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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발언대] 터널 화재의 위험성과 피난ㆍ소방대책

김준태 인천서부소방서장 | 입력 : 2018/02/26 [09:53]

▲ 김준태 인천서부소방서장

도로 터널은 산, 바다, 강, 도심 통과를 위한 도로의 연장이다. 이동과 물류의 거리 시간 단축을 위해 그 수는 더 증가하고 있다. 토목 기술의 발달로 국내에서도 인제터널(10.96km) 같은 장대 터널과 해저터널을 많이 접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는 산악지형 특성으로 도로 터널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89개소, 1,626km의 터널이 운용 중이다.


이런 터널의 위험성을 살펴보면 먼저 화재의 특징은 터널 내 전기설비 등의 화재와 통행 중인 차량 화재로 구분된다. 발생률(빈도)과 화재 규모(가혹도)가 큰 차량 화재를 모델로 설정한다.


터널은 밀폐된 공간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연기의 전파가 전후로 급속히 이뤄진다. 연소되는 가연물 종류에 따라 보행 속도보다 연기의 전파속도가 빠를 수 있다. 기류의 이동과 거리 조건에 따라 피난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문제도 상존한다.


다양한 차량 이동으로 차량 종류와 적재 물품에 따라 화재 성상과 규모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고 가연물을 적재한 화물차, 위험물 이동 탱크, 노후차량의 터널 통과는 그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 가연물 종류에 따라 급격히 성장하는 화재의 연기 전파 속도는 상상보다 빠르다. 이 때문에 위험물이나 가스 등의 누출은 터널 공간 내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또 화재 가속도가 큰 경우 터널 구조물을 손상시켜 구축된 사회적 인프라에 큰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터널 화재의 열방출률은 차량과 적재 화물의 연소열에 영향을 받는다. 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0Mw의 에너지가 방출될 수 있음이 확인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20Mw를 기준으로 설계 화재를 설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사고 등에 의한 2차 화재 발생 시에는 부상자가 자력 피난이 어려워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될 수 있다.


외국 터널 화재 사고의 예로는 ‘몽블랑 터널 화재’가 있다. 당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몽블랑 터널(11.6km)로 39명이 사망했다. 터널이 3년간 폐쇄되고 보수공사가 이뤄졌다. 대피소 37개소와 연기배출구 116개소를 추가 설치한 후에야 통행이 재개됐다.


터널 화재는 연기의 위험성도 크다. 건축물에 비해 터널 입구와 출구, 수직 환기구를 이용해 연기의 배출과 제어를 해야만 하는 불리한 조건을 갖기 때문에 자연배출을 기대하긴 힘들다. 환기나 제연방식은 종류방식과 횡류방식이 있는데, 국내는 대부분이 종류제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길이 500m 이상의 터널이 의무설치 대상이다.


터널 화재의 인명 피해는 대부분 연기에 의해 희생된다. 밀폐된 터널에서 연기의 이동은 가연물에 따라 성인이 달리는 속도보다 더욱 빠르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규정상 길이 500m 이상 터널의 경우 제연설비가 설치돼 화재 시 연기 배출과 제어가 가능하기에 이런 제연방식을 이해하면 피난이나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 터널에 적용된 대부분의 종류방식 제연설비는 터널 진행 방향으로 진행 차량이 계속 주행해 터널을 빠져나간다는 전제로 실시하는 방식이다. 화재 전반부가 연기 통로인 연도 역할을 하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터널 진행 방향 기준으로 화재 후면은 강제 환기에 의해 제연이 돼 청결 구역이 형성되기 때문에 회차 시설이 있는 경우 차량을 회차하고 정체된 경우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긴급차량 통행로를 확보해 놓고 차량을 두고 도보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터널 통행 이용자 입장에서의 피난을 살펴보면, 화재 발생 시 최악의 조건은 차량이 정체된 상태에서 터널 출구 인접부에서 발생한 화재다.


이는 피난연결통로 지점 또는 터널 입구까지 피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제연설비가 없는 경우 기후 조건과 터널 형태에 따라 연기 이동 또는 피난 방향이 같아질 수 있다. 대단히 위험한 상황을 불러오는 것이다.


제연설비가 설치된 경우 화재 지점 전방은 연기 통로가 되기 때문에 절대 진입해선 안 된다. 후방으로 피난해 피난연결통로(피난 연락갱)를 통해 반대 측 터널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터널 관리사무소의 관계자는 화재경보, CCTV 등을 이용해 사고 발생을 조기에 발견하면 차량 진입 차단장치를 작동시켜 터널로의 추가 진입을 막고 대응 활동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할 소방서의 소화활동 대책을 살펴보면, 터널은 소방대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도착 시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돌발 상황을 대비해 출동 시 양방향으로 진입하는 것이 단시간에 접근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화재터널 순방향(차량과 대피 인원으로 정체가 심함)과 반대편인 상대 터널로 진입해 피난연결통로를 통해 수관을 연장한 뒤 도보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농연으로 역진입은 곤란하고 순방향 진입은 차량정체로 진입 지연되므로 반대 측 상대 터널로 진입해 화점 후면 대피통로를 통해 진입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터널이 끝나는 지점 화재에는 순방향 진입의 경우 진입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 역방향 진입은 제연설비 가동으로 고열과 농연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진입을 권장하지 않는다.


상대 터널(반대 측)의 차량 진행 방향으로 진입해 화재지점 후면의 피난통로(피난연락갱)로 진입하는 것이 접근성에 유리하다. 피난통로 진입 후 가능한 방화문을 닫힘 또는 최소 개방상태로 유지해야만 제연 풍속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터널 관리 사무소에서 작동할 수 있는 안전시설로는 차량 진입 차단장치가 있다. 관계인이 화재를 인지하고 곧바로 작동할 수 있는 시설이다. 소화활동 시 소방대가 필요시 요청하도록 해야만 한다. 터널에 고정 설치된 제연팬의 기능과 활용의 극대화를 위해 소방서에서 보유한 배연차를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터널 이용자의 피난과 터널 관리사무소의 대처, 관할소방서 소화 활동의 신속한 대처와 효율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상호 연계된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무인 관리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터널이 많다. 초기 사고나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신고가 중요하다. 터널 내 감지시스템과 통행자의 전화를 이용한 신고 등이 그 경로다.


무엇보다 터널 관리사무소의 초기 조치가 가장 중요하다. 먼저 초기에 감지할 수 있는 감지 시스템과 근무자의 감시가 필요하고 화재 발생 시 터널 내부와 대피 상태를 모니터링해 소방대에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원격 설비작동과 필요시 직접 현장에 도착해 활동하는 방법이 있겠다. 119에 정확한 위치와 현재 상황을 전달해줘야 한다.


출동 소방대는 각 대별 진입 방향을 정하고 터널 관리사무소의 정보를 전달받아 이를 공유해야 한다. 설치 시설과 보유 장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대응해야만 시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라는 임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김준태 인천서부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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