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소공간용 소화용구의 KFI 인정기준’의 문제점

박지현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전임교수(전 한국전기안전공사 | 입력 : 2019/07/25 [10:23]

▲ 박지현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전임교수(전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사장)

인구가 많이 모이는 고밀도형 도시화 형태가 증가하는 우리나라는 전기와 유류, 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사용하는 시설이 늘면서 화재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전체화재의 21%(9264건)가량이다. 재산피해 역시 1천억이 넘는다. 전기화재의 발화열원별 현황은 전기적 아크(단락)가 8766건(전체 화재의 20%)을 차지하고 발화장소는 분ㆍ배전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분ㆍ배전반과 제어반 등 전기 패널 화재에 대비한 자동소화용구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전기 패널 내부에 자동소화용구를 장착할지 여부는 해당 시설의 전기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결정한다. 이들은 당연히 KFI 인정을 받은 제품을 구매하는데 인정서가 있는 제품이면 당연히 화재진압 능력이 있다고 신뢰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전기화재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최근에서야 ‘소공간용 소화용구의 KFI 인정기준’을 접했다. 인정기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느낀 건 전기 패널의 화재 위험요소와 발화요인 등을 고려하지 않고 시설에서 화재 유형을 소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줄인 정도로 제정됐다는 인상뿐이었다.


KFI 소화시험방법을 보면 첫 번째로 A급 소화시험이라고 해서 각목 형태의 목재를 4분간 외부에서 예비연소한 뒤 시험체에 투입하고 화재진압 여부를 확인한다. 그런데 목재를 갖고 이 시험을 하는 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목재가 아닌 전선이었다면 분ㆍ배전반 화재 시험에 좀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또 A급이든 B급이든 외부에서 예비연소 후 시험모형을 패널 내부에 설치하는 데 이는 화재의 크기를 키워 온도 반응 물질로 구성된 소화용구가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해 소화성능을 최대치로 끌어내려고 한 의도가 아닌가 싶다.


전기 패널 화재는 노출된 충전부 상호의 혼촉에 의한 단락과 누전, 접속부 접속불량과 접속부 산화물 증식 성장에 의한 발열, 기계적 피로에 의한 소손 절단으로 의한 반단선, 정전기에 의한 폭발, PCB 등 전자 회로부에서의 이온 이동으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다. 발생 원인과는 관계없이 전선이 타는 것이라 초기에는 화염이 크지 않다.

 
작은 화재가 패널 아랫부분에서 발화됐을 경우 패널 상부에 장착된 소화용구의 온도 반응 물질이 적시에 작동할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분ㆍ배전반과 제어반의 경우 아래의 사진과 같이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갖기 때문에 화재 초기에는 화염이 직접적으로 소화용구에 도달할 수 없다. 패널 내부는 차단기와 덕트 등 발화 포인트가 패널 아랫부분에 있을 때 상부나 내부에 부착된 소화 용구가 작동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 같은 연장 선상에서 방출구와 소화모형과의 최소 이격거리 역시 전기화재에서 맞지 않는 조건으로 오히려 발화 포인트 가까이에 초기발화시 소화가 가능한 제품을 개발해 설치한다면 전기로 인한 화재와 재산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지현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전임교수(전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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