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19]“소방드론 활용성, 해답은 전문인력과 현장에 있다”

[인터뷰]서울119특수구조단 허창식 소방교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8/06/25 [13:55]

▲ 서울119특수구조단 허창식 소방교     © 최영 기자


[FPN 유은영 기자] = “재난현장에서 소방드론으로 발견할 수 있는 정보는 입체적이라 지상에서 보는 것보다 신속하고 다양합니다. 소방드론은 지상에 있는 대원이 확인하기 어려운 현장 정보를 필요시 빠르게 파악하고 공유할 수 있는 매개체라는 점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119특수구조단 특수구조대에서 소방드론을 운용하고 있는 허창식 소방교의 말이다. 허 소방교는 2012년 마포소방서로 배명받아 구조대와 예방과에서 근무했다. 드론뿐 아니라 도시재난에 관심이 많은 그는 도시재난전문가가 되고자 올해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 방재 공학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제가 RC(Radio Control)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생 때입니다. 당시에는 인터넷 직구 등이 활발하지 않은 상태라 취미로 기체나 부품을 구하기 쉽지 않았고 가능하다 하더라도 돈이 많이 들어 학생이 계속 하기에는 부담스러웠죠”


직장인이 된 후 허창식 소방교는 다시금 RC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학생 때와는 다르게 조금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여행 중 평범하게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아닌 항공 촬영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드론을 취미로 갖고 소방에 근무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드론을 소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화재나 구조 현장을 다니면서 ‘이때 드론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마음으로 소방드론에 관심을 두고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그가 드론 운용을 하며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부분은 소방드론이 기타 드론과는 다르게 소방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화재나 구조현장에서의 인명구조, 그 밖에 재난 안전 등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허창식 소방교는 서울소방 내 드론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소방드론동호회는 2015년 7월 11일 드론을 취미로 삼는 직원 7명이 모여 처음 만들어졌다. 소방업무와 관련된 모임이 아니라 일반적인 외부 드론동호회 모임과 같이 드론을 직접 제작하고 비행하며 즐기는 모임으로써 이제는 어느덧 40여 명으로 늘었다.


“드론은 안전 위험성이 커 혼자 즐기기에는 부담이 있습니다. 비행 중 조작 실수나 기체 결함으로 추락해 인명사고가 날 수도 있고요. 동호회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 주변의 안전을 통제해 주고 날리기 좋은 장소나 비행경험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서울소방드론동호회는 업무가 아닌 취미로만 드론을 즐기는 것을 지향한다. 매년 4회 이상 정모에서 입문자에게 무료 교육을 하고 드론경연대회, 항공사진전, 워크숍 등 많은 행사를 함께하고 있다.


현재 소방드론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재난현장과 시설물 안전점검에 활용된다. 특히 화재현장에서는 연소 확대 감시와 옥상부, 상층부 인명검색 등 수직 검색이 용이하다. 구조현장에서는 넓은 지역 주변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 인명 수색 활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재난현장을 입체적 영상기록으로 남겨 화재 조사와 재난현장조사 과정에서 재난 메커니즘 분석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다.

 

▲ 소방드론 ‘아리스 비틀 119’


“소방드론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운용해보며 찾아야 합니다. 지금의 소방드론 운용은 전문 보직이 아니고 기존 업무와 겸직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직원이 거의 없습니다. 즉 운용할 사람이 없고 있다 해도 전문성이 부재한 게 현실입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드론에 흥미를 갖고 도전하지만 익숙하게 조종할 때까지 최소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늘을 나는 드론의 복잡한 비행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기체나 부속품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로 해야 하는 공부도 많은 데다가 추락 등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에 대한 부담감으로 95% 이상이 중도 포기하고 마는 게 현실이다.


허 소방교는 “소방드론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인 항공기에 준하는 장기간의 교육을 거쳐 검증된 전문 인력이 양성돼야 한다. 드론의 안전 비행을 위한 알고리즘은 점점 복잡해지고 부착 가능한 신형 장비가 개발됨에 따라 드론 조종만으로는 소방드론을 운용할 수 없는 한계가 반드시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드론이라고 하면 소방에서 사용하는 특수 기능을 탑재한 맞춤형 기체로만 생각하는데 소방드론의 주체는 기체가 아닌 소방드론 운용자로 판단하고 접근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드론이 처음 도입됐을 때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 대신 드론이 투입돼 고립된 요구조자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드론을 띄우면 바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등 기대치가 무척 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얘기한다면 기체성능도 운용자 수준도 아직은 아닙니다”


현재 드론에 부착할 수 있는 장비는 광학카메라(EO), 열화상 카메라(IR), 스펙트럼(spectrum) 카메라 등 기본적인 소형장비만 갖추고 있다. 거의 위에서 볼 수 있는 기능만 활용하는 셈이다.


“그 이상 복잡하고 전문적인 장비가 부착된다면 운용 가능한 사람이 극소수거나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재도 도움이 안 된다는 건 아닙니다. 소방드론은 지금 있는 장비 수준만으로도 재난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여기에 재난현장에 주어진 현장 여건과 재난대응 전술을 함께 공유하며 조금씩 연구해 나간다면 소방드론이 더 완벽히 활용되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요? 활용이 많아질수록 구급대 하면 119가 바로 떠오르듯 드론하면 주황색 소방드론이 바로 떠오르는 날도 가까워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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