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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법 개정 방향 두고 소방점검업계 반발 확산

“점검인력 선 배치 개선은 현실 고려 못한 것”
“미미한 부분으로 벌금형 주는 것은 문제 커”
소방청 "개선 불가피, 입법예고 후 의견 듣겠다”

최영 기자 | 입력 : 2018/06/07 [11:41]

▲ 6일 열린 소방관리업 간담회에서 소방시설점검업계 관계자들은 소방청의 관련법령 개정 계획에 대해 이견을 나타내며 우려를 표했다.     © 최누리 기자


[FPN 최영 기자] = 제천과 밀양 화재 이후 소방청이 확정한 소방법령 개정 방향을 두고 소방점검업계의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일부 개정 방향이 현실과 동떨어져 오히려 불법을 양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6일 영등포역에서 열린 소방관리업 간담회 자리에서 소방시설점검 업계 관계자들은 소방청의 법령 개정 방향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관련 업계 요청에 따라 마련된 이날 자리에는 소방청 화재예방과 관계자들과 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이하 관리협회), 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이하 관리사협회) 소속 관계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소방청은 제천과 밀양화재 사고 이후 소방 관련 법령 개정 계획을 확정하고 이달 중 입법예고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중에는 소방시설점검업과 직결되는 소방시설 자체점검 제도 개선 사항이 대거 포함돼 있다.
 
▲관리업자에 고장 소방시설 시정조치 요구권 부여 및 소방시설 폐쇄 등 중대위반 사항 즉시 보고제 도입 ▲소방시설 자체점검인력 배치상황 통보 ‘후 보고’에서 ‘선 보고’ 개선 ▲소방시설 자체점검 점검결과 보고서 제출 기간 30일에서 7일로 단축 ▲소방법령 위반행위 처벌기준 강화 등이 소방시설관리업과 직결되는 대표 개정 내용이다.

 

소방분야 내에서는 소방청이 설정한 제도 개선 계획에 대해 대부분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일부에 대해서 만큼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소방시설점검 자체점검인력의 배치상황 통보 방식을 현행 점검 후 10일 이내 통보하는 방법에서 사전 통보로 개선하는 내용은 관련 업계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소방청은 현행 점검 후 통보방식으로 인해 실제 점검일과 배치통보 일자가 서로 상이하게 나타나면서 행정처분 사례가 증가하는 등 자체점검의 신뢰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을 개선 사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선 배치 신고 자체가 화재 안전성을 높이는데 실익이 없고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도 이 내용이 가장 큰 논란이 됐다. 관리협회 김성한 부회장은 “선 배치 신고 자체는 화재안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 실익이 없다”며 “소방시설의 점검 자체가 건축물 관계인의 일정이나 사정에 의해 수행하지 못하는 일이 많고 점검업체 투입 인력도 변경될 수 있어 선 배치 신고를 하면 오히려 신고 내용을 지키기 위해 점검의 성실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리협회의 남상욱 회장도 “현재 점검인력의 배치신고 시스템은 한 번 배치하면 수정이 불가능하고 선 배치는 앞으로의 계획을 신고하는 것인데 분명 문제가 있다”며 “하루 소규모 건물의 작동기능점검을 많이 할 때는 5건씩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러 건의 점검 수행 과정에서 점검업체 인력의 사정도 있지만 중요한 건 발주처에서 일정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또 “지금은 점검 후 신고이다 보니 그나마 현실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선 배치 신고로 변경되면 차후 신고 내용 변경 시 문서로 증빙해야 하기 때문에 실익에 비해 과중한 업무적 낭비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막연히 먼저 배치신고를 한다고 해서 허위점검이 안되겠구나 생각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리사협회 최영훈 회장은 “실제 우리나라 건물은 매매나 변경, 안전관리자 또는 관리주체 변경 등이 수시로 이뤄져 제때 점검을 못 받아 과태료를 받게 되는데, 점검인력의 선 배치 신고를 할 경우 이런 건물의 점검은 수행해줄 수 없다”며 “일선 소방서도 전국적으로 점검 미실시로 인한 민원 애로가 많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리협회 김회택 부회장은 “점검인력 배치를 소방공사나 감리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관리사 배치는 점검 이후 누가 나가서 점검을 실시했다는 얘기지, 어떤 사람이 할 것이다라고 본다면 하다못해 직원이 아플 수도 있고 하루 5개를 계획했는데 3개 밖에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허위보고에 따른 전과자로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선 배치 신고는 제도의 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만약 변경이 불가피할 땐 신고 사실을 수정하는 방안으로 보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방청 화재예방과 김문하 계장은 “현행법상 자체점검은 소방시설관리사가 참여해야 하는데 참여를 안 해 적발되다 보니 전문가가 미 참여한 상태에서의 부실점검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많은 업체가 실제 점검 인력과 신고 인력을 다르게 하고 있고 현재 사후 배치신고 자체는 실적 신고의 의미가 큰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가피할 경우 변경되는 신고 사항에 대해서는 차후 수정하는 방법으로 보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청 오승삼 반장은 “행정기관도 출장의 경우 미리 신고하고 변경되면 변경신고를 하는데 관리사가 제대로 나갈 경우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신고도 하면 된다”며 “문제는 관리사 미참여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지속적으로 행정처분도 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수정을 허용하겠다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또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한 부회장은 “투입된 기술인력을 사정에 따라 수정 신고한다면 사실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고 남상욱 회장도 “수정을 허용하겠다는 건 현재의 제도 개선 계획에 따른 설명 자체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소방시설점검업자에 대한 처벌 강화 계획을 놓고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소방시설 등이 법령에 위반된 경우 관계인에게 필요한 조치요구를 하지 않은 관리업자에게 300만원의 벌금형을 내리는 신설 조항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남상욱 회장은 “업체가 아무리 성실하게 점검할지라도 사람이다 보니 한두 가지 누락은 생길 수 있다”며 “점검을 성실하게 해도 못 볼 수 있는 사항이 있고 이를 고의적이지 않게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을 때 지금은 경고를 받지만 이제는 관계인에게 조치요구를 안 했다는 이유로 전과자가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전과 20범은 돼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관리협회 이상환 부회장은 “소방펌프가 동작이 안 되면 소화 자체가 문제가 있어 합당할 수 있지만 소화기 표지가 없다는 것 등 미미한 부분으로 벌금을 받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리사협회 최영훈 회장도 “소방시설관리사가 소방시설 점검의 거짓 보고나 허위보고로 처벌을 받게 되면 관리업자를 조사에 안 넘긴다는 건 일관성이 떨어지기에 이 조항도 같이 묶여 관리업자의 사법 조사가 원칙이 된다”며 “이 조항은 선량한 사람도 처벌받을 수 있게 되는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소방청 김문하 계장은 “형벌은 고의성이 전제될 것이고 향후 소방시설관리사에 대해서는 벌점제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소방청은 이날 이 같은 업계 입장을 수렴했지만 애초 개정 계획에 따른 입법예고는 조만간 변경 없이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접수되는 의견은 추가 검토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논란이 되는 법령 개정안에 대해서는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분위기여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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