방시설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Q. 지역 소방업체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있나.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관련 조례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건물을 지을 때 그 지역에 본사를 둔 업체를 공정에 참여토록 하면 용적률 상향이나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울산지역 건설업체 하도급률은 33%다. 수도권 1군 건설사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적 흐름 때문에 지역 발전이 더딘 것이다. 울산시가 지역건설산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최근 그 비율이 계속 오르곤 있지만 타 지자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관급뿐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지역 소방업체가 더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지역경제가 더욱 발전할 것이다. 협회는 이 비율을 더 확대하기 위해 울산시에 지속해서 건의할 계획이다.
Q. 소방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부분이 있나.
울산은 1997년 인구 100만명을 넘으면서 광역시로 승격했다. 2015년 인구 117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현재 109만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조선업과 석유ㆍ화학 산업 부진으로 울산을 떠나는 ‘청년’들이 많다. 지역경제의 주춧돌인 청년이 빠져나가면서 지역 소방업체는 많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국가기간ㆍ전략산업직종(이하 국기직종)에 소방을 포함해야 한다. 국기직종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종에 대해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하는 제도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다. 국기직종에 선정되면 훈련비 전액이 국비로 지원되기 때문에 인력수급이 활발해진다. 현재 소방은 국기직종이 아니어서 소방산업에 진출하려는 젊고 유능한 인재 양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는 소방시설 공사 품질 저하를 야기한다. 국기직종에 소방을 포함하면 소방에 산적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Q. 시회장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업무가 있다면.
첫째, 회원사 간 소통과 협력 강화다. 울산시회는 지난해 10월 운영위원 3명을 추가 위촉했다. 설계, 공사, 감리, 방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회원사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시회는 분기마다 운영위원회 회의를 개최, 소방시설업 운영상의 애로사항을 들어 이를 해결하도록 하겠다.
둘째, 회원 가입률 제고다. 협회의 회원 가입률은 74.4%다. 전기나 통신 등 타 공종과 비교하면 높지 않다. 회원 가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중앙회에서 다양한 정책으로 가입을 유도하지만 각 시도회에서도 적극적인 홍보와 가입 유치를 해야 한다. 회원 가입 시 다양한 혜택 제공 등 운영위원과 머리를 맞대 가입률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겠다.
셋째, 울산시, 울산소방본부 등과의 협력 강화다. 협회는 소방청이 인가한 특수법인으로 공정성과 공공성을 갖춘 단체다.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소방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등 민간과 정부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울산시, 울산소방본부, 지역 소방관서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간담회 등 담당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지속해서 마련하겠다.
Q. 회원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20년 9월 소방인들이 학수고대하던 소방시설공사 분리도급이 법제화됐다. 소방산업의 위상 강화 등 많은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이는 소방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기술자부터 소방산업 발전과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국회의원까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목소리를 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협회와 회원사도 이에 발맞춰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소통하고 화합한다면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현재 협회는 소방시설 설계, 감리 분리도급 법제화와 국기직종 지정 등을 추진 중이다.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회원사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Q. 이 밖에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작은 힘도 모이면 큰 힘이 된다”는 말이 있다. 협회와 회원사가 힘을 합치면 소방산업과 지역사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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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