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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소방청 독립, ‘만세’보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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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환 발행인 | 기사입력 2017/07/25 [12:53]

[발행인 칼럼] 소방청 독립, ‘만세’보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최기환 발행인 | 입력 : 2017/07/25 [12:53]
▲ 본지 최기환 발행인    

1945년 8월 15일 한반도는 그토록 염원하던 광복을 맞았다. 태극기를 든 사람들은 저마다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해방을 만끽했지만 그 환희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내 동서냉전의 축소판이라는 그늘이 한반도에 드리워졌고 광복과 동시에 분단이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광복 이후 한반도를 분단시킨 것이 미국과 소련이란 세계적 좌우 이념 대립의 산물이었다면 그 뒤의 혼란은 내부에서 비롯됐다. 독재정권과 민주주의가 대립했고 지역 갈등이 심화됐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남성과 여성 등 다양한 계층 간 새로운 갈등도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드디어 독립 소방청이 설립된다. 문재인 정부의 약속대로 소방조직이 순수한 단독 청으로 거듭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내무부 소속의 일개 국으로 있던 과거를 생각하면 그만큼 소방의 위상이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간절한 이들에게는 인고의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감상에 젖어 있을 시간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재난은 끊이지 않고, 소방이 해야 할 일들은 산적해 있다. 독립 소방청은 소방의 임무를 더 잘 수행하라는 ‘채찍’이지, 그간의 노고에 따른 ‘당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줄기차게 독립을 외쳤던 소방조직이 그 당위성을 위해 내세운 논리는 현장 대응 전문 부처의 필요성이었다. 독립 소방청을 외치던 이들은 효율적인 재난 대응을 위해 지휘ㆍ보고 체계 단일화와 현장 조직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이제 멍석이 깔렸다. 단독 청으로 독립한 소방은 자신들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복잡 다양한 재난, 예기치 못한 각종 사고 현장에서 적어도 소방방재청 시절이나 국민안전처 소속 본부 시절보다는 나은 대응력을 보여야 한다.

 

현장을 모르는 수장과 일반직은 더 이상 변명이 될 수 없다. 육상의 모든 재난, 그 최일선에 홀로 선 소방은 혹여 앞으로 불거질지 모를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까지 오롯이 감수해야 한다. 조직 구조의 변화만큼 막중한 책임도 함께 주어졌기 때문이다.

 

내부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도 시급하다. 그동안 소방조직은 알게 모르게 내홍을 겪어왔다. 중앙과 지방, 간부와 비간부, 내근직과 현장직의 대립은 위험 수위에 달했고 당비비와 직장협의회, 근속승진 기간 단축 등 서로 간의 갈등을 낳는 과제에도 당면해 있다.

 

밖으로는 완벽한 재난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안으로는 내부 갈등 요인을 잘 봉합해야만 신뢰받는 소방으로 또 한 번 거듭날 수 있다. 예산과 인력 확충을 위해 타 부처와는 양보 없는 논쟁을 벌이고 소방관의 복지에도 힘써야 한다. 이게 바로 소방청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소방청의 모습을 기대한다.

 

최기환 발행인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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