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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강원도 집어 삼킨 산불… “단일 화재 최대 소방력 투입했다”

국가 차원 빠른 대응 “피해 확산 막아”

최영 기자 | 입력 : 2019/05/30 [10:43]

▲ 산불이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다     © 강원소방본부 제공


최대 초속 28m에 이르는 강풍이 불면서 속수무책으로 번져나간 강원도 산불. 인제와 고성ㆍ속초, 강릉ㆍ동해 등 여러 곳에서 연이어 시작된 불은 2010년 이후 한해 평균 산불 피해 규모의 3배에 이르는 면적을 태우고 이틀 만에 꺼졌다. 4월 4일 오후 2시 45분 인제 산불을 시작으로 오후 7시 17분 고성과 속초, 오후 11시 46분 강릉과 동해 등 강원도 곳곳에서 다발적으로 시작된 불이었다.

 

소방은 화재 당일 오후 7시 17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394-4번지 일성콘도 인근 야산에서 변압기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선착대가 처음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신고 11분이 지난 오후 7시 28분께였다.


유관기관과 함께 초기 화재진압에 주력했지만 당시 강원도는 초속 15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급속히 확산된 불은 순식간에 사방으로 번져나갔다.


이후 대응 1단계를 오후 7시 38분께 발령했고 8시 23분께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급기야 9시 44분께 대응 3단계를 발령한 소방은 전국 비상동원령을 발령했다. 산불 진화를 위해 중앙119구조본부와 서울, 경기, 대구, 울산, 강원 등 7대의 소방헬기도 투입됐다.


이번 산불에 투입된 전국 소방인력은 3251명에 달했다. 872대에 이르는 소방차량도 현장으로 달려갔다. 평상시 운용되는 소방력을 고려할 때 27%의 소방력이 집중 투입됐다. 단일 화재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국 소방력이 동원됐다는 게 소방청 설명이다.


이 외에도 일반 공무원과 9996명과 군 1만3328명, 경찰 4518명, 자원봉사 3401명 등 4만618명이라는 막대한 인원이 협력을 이뤄내면서 산불 화재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형화재로 꼽히는 화재 사례는 2000년도 4월 27일 발생한 동해안 산불이었다. 고성과 강릉, 동해, 삼척, 울진 등 1만7097ha 규모를 태우고 9일 동안 지속됐던 최악의 산불로 꼽힌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남겼다.


이번 화재 역시 기상 상황을 고려할 때 자칫하면 당시 동해안 화재에 버금가는 피해를 남길 뻔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산불의 주불을 잡는 데까지 약 45시간이 소요되긴 했지만 다행히도 더 큰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다. 산불은 규모와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비교적 빠르게 진압됐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전국 단위 총력 대응한 소방, 어떤 작전 펼쳤나

 

소방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대응 3단계를 발령한 시간은 오후 9시 44분. 고성ㆍ속초 화재 신고 시간인 7시 17분을 기준으로 했을 때 2시간 27분만에 내려진 결정이었다. 이후 제주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운용 소방력을 제외한 가용 인력 모두를 강원도로 비상 동원시켰다. 이렇게 강원도로 모인 소방인력은 3251명, 소방차량은 872대에 이른다.

▲ 전국에서 강원도 산불 진압을 위해 지원을 나온 소방차량들이 집결해 있다.     © 소방방재신문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에 동원된 소방력은 역사상 단일 화재로는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우리나라의 평상시 운용되는 소방력은 전국의 7569대의 소방차량과 인력 1만2266명 정도다. 이를 기준으로 이번에 동원된 소방력은 27%에 육박할 정도였다. 현장에서 대응을 시작한 소방은 산불 예상경로를 파악해 주민을 대피시키는 데 집중했다. 고성에서는 아야진초등학교와 동광중학교 등 11개소 대피소에 2556명을, 속초에서는 온정초등학교와 속초초등학교, 속초시청, 학생체육관 등 6개소에 1587명을 대피시켰다.

 

▲ 인천소방에서 급파한 소방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 인천소방본부 제공


유관기관들과의 협력으로 초기 화재진압에 주력했지만 겉잡을 수 없는 산불의 위력에 진화작업은 쉽지가 않았다. 인명피해 방지와 민가 등의 시설물 보호를 최우선으로 주력했고 주거 밀집지와 34곳에 이르는 주유소, 4곳의 가스충전소 등 취약지역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피해를 방호한 곳은 장애인학교 1개소, 학교 6개소, 산악박물관 등 공공시설 10개소, 군부대탄약시설 1개소, 콘도 8개소, 주유소 34개소, 가스충전소 6개소, 교도소 신축건물 1개소 등 67곳에 이른다. 고위험시설까지 포함된 주요 시설을 방호하지 못했다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 고성ㆍ속초 일대 산불 진압작전도     © 소방방재신문

