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스프링클러 미관 중시 풍토 이제는 바꾸자

이택구 소방기술사 | 입력 : 2019/05/24 [10:33]

▲ 이택구 소방기술사    

우리나라는 정말 독특한 나라다. 주차장을 제외한 대부분 장소에 설치되는 스프링클러의 종류를 살펴보면 원형(환형)과 플러쉬 헤드 중 하나다. 해외에서 설치하고 있는 스프링클러와는 완연히 차이가 난다.


특히 요즘 같은 경우 재보험을 드는 산업공장과 외국계 건물을 제외한 장소에는 더더욱 플러쉬 헤드가 도배되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두 종류의 스프링클러 헤드는 외관을 중시하는 일본에서 최초로 개발됐다. 국내 형식승인과 큰 차이가 없어 도입도 쉬웠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해외의 경우 미관이 중시되는 장소에서는 이미 70년대부터 컨실드 타입의 스프링클러 헤드가 가격과 무관하게 설치되고 있다. 하지만 컨실드 타입이 고가라는 이유 하나로 우리는 상용화를 꺼리고 있고 6~70년대 구형 모델에 해당하는 플러쉬 헤드를 지금까지도 당연하듯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원형(환형)과 플러쉬 헤드가 법 기준만 충족할 뿐이지 화재 시에 스프링클러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우려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원형 헤드는 구조상 상식에서 벗어나는 제품이다. 형식승인의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일본과 우리나라에 탄생한 제품으로 외관만 중시해 내부 부품(물을 막고 있는 동판)이 이탈되지 못하는 구조면서 동시에 프레임 자체가 살수장애를 일으키는 구조다. 여기에 국내 기준은 소화와 화세제어 성능에 기본이 되는 방수 밀도도 요구하지 않는다.


다행히 지난해 7월 1일부터 로지먼트 테스트(걸림작동시험)가 실시됐다. 원형 헤드의 경우 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향후 추가 설치가 제한된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둘째,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플러쉬 헤드는 일본에서 개발됐다. 하지만 도입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낮은 기술기준에 맞추다 보니 변형이 이뤄졌고 신뢰성도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이와 무관하게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최초 형식승인을 받은 플러쉬 헤드가 아니라 제품의 가격 경쟁력 때문에 해가 거듭될수록 모양 변형과 크기, 부품들마저 줄어들었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성장 화재 속도에 콜드 솔더링 현상이 발생하는 등 신뢰성도 떨어지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누수와 변형 등의 하자 원인이 되고 있다.


셋째, 우리나라 형식승인은 낮은 수준의 기술기준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실제 화재를 진압하거나 화세 제어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 어느 제조업체나 쉽게 제조해서 싼값에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기술기준이 제정돼 있다. 가연물 증가로 화재 발생률이 높아진 지금까지도 5~60년대 수준의 옛날 기준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스프링클러 설치 목적에 맞는 성능 기준과 소화시험 기준 등이 고려되지 않다 보니 화세 제어 성능과 무관한 스프링클러가 통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소방인들은 미관과 가격에서 벗어나 성능이 보장되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함으로써 국민이 안전할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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