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소방시설 등에 ITM 제도 도입하자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기사입력 2020/09/10 [09:38]

[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소방시설 등에 ITM 제도 도입하자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입력 : 2020/09/10 [09:38]

▲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우리나라는 소방시설과 방화 피난시설(이하 ‘소방시설 등’)에 대한 유지ㆍ관리 기준이 없다.

 

소방시설법인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 ·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은 명칭으로만 보면 마치 유지관리가 포함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에 대한 세부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법률을 비롯해 화재안전기준과 형식승인기준, 성능인증기준 등 모두 설치와 관련된 규정뿐이다.


법률에서 말하고 있는 유지관리에 관한 내용은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방시설을 소방청장이 정하여 고시하는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설치 또는 유지ㆍ관리하여야 한다’라는 포괄적 내용과 ‘소방시설 등을 유지ㆍ관리할 때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잠금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ㆍ차단 등의 행위와 피난 방화구획의 장애가 되어서는 아니 된다’라고만 규정돼 있다. ‘누가’, ‘무슨 시설을’, ‘어떤 주기로’, ‘어떻게’ 유지ㆍ관리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결국 관계인은 소방시설을 폐쇄하거나 차단하는 등의 행위만 안 하면 기능과 성능이 어떻든 간에 법을 지키게 되는 셈이다.


소방시설 등은 인명안전 설비다.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기 때문에 그 어떤 설비보다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선진 외국에서는 관계인인 시설주로 하여금 소방시설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육안검사와 테스트를 통한 유지관리(시설주의 ITM(Inspection, Testing, Maintenance))를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하고 있다. 이런 제도를 통해서 소방시설 등의 기능과 성능이 항상 정상적으로 유지 관리되도록 하는 건 이미 자연스러운 일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법으로 정해놓은 자체점검 하나에 의존한다. 문제는 이마저 형식적이라는 점이다. 소방시설 등의 기능과 성능이 유지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하는데 이와 무관하게 법에 따라 ‘소방시설은 제정 당시의 기준대로 설치돼 있는지’, ‘화재안전기준상 위법 사항은 없는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말하면 기준 위반 여부 적발과 처벌 위주의 법적 점검에 중점을 두다 보니 기능과 성능이 중요할 이유가 전혀 없는 보여주기식 점검이 되고 있다. 과거 소방공무원이 하던 소방점검을 소방시설관리사가 그대로 이어 받은 셈이다.


심지어 소방특별조사마저 소방시설 등이 소방관계법령에 적합하게 설치됐는지 조사한 뒤 소방시설관리사의 점검 결과가 적법했는지를 확인하고 처벌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처럼 유지ㆍ관리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현행 제도하에서 주요 제품의 성능마저 하향평준화 일색인 우리의 소방시설 등이 유사시 완벽하게 작동되리라 보장할 수 있는 소방인은 아마 한명도 없을 것이다.


이제는 소방서와 소방시설관리사가 주가 되는 형식적인 점검에서 탈피해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시설주의 ITM 제도를 도입해야 할 시기다.

 

시설주 책임하에 소방시설을 주기적으로 육안검사하고 내구연한이 없어도 기능과 성능이 떨어진 노후시설을 스스로 교체토록 해야만 하는 법적 책임이 부여돼야 한다고 본다.


특히 점검 유자격자인 소방시설관리사만이 기능과 성능 테스트를 하도록 하고 법적 적합 여부에 대한 점검은 소방특별조사를 통해 실시하는 것으로 관련 제도가 개정돼야 한다.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광고
기획
[기획] 지에프에스, 플랜트 사업 개척 ‘성공적’ 수출 원전 소방사업도 ‘원활’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