▲ 강릉시 옥계면 산불 진압작전도     © 소방방재신문

▲ 강원 인제군 남면 산불 진압 작전도     © 소방방재신문

 

최대 초속 28m 이르는 강풍… “일 년 평균 치 3배 면적 태워”

 

정부가 집계한 이번 산불 피해 면적은 최초 530ha로 집계된바 있다. 그러나 4월 10일을 기점으로 정부는 1757ha로 다시 분석했다. 산림청 국립 산림과학원 위성영상(아리랑 3호)에서 5개 시ㆍ군을 합한 잠정 피해 규모다. 축구장 면적과 대비할 땐 2460배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고성ㆍ속초 700ha, 강릉ㆍ동해 714.8ha, 인제 342.2ha로 당초 집계 면적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피해 산림 대부분은 사유림으로 파악되고 있다.

 

▲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호로 촬영한 강원도 산불 현장. 위성카메라에 탑재된 센서가 센싱한 근적외선과 가시광선 영상을 합성한 이미지로 붉게 표시된 부분은 화재가 난 지역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수풀 등 식생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번 산불의 피해 규모는 2010년대에 들어와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화재 평균치와 대비할 때 일 년 동안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의 3배에 달한다.


산림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0년대에 들어 지난해까지 9년간 발생한 산불 건수는 3746건으로 한 해 평균 374건이 발생했다. 평균 피해 면적은 532ha 정도다. 이번 화재의 피해 규모는 이 같은 통계와 비교할 때 하루 만에 3년 정도 산불 피해 면적을 모두 태워버린 셈이 됐다.


주택 등 건물 2567채도 피해를 입었으며 인제를 제외한 4개 시ㆍ군에서 1053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화재의 피해 확산 배경으로 강풍과 날씨 여건을 꼽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더해 초당 최고 28m에 이르는 강풍이 불면서 낙엽과 나뭇가지 등에 불씨가 여기저기 옮아 붙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소방에 따르면 최초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산불면적이 약 7500㎡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부터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너무도 커져버린 불길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험난한 산악지형과 고열의 불덩어리로 인해 소방차의 접근도 어려웠다. 도로조차 없는 산림에 불길이 이어지다보니 소방차가 다가가기 힘들었고 개방된 공간에 널린 낙엽과 나무 등이 급격히 연소되면서 거대한 불덩이를 형성했다는 게 소방의 설명이다.


야간에 발생된 화재로 인해 헬기 운항까지 어려워지면서 초기 대응에도 한계가 나타났다. 산불은 지상과 공중에서 입체적인 진압작전을 전개해야 하지만 이조차 불가능한 여건이었다. 

 

정부, 소방분야 산불 대응 보강책 추진

 

대형 산불을 겪은 정부는 이번 화재를 통해 확인된 미비점을 토대로 관련 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산불 피해지역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가용 소방력을 적극 지원하고 의용소방대를 동원하는 방식의 복구활동을 전개한다.


또 초기 진압의 성패를 좌우하는 영동지방 산불의 특성을 고려해 강풍에도 산불 대응이 가능한 대형소방헬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산불신고 접수단계부터 소방헬기를 선제적으로 출동시켜 초동진압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효율적인 산불진압을 위한 소방차량 성능개선사업도 추진한다. 현행 소방펌프차의 펌프압력(15kg/㎠)을 경사와 원거리 연장이 가능하도록 고압(35kg/㎠ 이상) 송수가 가능토록 개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국단위 소방력 동원을 위해 ‘중앙긴급구조통제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고 각종 긴급구조통제단 훈련 시 동원자원의 관리방법 훈련도 중점 실시하기로 했다.

 

범정부ㆍ민간 복구지원 체제 돌입

 

▲ 화마가 휩쓸고 간 옥계면의 한 건물의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 강원소방본부 제공


산불 진압이 완료된 5일을 기점으로 정부는 산불 대응 태세에서 복구와 수습을 위한 지원체제로 전환했다. 정부는 이번 피해 지역에 대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 40억원과 재난구호사업비 2억5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마을 단위 임시주거시설별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지자체와 재해구호협회, 적십자사 등 관계기관은 합동으로 긴급구호 물자와 생필품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 롯데, 이마트 24, SPC그룹,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플러스, 롯데제과, 아이두젠 등 민간 기업들도 생수와 라면, 빵, 음료, 난방용 텐트 등 물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와 복지부의 정신건강복제센터 등에서는 상담활동가 77명을 투입해 재난회복 심리지원에도 돌입한 상태다. 또 정부는 11일부로 이재민의 생계 안정을 위해 24㎡(약 7평) 규모의 조립식 주택을 우선 제공하고 자가주택 복구 희망자에게는 최대 6000만원을 저리로 빌려주기로 하는 등 지원 추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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