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소방차량 검사부터 교육까지!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소방장비센터’

신규 차량 검사와 정밀점검 이어 오는 7월부터는 사다리차 자격시험 시행
전문기관으로 재탄생… “소방관서와 제조업계 간 원활한 소통 위해 노력”

신희섭 기자 | 입력 : 2019/05/30 [10:47]

▲ 소방장비센터 전경

 

▲ 2007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굴절사다리차를 이용한 소방교육을 진행하다 학부모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학부모 3명이 24m 아래 땅으로 추락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 2010년 대전에서 소방차량에 탑재돼 있던 고가사다리차의 사다리가 파괴되면서 인근 전신주를 덮쳐 정전 사고를 일으켰다. 하마터면 주변 시민의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 2011년 광주에서 고드름 제거를 위해 현장에 출동한 사다리차의 와이어가 끊어졌다. 12층 높이에서 고드름 제거 작업을 하던 소방관 2명 중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우리나라에서 실제 발생한 소방차량의 안전사고 사례다. 소방차량 사고를 수차례 겪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차량 점검과 검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소방차량의 경우 엔진과 조향장치 등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1~3년 단위로 정기검사가 이뤄진다. 하지만 사다리와 유압 등 특장 부분은 검사제도 자체가 없다.


사고가 지속되자 정부는 2010년 6월 소방장비센터의 구축 계획을 수립했다. 잦은 소방차량 사고로 인해 119 서비스의 신뢰 자체가 상실되고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려는 조치였다.


이듬해 1월 소방용품의 검ㆍ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는 담당 부서가 신설됐다. 주기적인 관리를 위해 2014년 4월에는 충북 음성에 8만8039㎡ 규모에 이르는 소방장비센터가 문을 열었다. 여기엔 6만2394㎡ 규모의 옥외주행시험장과 교육생을 위한 숙소, 53m 사다리차 훈련이 가능한 시험훈련탑과 같은 부수 시설도 대거 들어섰다.


소방공무원의 전문 교육을 위한 부서가 신설되면서 올해 7월부터는 소방사다리차 운용자 자격 제도를 위한 업무도 진행된다. 소방청은 소방장비센터의 교육시설을 통해 전문 교육과정을 확대ㆍ운영하고 시험까지 전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신규 소방차량의 사전 검사와 정밀점검, 전문 자격교육까지 전담하는 기관답게 2017년부터는 기존 소방장비 검사ㆍ검수센터라는 이름을 벗고 소방장비센터로 재탄생했다. 119플러스가 장비센터를 직접 찾아 그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꼼꼼히 들여다봤다.

 

▲ 1. 지난 2007년 굴절사다리차 사고 시 끊어진 와이어 2. 지난 2010년 대전 사다리차 사고 시 파괴된 사다리

 

신규 차량 검사


소방장비센터의 가장 기초가 되는 업무는 새롭게 도입되는 소방차량의 검사다. 구매규격서와 검사기준의 일치 또는 적합 여부를 검정하는 절차다. 대상은 소방펌프차를 비롯해 고가사다리차, 굴절사다리차, 물탱크차, 화학차, 구조차 등 6종이다.


소방관서에서 검사를 신청하면 소방장비센터는 중간검사와 완성검사를 거쳐 최종 결과보고서를 소방관서로 송부한다. 신규 구매 차량의 이상 유무를 사전에 꼼꼼히 확인하게 된다.


소방장비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이렇게 이뤄진 신규 차량 검사는 2378대에 이른다. 2014년도 196대를 시작으로 2015년 220, 2016년 669, 2017년 780, 2018년 513대의 소방차량이 검사를 받았다.

 

차량 교육ㆍ사다리차 운용자 자격제도

 

▲ 사진 좌: 시뮬레이션 교육 중 사고가 발생하면 화면을 통해 이를 교육생에게 알려주며 시스템은 자동으로 중단된다. / 사진 우: 소방차량 운행 실습 교육에 앞서 이론 교육을 받고 있는 소방공무원들


소방사다리차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수차량이다. 급박한 사고 현장에서의 차량 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성과 안전성이다. 간혹 현장에서는 차량 운용자의 작동미숙으로 전개가 지연되거나 사고로 이어질 때도 있다. 소방조직의 순환 보직 특성과 함께 별도 검증 없이 임무가 부여되는 현실이 문제로 꼽힌다.


