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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칼럼] 위험물시설 설계ㆍ시공ㆍ감리 등록제 도입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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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한 한국소방기술사회 총무이사 | 기사입력 2026/02/10 [10:54]

[엔지니어 칼럼] 위험물시설 설계ㆍ시공ㆍ감리 등록제 도입 필요성

이대한 한국소방기술사회 총무이사 | 입력 : 2026/02/10 [10:54]

▲ 이대한 한국소방기술사회 총무이사     ©FPN

 

위험물 화재사고는 일반 건물 화재보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피해 범위와 강도가 훨씬 크고 치명적이다.

 

대표적으로 2018년 고양저유소 화재사고가 있다. 이 화재사고는 117억원의 막대한 피해액을 초래했다.

 

탱크 크기는 지름 28.4, 높이 8.5m였고 그 안엔 440만ℓ의 휘발유가 있었다. 지정수량이 4천배를 초과해 탱크의 지름과 높이 중 큰 것과 같은 거리 이상의 보유공지를 확보해야 하나 주변에 가연물인 잔디가 심어 있었다.

 

애초 설계도면엔 새를 막는 버드 스크린이 있었지만 제대로 관리가 안 돼 낡아 찢어져 있었다. 나중에 경찰 조사에서 관계자가 인화방지망을 제대로 설치한 것처럼 공문서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 사고는 국가의 관리 감독과 위험물시설의 설계ㆍ시공ㆍ감리제도 부재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위험물시설 설계ㆍ시공ㆍ감리는 ‘위험물안전관리법’에서 명확한 등록 기준이나 기술 자격 없이 운영된다. 안전 사각지대인 셈이다.

 

한국화재소방학회 논문지(차정민 외, ‘위험물시설의 설계ㆍ시공ㆍ감리업 등록제 도입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위험물시설과 위험물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관련업체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위험물시설 설계ㆍ시공ㆍ감리에 대한 등록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88%는 등록제가 산업 안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위험물시설은 설계ㆍ시공ㆍ감리 업무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요구하는데도 명확한 자격 기준이 없어 부실한 설계ㆍ공사의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점과 더불어 위험물시설의 안전관리는 대부분 현장에서 사고 예방과 초기 대응을 위한 위험물 안전관리자 선임제도로 운영된다. 이는 사고 발생 이후 대응에 치중된 제도다. 근본적으로 시설의 설계와 시공, 감리 단계에서의 안전성 보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한다.

 

소방에 빗대어 얘기하면 소방시설 설계와 시공, 감리가 부재하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 속에 관리자 중심인 소방안전관리자만 있다면 운영이라는 단 한 층만을 강화할 뿐 상위 방어층을 약화해 건물 화재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현재 위험물시설 설치ㆍ허가 업무는 소방서에서 하고 있다. 업무 담당자의 잦은 교체와 전문성 부족으로 충분한 안전성 검토와 체계적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업무환경에서 부적절한 설계변경이나 부실한 시공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소방시설공사업법’에서 소방시설 설계ㆍ시공ㆍ감리에 대해 명확한 등록기준과 기술 인력의 자격요건을 규정한 사례를 참고해 ‘위험물안전관리법’에도 이와 같은 체계적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험물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소방기술사와 위험물기능장 등 전문 자격자를 의무적으로 설계ㆍ시공ㆍ감리 과정에 참여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화공안전기술사는 주 역할은 아니더라도 보조적 관점에서 교차검증에 참여함으로써 설계ㆍ시공ㆍ감리 단계의 안전성을 다각도로 확보하고 제도의 신뢰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각 업무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겸직을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등록제가 도입되면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초기 설계부터 철저한 기술적 전문성을 확보해 시설의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

 

둘째, 시공 과정에서 감리제도를 통해 지속적인 검증을 수행함으로써 부실공사를 예방할 수 있다.

 

셋째, 소방공무원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행정업무 수행을 가능케 한다.

 

위험물 사고는 발생 후의 대응이 아니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위험물안전관리법’을 개정해 설계ㆍ시공ㆍ감리 업무의 등록기준과 자격요건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때다.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도적 공백을 시급히 메워야 한다.

 

이대한 한국소방기술사회 총무이사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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