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19]소방과학화의 중심, Think Tank ‘소방과학연구실’

[인터뷰]방장원 소방과학연구실장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8/05/25 [12:22]

▲ 소방과학연구실 전경    


[FPN 유은영 기자] = 모든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과학이다. 소방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화재 예방과 진압, 구조ㆍ구급, 생활안전지원활동, 각종 소방장비 개발 등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와 분석을 통해 정책이나 제도로 환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유일하게 소방분야의 연구를 도맡고 있는 소방과학연구실.


소방과학연구실은 ‘소방 안전을 주도하는 국가 Think Tank’라는 발전 계획에 따라 국민 안전과 소방역량 강화, 소방산업 육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991년 중앙소방학교 과 단위 부서로 설치된 소방과학연구실은 2001년 충남 아산에 별도 시설로 옮겨 운영되고 있다. 행정팀, 화재원인분석팀, R&D실용화팀, 사고조사분석팀 등 4팀에 연구 11명, 소방 10명, 일반 1명 등 총 22명이 근무 중이다.


소방과학연구실은 주요 화재 현장에 출동해 과학적으로 화재를 감식하고 위험물 판정 영역을 확대하는 등 절차 표준화 작업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선 화학물질 국제 분류기준(GHS) 시험방법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국내ㆍ외 안전사고 사례를 분석하고 사고 통계분석에서부터 미국 NIOSH 순직사고 원인 분석, 미국의 순직 통계 번역은 물론 안전사고 현장조사 결과에 따른 종합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처럼 현장 안전사고를 조사ㆍ분석하고 DB를 구축하는 것은 소방과학연구실의 핵심 역할이다.


또 증거물 감정이나 재현실험에도 힘쓰고 있다. 일선 소방관서의 화재현장 증거물을 감정하고 사회적 주요사건에 대한 재현 실험과 홍보를 병행한다. 화재 사례 중심의 재현실험을 통해 발화원인과 위험성도 평가하고 있다.


소방조직 내 유일한 연구기관답게 R&D도 도맡고 있다. 연구실의 올해년도 R&D 예산은 총 127억원에 이른다. 올해에는 샌드위치 패널 창고ㆍ공장형 화재 대응 기술 등 현장대응 기술개발에 70억원, 현장대원이나 지휘관 등 현장대응력 향상 연구개발에 38억원, 무인기와 대테러 다부처 협업 기술 개발에 1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소방과학연구실은 비록 20여 명 밖에 안 되는 작은 규모지만 내실을 갖춘 조직력과 역량을 기반으로 각종 공인시험기관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화재 관련 화학과 법과학, 전기분야의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활동 중이다. 연구실에서는 66종 75점의 감식ㆍ감정 장비, 24종 26점의 위험물 분석 장비 등 총 90종 101점에 이르는 장비를 활용해 다각적인 연구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소방현장활동 지원뿐 아니라 실습 위주의 전문 교육과정도 연구실의 주요 역할이다. ▲화재조사자격반-화재조사마스터과정 ▲간부후보생/특별사법경찰/성능위주설계/현장안전/위험물과정 ▲미국화재폭발조사자격반(CFEI : NFPA 921) 등의 교육은 소방조직 내 능력 배양을 위한 중요 과정으로 꼽힌다.


지방소방학교 교육생과 특채 소방공무원들을 위한 실습 교육에는 매년 2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연 2회 이상 전국 시ㆍ도 현장 안전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세미나 기획, 지방 실화재 재현실험, 소방 관련학과의 견학 등도 지원한다.


소방연구실은 소방청 독립 시점에 맞춰 ‘국립소방연구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국방연구소와 치안연구소, 산림과학원, 해양연구센터 등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타 부처의 독립 전문 연구기관처럼 체계적인 연구와 분석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신규 부지와 시설 등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국립소방연구원’의 설립으로 소방 R&D 확대와 정책ㆍ제도 연구를 강화하고 소방산업 육성과 지원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방장원 소방과학연구실장    


소방과학연구실의 수장인 방장원 실장은 지난 1995년 소방간부후보생 8기로 소방에 입문했다. 2005년 제주소방본부 예방계장, 2010년 충남 천안소방서 대응구조과장, 2011년 중앙소방학교 교육훈련과 팀장을 거쳐 2017년부터 소방과학연구실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달 국립소방연구원 건립에 매진하고 있는 방장원 실장을 만나 연구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금까지 연구실에서 수행한 업무들이 궁금하다.
연구실의 업무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업무를 진행해 왔다. 지난 1991년부터 화재현장 유해물질 분석 연구 등 자체적으로 연구한 실적은 총 108건에 이른다. 또 공동연구 24건, 위탁 연구 6건, 정책 입안과 법령 제ㆍ개정 22건 등이 있다.


연구개발 관리 부분에서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총 869억원을 투입해 소방안전 및 119구조구급기술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사업을 통해 39건의 기술을 공개하고 97건의 시제품 개발, 특허(등록 60건, 출원 179건), 논문(SCI급 36편, 일반 197편), 프로그램 49건의 성과를 거뒀다.


