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19]“급류구조 지식 나눠 동료와 시민 안전 지키고파”

급류구조 전문교육과정 이끄는 안산소방서 사동119안전센터 양재영 소방장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9/07/01 [13:36]

▲ 안산소방서 사동119안전센터 양재영 소방장  © 최고 기자

 

2010년 9월 국지성 호우가 내린 어느 날. 경기도 안양천의 물이 불어 여성 한 명이 물에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관들은 우선 출동에 나섰다. 당시 소방에선 급류구조에 대한 이해나 장비 등 대비책이 많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 역시 급류구조 경험이 거의 없던 소방관들이었다.


삼덕공원 쪽에서 떠내려가기 시작한 요구조자는 약 3km 떨어진 안양 석수3동 박달교 인근에서 최초 발견됐다. 다리에서 떠내려 오는 여성이 목격됐지만 손 쓸 수 없었다. 불어난 물과 강한 물살, 그리고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장비 때문이었다.


긴 거리를 떠내려 온 탓에 이미 숨을 거뒀을 가능성이 컸다. 살아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그러나 빠른 물살 속도를 따라가는 것은 무리였다. 경기도 광명과 서울 금천구조대에 지원 요청을 했다. 결국 여성은 서울까지 떠내려간 뒤에야 구조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 구조 출동을 계기로 급류구조와 관련된 교육과 훈련, 적합한 개인 안전 장비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수난 구조작업을 위해 다이빙 스킬과 라이프가드 교육 등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구조 방법들을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급류 사고와 같은 다른 유형의 구조 현장을 경험할수록 아직도 배워야 할 게 많다고 느꼈습니다”


경기 안산소방서 사동119안전센터에서 근무 중인 양재영 소방장은 2006년 소방관이 됐다. 양 소방장은 DRI(Dive Rescue International) 급류구조 강사와 ERDI ⅠㆍⅡ(Emergency Response Diving International)ㆍ텐더, PADI(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s) 스쿠버 강사, 수상안전법 강사, 라이프가드, 화재진화사 1급, 3D Firefighting 등 다양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능력자다.

 

 

그가 이런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교육이나 훈련이 선행돼야 내 스스로의 안전뿐 아니라 시민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가 처음부터 급류구조 분야에 관심을 뒀던 건 아니다. 오히려 화재 분야에 배우려는 의지가 컸다. 그 덕분에 관련 자격도 많이 보유할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10월. 울산에서 구급대원이 급류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요구조자를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지난해 8월에는 김포에서 수중보에 보트가 걸려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 3명이 순직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양재영 교관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일선에서 구조를 해야 하는 소방관들에게도 급류구조와 관련한 교육과 훈련이 절실함을 깨닫게 했다.


“여러 사고 때문에 많은 소방관이 ‘급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아요. 하지만 국내엔 급류 관련 교육이 없어 미국 콜로라도로 가서 11일 간 DRI 급류구조 Lv 1, 2, 트레이너 과정을 이수하고 돌아 왔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내내 생각했던 것이 있다. 바로 “내가 배운 것들을 많은 동료와 함께 나눠야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는 2018년 6월 급류구조 트레이너 과정을 이수한 직후인 7월부터 안산 119구조대원들과 급류구조 관련 교육을 처음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10회에 이르는 교육을 진행해 110명의 동료들과 급류구조 지식을 함께 나눴다.


양 교관은 교육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교육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훈련 전에는 코어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훈련 후에는 회복을 위한 영양 섭취에 신경을 쓴다. 소방관이 되기 전 취득한 생활체육2급지도자(수영, 보디빌딩), 선수트레이너, 운동처방사, 체력측정평가사 등 자격들이 교육 설계 시 큰 도움이 됐다.

 

 

어느덧 급류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경기소방학교에는 올해 공식적이면서도 정례화된 급류구조 전문 교육 과정이 생겼다. 지난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첫 교육에는 20명의 경기소방관들이 참여했다.


양재영 소방장은 이 전문 교육 과정의 교관이다. 급류구조 Lv1, 2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트레이너는 경기도에서 그가 유일하다. 경기소방학교가 급류구조 교육과정을 개설할 수 있었던 배경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기소방학교의 급류구조 전문 교육 과정은 타 시ㆍ도 소방관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많은 동료에게 급류교육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게 양재영 교관의 바람이다.


“비록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됐지만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이 체계화되고 빅 데이터화 된다면 경기도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동료와 요구조자의  안전도 더욱 잘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내내 “12년 6개월이란 시간 동안 소방관으로 살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던 양재영 교관.


“그동안 알게 된 소중한 진실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은 겸손하게 인정하고 배우려는 마음을 멈추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계속 노력하는 소방관이 되겠습니다.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있다면 더욱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어요”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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