소방청은 현장 대응 능력 약화로 이어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교육을 전담하는 소방장비센터는 소방차량의 운행과 조작에 대한 교육을 2016년부터 실시해 오고 있다. 주행실습과 소방차 운전, 조작능력을 비롯해 올해부터는 구급 차량 운행 교육도 일정에 추가했다.


특히 올해 7월부터는 소방사다리차 운용자 자격제도가 도입되면서 이 제도의 교육과 자격시험을 소방장비센터가 맡게 됐다. 교육 수료자를 대상으로 시험은 필기시험과 수행능력평가 등으로 나눠 치러진다. 소방청은 2020년까지 전국 사다리차 운용자의 100% 교육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차량 정밀점검

 

▲ 소방장비센터 직원이 직접 소방관서를 방문해 차량을 정밀점검하고 있다.


모든 소방차량에는 화재진압이나 구조 등을 위한 특수한 장비가 장착된다. 이렇게 구성되는 특장 부분의 물리적, 기능적 작동상태 등 이상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것이 바로 ‘정밀점검’이다. 펌프차와 사다리차, 화학차 등이 정밀점검 대상 차량이다.


사다리차 등은 소방관서에서 취득 후 5년이 경과하면 연 1회 정밀점검을 시행해야 하고 펌프차와 화학차는 2년 1회 씩 진행된다.


정밀점검을 신청하면 소방장비센터는 해당 차량 소유 소방관서와 협의해 점검 계획을 세운다. 점검이 마무리되면 최종 결과보고서를 소방관서에 송부한다.

 

[미니인터뷰] 이상문 KFI 소방장비센터장
“소방관 역량 향상은 결국 사회안전 지키는 일”

 

 


“소방용품과 장비 등의 검ㆍ인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보니 일각에서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큰 부를 쌓는다는 오해를 하곤 한다. 검ㆍ인증 업무를 통해 모아진 잉여금을 다시 사회적 안전비용으로 환원시키는 노력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소방장비센터다”


소방장비센터는 2011년 7월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2014년 음성에 자리를 잡기까지 540여 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최초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은 55억 정도다. 나머지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소방용품 검ㆍ인증 업무를 장기간 수행하면서 축적한 잉여금을 투입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기획재정부로부터 경영평가를 받는 공공기관이다. 이 잉여금이 있더라도 실제 사용을 위해선 깐깐한 정부의 관리ㆍ감독을 받아야 한다.


소방장비센터의 설립은 소방공무원이 사용하는 장비의 안전성을 높이고 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목적을 가졌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그래도 소방의 역량 강화가 곧 국민의 안전과 연결된다는 명분이 분명했기 때문에 지금의 센터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상문 센터장은 “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업무는 모두 소방공무원이 대상”이라며 “검사와 점검, 교육 등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현장 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업무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소방차량의 정밀점검과 소방공무원의 운전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7월부터 실시되는 소방사다리차 운용자 자격시험은 소방공무원의 차량 조작 능력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소방공무원의 현장 대응 능력 향상은 곧 현장 대응 시간의 단축으로 이어진다. 재난 현장의 피해 역시 줄어들 수 있게 돼 경제적인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순환 효과를 통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자금이 사회적 안전비용으로 환원된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방장비센터의 역할에 있어 우려되는 걱정도 적지 않다. 이상문 센터장은 “소방은 법률과 제도적인 제약으로 인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 매우 어려운 분야”라고 말했다.


주 고객이 재난 현장의 최고 전문가인 소방공무원이다 보니 충분한 만족을 주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전문성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를 위해 소방장비센터는 올해 초 조직을 개편했다. 팀 단위로 운영되던 부서를 부 단위로 격상시켜 전문성을 높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상문 센터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요자인 소방관서와 공급자인 소방차량 제조사 사이에서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더불어 전문기관으로서 소방차량과 관련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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