일선 현장 지원과 관련해서는 위험물 분석 1400여 건, 화재감식ㆍ감정 지원 880여 건, 유관기관ㆍ방송언론 등 요청에 따른 재현실험 182건, 기타 현장지원 150여 건을 수행했다.


소방대응장비 개발과 관련된 성과로는 최근 특수 재난현장 긴급대응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한국형 원격조정 파괴방수차‘ 개발 제품의 성공적인 현장 실용화 사례가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기존 장비로는 진압이 어려운 특수 구조물 화재에 대한 초기 대응력 향상과 소방대원의 안전사고 위험요인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차례 현장 검증을 통해 밀폐성과 내화성 등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이 차량은 구미, 서산, 시흥, 여수 등 119화학구조센터에 배치돼 운용 중이다. 


▲소방공무원의 공상 지원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고 들었다.
최근 연구실은 소뇌위축증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퇴직공무원이 공상 불승인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대법원 3심에서 공상 승인을 끌어 냈다. 지난해 9월 소방연구사업의 결과물을 활용한 덕이다.


‘재난현장 유해물질 노출에 따른 소방공무원 해독 프로그램 개발’ 등 진행 중인 여러 연구사업을 근거로 “화재현장에서 노출되는 독성물질, 산소 부족, 열, 심리적 스트레스 등의 축적으로 인해 발병이 촉진되거나 진행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결과를 대법원이 수용한 것이다.


지금도 백혈병과 자살, 근골격계 질환 등 10여 건의 공상을 지원하는 등 소방공무원 공상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보건안전과 관련해서는 청력손실 방지와 화재현장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대한 유해성 평가 연구 등 보다 안정적인 현장 활동 지원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시행 중이다.


▲현재 중점 추진하는 연구 과제는 어떤 것이 있나.
최근에는 현장 활동에 따른 다양한 문제를 분석하기 위한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로는 재난현장 활동 안전사고 분석 기반 구축과 안전사고 통계분석 등 재난현장 활동대원 안전사고 분석ㆍ예방 연구사업, 연구대원이 직접 참여하고 연구개발의 신뢰성 강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현장 실용성 강화를 위한 수요자 참여형(리빙랩) 연구사업이 있다.


이 리빙랩 사업은 기존 연구개발사업 방식에서 탈피해 현장 수요자가 직접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새로운 연구개발 방식이다. 실용성을 강화하고자 무인항공기와 소방공무원 유해물질 노출에 의한 유해성 평가 등 소방공무원의 정신ㆍ보건학적 회복 탄력성을 위한 자체수행ㆍ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또 국민안전 감시와 무인항공기 융합시스템 구축ㆍ운용, 국민 위해인자에 대응한 기체분자 식별ㆍ분석 기술 개발과 같은 소방ㆍ경찰ㆍ해경 등 관련 기관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2건의 다부처 연구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국립소방연구원 건립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소방은 재난현장 긴급탐색구조 등 국가 국민안전의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이다. 인명 탐색 기술의 개발이 인명과 안전관리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제천이나 밀양 화재 사고 등 대형재난이 지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특수 재난대응 장비 개발과 재난현장 대비ㆍ대응정책, 현장지휘ㆍ훈련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지금은 소방 환경 여건 변화에 따라 새로운 소방서비스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축물의 심층ㆍ대형화ㆍ고층화 추세와 시설물 노후화에 따른 위험사회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도시화와 산업화 등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신종재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방 환경 변화에 따른 소방활동 수요 예측과 과학기술 기반 미래소방서비스 창출, 기술개발 연구 등이 수행돼야 한다.


협업 중심의 연구기능 강화를 통해 소방안전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국가 주도의 연구영역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국가 소방산업 강화로 영세 중소기업 활로 재고와 일자리 창출, 대외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소방과학연구실은 중앙소방학교 소속의 ‘과’ 단위 부서다. 대내외 발전적 연구 활동에 한계를 갖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법적의무 연구기능 수행도 버거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소방안전을 과학적으로 지원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소방서비스 실현에 기여하기 위해 국립소방연구원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원 건립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돼가나.
현재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님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조직 개편과 인력, 장비 예산 확보 계획에서부터 연구지 확장을 위한 부지 매입 등 세부 계획안을 마련하고 있다. 단계별 발전계획 등 조직 설계도 추진 중이다.


소방활동 현장을 지원하는 연구기능 확립과 소방연구 특성을 고려한 전문 네트워크 기반 구축 등 연구기능의 순기능 강화를 위한 계획 역시 수립하고 있다.


설립에 필요한 행정사항의 조율을 위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지속해서 긴밀한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지면을 통해 더 하고 싶은 말은 없나.
소방과학연구실은 재난ㆍ재해에 대응하고 소방R&D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개발 장비의 현장 활용성 강화 등 다양한 현장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소방대원이나 소방현장 안전성 확보를 위한 현장 활동과 사후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언급했듯 다양한 재난ㆍ재해현장에 대한 분석과 전략을 도출하고 소방공무원의 안전한 현장 활동 등 소방 환경 전반에 대한 포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것이 바로 국립소방연구원의 설치이고 현실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바람이 이뤄져 국민과 소방대원의 안전을 지키고 소방산업이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등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소방분야 내에서도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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