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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소방통로 확보, 작은 배려가 우리의 행복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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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위 연병호 | 기사입력 2019/11/25 [16:15]

[119기고]소방통로 확보, 작은 배려가 우리의 행복을 지킨다

제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위 연병호 | 입력 : 2019/11/25 [16:15]

▲ 제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위 연병호

수많은 화재와 기타 구조ㆍ구급 상황에서는 불법 주ㆍ정차 차량으로 초기대응을 하지 못해 더 큰 인명ㆍ재산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소방차가 현장에 5분 이내에 도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소방관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일반 차량이 비켜주지 않아서’ 또는 ‘불법 주ㆍ정차 차량 때문’이 64%를 차지했다.

 

화재 발생 후 5분이 지나면 화염의 급속한 증가로 열ㆍ연기에 의해 소방대원이 옥내 진입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명구조와 화재진압 속도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화재 발생 건물이 사용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되고 인근 건물로의 연소 확대 우려까지 나오게 된다.

 

구급에서 심정지 환자의 경우 4분 경과 후 1분마다 생존율이 7~10%씩 감소하며 10분 경과 시 생존율은 5%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소방이 시간과 싸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재난 발생 시 최초 5분 이내는 초기대응에 가장 효과적이며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응급환자의 경우 4분 이내가 골든타임이다.

 

출ㆍ퇴근 시간 때나 야간에 현장출동대원을 힘들게 하는 것은 현장까지 가는 도중 불법 주ㆍ정차 차량과 비양심적인 운전자들로 인한 현장 도착시간 지연이다. 일부 운전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각자의 길로 가느라 바쁘고 뒤에 따라오는 구급차나 소방차가 자신과 상관없다는 이유로 무관심하게 운행하고 있다.

 

요즘엔 주차 전쟁이라고 할 만큼 주차난이 심각하다. 소방차는 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하고 사이렌만 울리며 애를 태운다. 특히 주택밀집지역에서 조금만 걸으면 넓은 주차공간에 주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편의만 생각하고 집 가까이에 불법 주차하는 사람들로 인해 소방차가 갈 수 있는 길이 사라져간다.

 

주차할 때 우리 집에 불이 날 경우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는 소방출동로가 될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주차장이 된 도로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하는 소방차는 그 주차한 차의 주인이 사는 집의 화재도 진압하러 갈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의식의 변화다. 우리는 차량 운행 중 긴급차량을 발견하면 서행 후 좌ㆍ우로 차량을 피양해 긴급차량의 출동에 방해를 하지 않아야 한다. 골목길 등 좁은 구역에 부득이 주차할 경우 소방차가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만약 집 근처에 주차 공간이 없다면 조금 걷더라도 공공주차장 등을 이용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내가 아무리 규범을 잘 지켜도 다른 사람들이 지키지 않는다면 나만 손해 본다는 피해의식을 갖는다면 소방출동로를 위한 잠깐의 수고가 동반될 수 없다. 사회적으로 만연한 불신 속에서 규범을 지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먼저 규범을 지키고 우리를 위해 수고를 조금 더 해보자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소방출동로를 언제든 열어 놓는다면 그 출동로는 나와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것이다.

 

오늘도 소방대원은 현장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양보하지 않는 차량과 도로에 불법으로 주ㆍ정차된 차량을 피해 힘겨운 싸움을 한다. 소방출동로를 위해 조금만 더 걷고 조금만 더 양보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제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위 연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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