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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사규정 바꿔 명퇴금 2억 챙겨 준 소방안전협회

숨은 이유 있었던 한국소방안전협회장의 이상한 조기 퇴임
소방청 조사, 규정ㆍ절차 어기고 인사규정 개정 사실 확인

최영 기자 | 입력 : 2018/03/26 [09:58]

▲ 한국소방안전협회 본원이 위치한 서울 당산동 사옥   


한국소방안전협회(이하 안전협회)가 정해진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채 복무규정을 고쳐가면서까지 수억원의 명예퇴직금을 임원에게 챙겨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9일 임기 3개월을 남겨놓고 조기 퇴임한 김 모 회장이 퇴직 직전까지 소방청 행정법무감사담당관실로부터 비위사실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FPN/소방방재신문> 취재결과 확인됐다.


소방청과 안전협회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초 회장 재임시절 퇴직을 앞둔 두 명의 임원들에게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내부규정을 변경해 명예퇴직금을 챙겨줬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관련 인사규정을 바꿔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잔여 연수로 늘린 뒤 부당한 명예퇴직금을 줬다는 의혹이다.


안전협회는 2017년 1월 이전까지 인사규정에 따른 정년 기준을 ‘60세의 연령 기준’과 ‘각 급수별 직급제’(1급 14년, 2급 16년)로 병행 운영해 왔다. 나이 정년은 60세지만 부장급 등 1급은 14년, 국장급 등 2급은 16년이 도래할 경우 무조건 퇴직해야 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2016년 11월 16일 안전협회는 이 인사규정을 갑자기 바꾸기로 결정했다. 직급정년 제도를 폐지하고 연령정년 제도로 단일화하는 내용이었다. 지난 2013년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한 관련법(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2017년 1월 1일부터 적용받는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렇게 바뀐 규정은 곧 바로 당시 퇴직을 앞뒀던 서울지부장과 제주지부장에게 혜택으로 돌아갔다. 변경 전 인사규정이었으면 명예퇴직금을 못 받는 대상이던 이들은 이 바뀐 규정 때문에 각각 1억원의 퇴직금을 받고 안전협회를 떠날 수 있었다.


서울지부장과 제주지부장은 과거 인사규정에 따라 직급정년으로 퇴임할 경우 잔여기간은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규정을 연령제한 방식으로 고쳐 잔여기간이 1년 6개월로 늘어나면서 명퇴금 대상자가 된 셈이다. 안전협회 규정상 15년 이상 근속한 자는 정년퇴직일 전 1년 이상을 남겨두고 퇴직해야만 명예퇴직 수당 지급 대상이 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 두 명의 지부장들은 원래 2017년 6월 30일자 퇴직 대상이었다. 하지만 직급정년 폐지로 2018년 6월 30일(연령정년 준용)로 늘어났고 2017년 1월 5일 각각 명예퇴직을 신청한 뒤 1월 11일자 인사위원회 의결을 통해 승인을 확정 받았다.


더 큰 문제는 그 과정이었다. 소방청도 비위 조사에서 이 사실을 문제 삼았다. 정년제도 개편을 위한 충분한 유예기간이 있었음에도 노사협의 등 사전 절차 없이 인사규정을 개정ㆍ시행해 고령자의 고용안전이라는 법 취지와 목적을 고려한 임금체계 개편 등 합리적 방안을 강구하는 노력을 소홀히 했다는 게 소방청 판단이다.


또 직원의 정년연장은 인사관리에 중요사항으로서 협회 인사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함에도 업무 조정위원회에서 이를 의결 처리해 중요절차를 소홀히 했다고 봤다. 업무조정위원회는 협회의 기본적인 계획과 시책, 기능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기구다.


소방청 조사결과 최근 조기 퇴직한 김 모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지시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규정상 직급정년 대상으로 산정하는 경우 명예퇴직 대상에 해당 안 되는 이들을 명예퇴직을 신청한다는 의사표시를 전제로 규정 개정 2개월 전인 2016년 9월 30일 명예퇴직 희망자에 대한 예산 확보를 미리 지시했던 것.


소방청은 이 같은 문제점을 확인하고 김 모 전 회장의 처분요구를 지난 2월 5일자로 안전협회 측에 통보했다. 4일 뒤인 2월 9일 김 모 전 회장은 사직원을 제출했으며 2월 14일자로 면직 처리됐다. 김 모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안전협회의 회장을 한 차례 맡았던 인물로 지난 2015년 또다시 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연임 불가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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