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분이 플로우(F)로 구성된 할로겐화합물 가스소화설비는 다른 설비보다 신뢰성과 안전성능, 소화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화재진압을 제때 하지 못하면 인체 독성이 높은 불산(HF)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공동대표를 맡은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할로겐화합물 가스소화설비의 국내ㆍ외 기준을 약 3개월간 조사한 결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이 엉터리로 성능 인증해주고 있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방비가 상태나 다름없다는 게 드러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국내제조사 간의 과당경쟁이 낳은 결과로 KFI가 과학적인 검증 프로세스를 마련하지 못하고 설계 프로그램값을 제대로 승인하지 못한 결과로 보여진다. 설계 프로그램은 제조업체에서 얼마든지 수정 가능한 구조다.
최대 방호거리 실증 실험을 할 경우 최대배관비 제한 조건 외에도 최소 충전밀도에서 시험을 진행하고 10초 내에 약제량의 95%가 방출됐는지 무게로 검증해야 신뢰성이 있을 것이다.
실증실험 시 배관 관경을 50A 기준으로 테스트하지만 실제 현장에는 65~150A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찰 손실값 적용이 제조사마다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온도 보정값, 배관비 등의 인자와 같은 다양한 변수가 있어 설계 프로그램의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 25bar의 저압 소화약제용기에 80bar 이상의 질소를 주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위반으로 국민안전과 인명이나 재산피해를 막기 위해 기존의 가압식 시스템에 대해서는 형식 승인 취소 등의 행정조치를 내리고 대책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동용기 라인의 말단 압력에 대한 테스트 기준이 없어 이는 소화약제 용기 봉판 부작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CO2 기동용기(1ℓ)의 양(압력)이 제조사가 사용하는 체크밸브ㆍ동관 길이와 종류, 압력손실과 연결부 누기 발생에 따라 최종 말단까지의 용기 개방 가능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스트를 통한 제품의 신뢰성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소방청은 소화실패 위험을 감안해 실제 소화 가능한 양보다 약제량을 1.2~1.3배 더 가산해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해외에서는 예비 용기약제를 두고 있다. 화재 진화 실패 시 재발화가 됐을 경우 국내처럼 약제량을 더 가산하더라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처럼 예비 용기를 권장한다면 설치할 건축주는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강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약제 방출 시 작동 압력과 부압 발생에 대한 기준이 없고 일부 소화약제(FK5-1-12, HFC-125, HFC-227ea)의 경우 과압보다 부압이 높아 양방향 과압배출구 기준 도입이 요구된다.
과압배출구는 KFI인정 기준 운영으로 법적 강제성이 없다 보니 무검사 제품과 유효 배출면적이 다른 제품이 설치되고 있어 화재진화 실패는 물론 2차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압과 부압, 도어 펜테스트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 가스 제조사에서 설계 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김중진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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