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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호흡기 용기 하자 여부 결론 못내… 추가 조사 추진

소방 “제조ㆍ납품 문제”, 업체 “유지ㆍ관리 문제” 입장차 ‘뚜렷’
새 제품 현장 개방 했더니 또 이상 현상… 美 제조사 “정상이다”
소방 “지난해 용기서 발견된 이물질, 충전기 필터 유입물 아냐”
문제 부위 채취 부식 여부 확인키로, 조달청 “결과 따라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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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16/10/31 [02:01]

공기호흡기 용기 하자 여부 결론 못내… 추가 조사 추진

소방 “제조ㆍ납품 문제”, 업체 “유지ㆍ관리 문제” 입장차 ‘뚜렷’
새 제품 현장 개방 했더니 또 이상 현상… 美 제조사 “정상이다”
소방 “지난해 용기서 발견된 이물질, 충전기 필터 유입물 아냐”
문제 부위 채취 부식 여부 확인키로, 조달청 “결과 따라 조치”

최영 기자 | 입력 : 2016/10/31 [02:01]
▲ 27일 열린 공기호흡기 용기 부식 발생원인 규명을 위한 관계기관 전문가 회의     © 최영 기자


[FPN 최영 기자] = 소방에 보급된 공기호흡기 용기의 이상 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논의를 벌인 결과 새 제품에서도 이상 현상이 발생된다는 명백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공기호흡기 용기를 제조하는 미국 업체가 문제성을 부정하면서 끝내 결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날 공기호흡기 용기의 하자 여부 판단을 위해 회의를 주재한 조달청은 추가 분석을 통해 문제성을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


27일 서울 동작소방서에서 열린 ‘공기호흡기 용기 부식 발생원인 규명을 위한 관계기관 전문가 회의’에는 국민안전처와 서울소방, 시ㆍ도 소방, 공기호흡기 제조업체인 ㈜산청, 용기 제조업체인 미국 럭스퍼사, 금속 및 재료 전문가, 조달청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5일 서울소방 등 시ㆍ도 소방이 조달청에 제품하자를 신고하면서 근본적인 원인 규명을 위해 조달청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한 자리다. 정부조달 물자는 납품업체가 하자치유를 거부할 경우 수요기관과 납품업체 등의 의견을 종합해 하자 등의 원인을 최종적으로 조달청이 조사ㆍ판정하게 된다. 공기호흡기 용기 이상 현상이 제품의 하자인지 여부에 대해 종지부를 찍기 위한 자리였던 셈이다.


이 회의에서 국민안전처와 서울소방 등은 공기호흡기 용기의 이물질 발견 경위와 그간 이상 현상이 발견된 용기의 전수조사 결과 등을 설명했고 공기호흡기 제조사인 산청 측은 소방조직 내 관리부실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제품하자 가능성을 부정했다.

▲ 소방 관계자와 산청, 럭스퍼사 관계자 등이 문제가 발생된 공기호흡기 용기들을 확인하고 있다.     ©최영 기자


특히 이 자리에는 최초 공기호흡기 용기를 제조해 산청에 납품한 미국 럭스퍼사 관계자들이 직접 참석해 용기 이상 현상에 대해 용기 자체에는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소방에서 사용 중 발견된 용기의 이상 현상에 대해서는 일부가 부식 현상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정확한 결과는 분석을 해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3시간 가까운 논의가 이어졌지만 소방과 업체 간의 입장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다만 소방에서는 공기충전기 필터의 구성물질과 용기 내에서 발견되고 있는 이물질 및 용기 내부 얼룩 물질이 서로 다르다는 성분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소방과학연구실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공기충전기 필터 내 몰리큘러시브로 불리는 물질과 활성탄은 실리콘과 나트륨이 포함된 제올라이트 물질이고 이상 현상이 발견되는 용기 내 표면이나 이물질은 알루미늄 산화물로 분석됐다”며 “이는 서로 다른 물질이고 용기 내부 표면 얼룩 물질과 이물질의 경우 동일한 물질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소방과학연구실에서 제시한 공기충전기 필터와 용기 내 이물질과의 비교 분석 자료.     © 이재홍 기자


이는 최초 이물질 발생 논란 이후 공기충전기 필터 내 성분이 공기호흡기 충전 과정에서 흘러들어간 것이 아니라 부식으로 인해 발생됐음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제조사의 부정으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자 급기야 참석자들은 현재 서울소방에서 보유하고 있는 박스 포장 상태의 공기호흡기 용기 새 제품을 현장에서 개방해 보기로 했다.


최근 부식 의심 현상이 추가로 발견된 올해 보급 용기가 소방에 보급된 이후 일정기간이 흘렀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지, 소방 보급 이후 관리 과정에서 발생된 문제인지를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박스를 개방하지 않은 새 용기를 개방해 보기로 한 것.


이 용기들은 지난해 소방에 보급된 공기호흡기 용기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직후 제조사인 산청이 서울소방의 긴급 상황 등을 고려해 비상용으로 제공한 200개의 예비용기다.

▲ 박스 포장 상태의 공기호흡기 용기를 개방하기 위해 포장을 뜯고 있다.     © 이재홍 기자


현장에서 이 중 일부 제품을 개방한 결과 최근 소방에 보급된 지 4개월 차 용기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형태의 백색 반점과 물 때 같은 현상들이 또 나왔다. 그러나 미국 럭스퍼사 관계자들은 해당 현상은 정상상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심하게 긁힌 듯한 현상 역시 공정 과정에서 일부분을 추가 가공한 흔적이라며 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요약하면 지난해 공기호흡기 용기에서 발견된 이물질에 이어 올해 용기에서 추가 발견돼 논란을 키운 흰색 반점과 긁힘 현상 등이 부식이나 제품의 품질상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용기 생산 업체인 럭스퍼사 측 주장이다.


하지만 현장을 지켜본 업체 측 외 참석자 대부분은 이 같은 제조사의 견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동일한 럭스퍼사 제조 용기임에도 소수 용기의 내부는 육안으로만 봐도 마치 정상상태와 비정상 상태가 구분되듯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제조사의 제품임에도 왜 다른 형상을 띄는지에 대한 질문에 럭스퍼사 측은 “용기 제조 과정에서 무엇인가가 묻어 있어 세척을 한 뒤 열처리를 한 것과 세척을 안 하고 바로 열처리를 한 것의 차이일 뿐”이라며 “모두 DOT(미국 교통국 인증)를 합격할 수 있는 정상 제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공기호흡기 용기 내부의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 최영 기자


실제 새 용기의 개방을 통해 이상 현상이 또 확인됐지만 용기를 제조한 미국 럭스퍼사 측은 문제성을 완강하게 부정한 셈이다. 결국 조달청 측은 새 제품에서 발견된 이상 현상의 실제 부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부위를 절단, 채취한 뒤 전문기관에 추가적인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이 분석 결과에서 용기 내부 이상 현상이 ‘부식’으로 결론나면 조달청은 공기호흡기를 소방에 공급한 산청 측에 하자보수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산청은 지난 14일 제조 또는 납품 단계의 결함을 조건으로 한 ‘하자보수계획서’를 조달청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식 판명 시에는 공기호흡기의 완제품을 소방에 공급하는 산청과 용기를 제조한 미국 럭스퍼사의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소방은 지난해 공급 용기에서 발견된 이물질과 올해 보급된 부식 의심 현상의 원인을 추가 규명하기 위해 산청 측에 민간 보급 제품 현황을 요구하는 등 확대 조사를 예고하기도 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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