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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I인정은 받았는데...” 무검사 가스소화설비 과압배출구 논란

제품검사 실적 단 한 건도 없는 KFI인정 과압배출구 ‘소비자 주의보’

최영 기자 | 입력 : 2019/11/25 [10:53]

▲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과압배출구 © FPN


[FPN 최영 기자] = 현장에 공급되는 가스계소화설비 과압배출구의 KFI인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업체가 KFI인정을 획득한 뒤 영업 과정에서 인정품임을 홍보하면서도 실제로는 제품검사를 받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과압배출구는 가스계소화설비가 설치된 방호구역 내 구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가스계소화설비 설치 공간에서 소화약제가 방출될 때 압력이 높아지면 벽체에 매립된 과압배출구는 일정한 압력에서 개방돼 과압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지난 2015년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이 과압배출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KFI인정 기준을 제정했다. 이후 2017년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면서 현재까지 4개 업체가 인정을 받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KFI인정을 받은 일부 업체가 인정품임을 내세우며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실제 제품검사를 받은 실적은 단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업체는 KFI인정 획득 이후 최근까지도 인정품임을 홍보해 왔고 가스계소화설비 시공 현장에 상당량을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 내에서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제품검사를 거치지 않은 과압배출구는 결과적으로 KFI인정품으로써의 유효성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KFI인정은 소방 관련법에서 규정한 소방용품 이외의 제품에 대해 성능을 인정해 주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자체 제도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성능이나 형상, 구조, 재질 등의 적합 여부를 판단 받아 인정서가 발부된다. 이후 양산 제품마다 제품검사를 받아야만 최종 인정품으로 실효성을 갖는다. 최초의 인정품과 양산품이 성능이나 구조 등이 다를 수 있어서다.


만약 이 KFI인정을 받은 업체가 인정품이라고 판매해 놓고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인정 자체의 강제 취소 사유까지 될 수 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관계자는 “KFI인정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인정품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고 판매했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KFI인정 사실을 알리고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제품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인정을 취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KFI인정품은 국내 유일의 소방용품 검ㆍ인증 기관인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성능을 검증받았다는 측면에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신뢰를 얻는다. 법적인 강제성을 띠진 않지만 소비자 인식에 따라 인정 보유 여부는 제품 선택에 있어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자율인정에 해당하는 KFI인정 제품이라도 소비자들은 인정품인 것으로 알고 구매하게 된다”며 “검사를 받지 않고 판매하는 것은 분명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위고 일종의 사기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제품검사를 거치지 않고 과압배출구를 판매해 온 해당 업체는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구매자가 과압배출구의 KFI인정품을 요청했음에도 제품검사를 안 받고 팔았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제품을 판매할 때마다 KFI인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물어 필요하지 않을 경우 검사를 받지 않고 판매했다”며 “마치 이 사안을 자사가 속여서 판매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KFI인정 제품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KFI인정품으로 알고 제품을 구매하는 거라면 제품검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제품검사 여부는 해당 제품에 붙는 검사 증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정상적으로 제품검사를 받은 KFI인정 제품에는 합격표시가 부착된다. 진위 여부는 스티커를 살짝 떼어내면 확인이 가능하며 소방산업기술원 홈페이지에서 합격번호 조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 소방방재신문


현재 KFI인정 제도로 운영되는 소방 관련 용품은 ▲방화복 ▲소방용진압헬멧 ▲소방용안전화 ▲소방용안전장갑 ▲휴대용비상조명등 ▲실내장식물의 불연ㆍ준불연재료 ▲아크경보기 ▲가스계소화설비용수동식기동장치 ▲방수총 ▲소화설비 배관이음쇠 ▲화재대피용자급식호흡기구 ▲피난밧줄 ▲미끄럼대 ▲소방용행가 ▲소방용방화두건 ▲인명구조매트 ▲구조차 ▲구급차 ▲배연차 ▲조명배연차 ▲소방자동차 경광등 ▲소방자동차 차체작업등 ▲소방자동차 전기모터사이렌 ▲휴대용탐조등 ▲LED연기투시랜턴 ▲소방용 구조헬멧 ▲난연바닥마감재 ▲압축공기포소화장치 ▲소방펌프차 ▲소방물탱크차 ▲소방화학차 ▲소방고가사다리차 ▲소방굴절사다리차 ▲무인방수차 ▲소방자동차용 소방펌프 ▲이동용 소방펌프 ▲결합금속구 ▲소방용방화복 세탁기 ▲소방용 감압밸브 ▲소방용 화학보호복 ▲차량용소화기 고정장치 ▲소방용 수격흡수기 ▲영상음향차단장치 ▲소공간용소화용구 ▲미분무건 ▲미분무소화설비 설계도서 검증 ▲과압배출구 ▲소방자동차용 합성수지탱크 ▲이산화탄소호스릴소화장치 ▲소방전원공급장치 ▲소방용 체크밸브 ▲흔들림방지버팀대 ▲소방용 전자음향경보장치 ▲가스계소화설비용 신축관 ▲지진분리장치 ▲내진스토퍼 ▲소방용릴호스드럼 ▲연결용고압호스 ▲가스계소화설비 용기밸브 개방장치 ▲캐비닛형 간이 호스릴 포소화장치 등 60가지다.


<FPN/소방방재신문에서는 과압배출구의 KFI인정을 비롯해 성능인증, 형식승인 등 다양한 소방용품 검ㆍ인증 제도와 관련해 제품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로 공급을 받아 피해를 입은 실제 사례를 찾습니다. 이 외에도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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