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원 판단 때문에… 중증외상 환자 혼수상태

감사원 “119구급대원 중증외상 아니라 판단한 근거ㆍ사유 파악 못해”

최누리 기자 | 입력 : 2018/06/14 [14:28]

[FPN 최누리 기자] = 119구급대원의 판단으로 중증외상 환자가 혼수상태에 빠진 사실이 감사원을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5일 ‘응급의료센터 구축 및 운영실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소방청이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분류와 이송병원 선정업무의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119구급대원은 사고현장에서 외상환자의 중증도를 평가ㆍ분류한 후 외상의 중증도에 따라 적정 수준의 의료기관을 선정ㆍ이송하도록 규정돼 있다. ‘구급대 운영지침’과 ‘구급활동의 기록’ 등을 보면 중증외상 기준에 해당하는 모든 환자에 대해선 ‘중증외상환자 응급처치 세부 상황표’를 작성해야 한다. 

 

▲ 중증외상 판단기준     © 감사원 제공

 

하지만 소방청은 중증외상 판단 기준에 해당해도 중증외상환자가 아닌 사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2014년 12월 ‘표준지침 Ⅱ’와 ‘구급대 운영지침’ 10, ‘구급활동기록’에 세부상황표 서식을 개정하고 구급대원이 판단해 중증외상을 분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119구급대원은 환자가 중증외상 기준에 해당해도 중증외상환자로 분류하지 않고 예외를 허용할 경우 허용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119구급대원이 중증외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와 사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9일까지 중증외상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 4만1922명을 대상으로 실제 분류 실태를 분석한 결과 중증외상환자가 아닌 것으로 분류된 사례가 77.2%(3만2343건)에 달했다. 그중 119구급대원이 중증외상환자로 분류한 경우는 9579건이었다.

 

지난해 8월 16일 오후 7시 14분께 안산소방서 성곡 119구급대는 경기 시흥시에서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를 중증외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구급대원은 중증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환자를 인근에 있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인 A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2시에 환자를 ‘권역외상센터’ B병원으로 전원해 신장 적출 등 수술을 진행했지만 결국 혼수상태에 빠졌다. 

 

감사원은 “허용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중증외상환자가 아닌 것으로 판단한 사유를 기록하도록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중증외상 기준에 예외인 사유를 구체화하는 등 ‘119 구급대원 현장응급처치 표준지침’을 개정하고 구급활동 평가 시 중증외상 기준에 해당하는 모든 사례를 평가 대상에 포함할 것을 소방청에 권고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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