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살고 싶다” 국회에 모인 소방관들… 처우개선 촉구전공노 소방노조, 기자회견 열고 인력ㆍ예산 확충 등 요구
[FPN 최누리 기자] = 제63주년 소방의 날(11월 9일)을 나흘 앞둔 지난 5일 오후. 바람이 부는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주황색 활동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손팻말을 들고 모였다. 이들은 “소방관 그 누구도 죽어서 영웅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소방관 처우개선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본부장 권영각, 이하 전공노 소방노조)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소방관을 비롯해 권영각 본부장과 용혜인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광희ㆍ김윤 의원,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진보당 전종덕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공노 소방노조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은 물론 소방인력ㆍ예산 확충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대책 마련,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화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권영각 본부장은 “국민은 어려움이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소방을 찾는다. 덕분에 대한민국 공무원 신뢰도 1위가 됐다”면서도 “현장 소방관들이 원하는 현장 중심의 조직 전환은 아직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10년간 134명의 소방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현장에서 순직하는 동료보다 세상을 등진 동료가 더 많아지고 있다”며 “현장 출동으로 인한 PTSD와 트라우마, 불규칙한 수면 등이 누적됐기 때문”고 강조했다.
또 “순직 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소방관들은 치료가 필요하다”며 “이들이 목숨만은 버리지 않고 치료할 수 있도록 제도와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절규했다.
그는 80년 전 최초 순직한 고 김영만 소방관을 언급하며 “80년 동안 많은 소방관이 희생됐지만 이를 바탕으로 조직이 변화해선 안 된다. 이젠 국가가 소방관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최근 해당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응급의료 최일선에서 사투하는 구급대원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그 법은 누구를 위해 만든 법인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처우개선에 대해선 “민간에는 주 52시간 이상 노동을 철저히 금지하고 소방관들에게는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주 72시간 장시간 노동을 방치한다”며 “정부는 소방관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인력확충을 통한 4교대제 근무를 전면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문경 순직 소방관 빈소에서 국민과 더불어 소방관도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 말을 소방관에게 실천해야 할 때다”고 일갈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공동 개최한 용혜인 의원은 “현장 소방관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기에 국민의 일상이 지켜질 수 있지만 이들의 안전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 소방관들은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PTSD에 노출됐는데 지금 당장 괜찮아 보여도 이들의 기억 한편에 새겨진 당시 정신적 충격이 어느 계기로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소방관을 지켜야 이들이 안심하고 국민을 지킬 수 있다”면서 “이젠 소방관 건강을 지키고 현장지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저와 기본소득당은 3년간 소방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이들이 겪는 고충과 어려움이 빠르게 해결될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방 변화와 쇄신을 이끌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기자회견은 ‘소방관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져라’, ‘죽지 않고 살고 싶다, 소방인력 충원하라’, ‘안정적 소방체계 구축, 소방예산 확보하라’, ‘국민을 살리는 길, 응급실 뺑뺑이 해결하라’, ‘소방관을 살리는 길, PTSD 대책 마련하라’, ’이재명 대통령은 현장 소방관과의 대화에 나서라’ 등 구호를 외치고 마무리됐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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