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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현장 누비는 비구니,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이사장 현해스님

[인터뷰]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초대 이사장 현해스님
“묵묵히 현장에서 움직이는 재난현장 조력자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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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16/11/25 [10:32]

재난 현장 누비는 비구니,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이사장 현해스님

[인터뷰]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초대 이사장 현해스님
“묵묵히 현장에서 움직이는 재난현장 조력자 되고 싶어”

김혜경 기자 | 입력 : 2016/11/25 [10:32]
▲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이사장 현해스님     © 김혜경 기자


[FPN 김혜경 기자] = “예쁘게, 세련되게, 유식하게 머리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 눈으로 보고 몸으로 부딪히며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지난해 국민안전처 재난구호과로부터 제1호 설립인가를 받은 비영리 사단법인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이사장 현해스님이 한 말이다.

 

현해스님은 출가 전부터 ‘새사랑’이라는 단체를 통해 보육원과 구치소, 장애인 행사 등을 찾아 일손을 거들만큼 봉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게 된 그녀는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 바지선 등지에서 45일 동안 유가족과 구조팀을 위해 봉사활동을 벌였다.


현해스님은 “종교를 따지지 않고 재난이나 재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재난현장을 찾은 배경을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전후로 안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그녀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나 이재민에게 곧바로 달려갈 수 있는 봉사단체 설립을 결심했다.

 

이를 위해 2014년 가을, 숭실사이버대학 소방방재학과에 입학한 그녀는 소방과 안전, 예방에 대한 새로운 학문 습득에 도전했다. 최근에는 소방안전관리자 자격도 부여받았다.

 

스님과 학생, 두 가지 역할을 바쁘게 해내는 와중에도 현해스님은 봉사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대학에서 안전지킴이 소방방재학과 대표를 맡아 보육원이나 노숙자, 독거노인을 찾아 연탄 배달과 목욕, 식사 나눔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


평소에는 소방관서를 돌아다니며 소방대원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국민안전의 최일선에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곧 현장의 소리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현해스님은 “마치 슈퍼맨처럼 든든한 그들이지만 초임 시절의 재미난 일이나 현장 활동에서의 힘든 일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그들도 우리처럼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국가나 국민적 관심은 그들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난 안전에 유독 관심이 많은 현해스님은 TV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도 남다른 생각을 한다고 한다. 단순할 수 있는 복불복 게임 장면에서도 재난 상황을 떠올린다는 것.


그녀는 “TV 속 복불복 게임은 즐겁고 유쾌하지만 사고 현장 속에서의 복불복은 참담한 결과를 낳게 된다”며 “단순히 ‘나만 아니면 돼’라는 게임과 달리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사고 속 아찔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예방하고 지켜야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고 했다.


특히 그녀는 “‘나라가, 정부가 날 지켜주겠지’가 아니라 ‘나도 내가 지키고 내 가족, 내 이웃도 내가 지킨다’라는 마음을 갖고 더불어 우리나라도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해스님이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를 결성해 이사장직을 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봉사회가 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됐다. 그동안 봉사회는 봄철 산불 조심 훈련과 이재민 힐링 다도ㆍ걷기 명상 캠페인, 연탄 나눔, 이재민 심리상담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


지금은 현해스님을 비롯 전 한국재난관리표준학회 조원철 회장, 동국대 문화예술대학교 미술치료학과 김정애 교수, 소방관 등 공직자, 일반 시민 등 110여 명이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소방 관련 행사나 세미나, 박람회 등에 참석해 많은 것을 듣고 배웠다”며 “말은 안 나오더라도 말귀는 알아들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소방에 대해 공부한 것 같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현해스님은 향후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의 활성화를 위해 대만의 자제공덕회와의 MOU 체결을 구상하고 있다. 그녀 설명에 따르면 자제공덕회는 대만의 대표적인 봉사활동 조직으로 ‘증엄스님’이 이끌고 있다.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의 모티브가 된 조직으로 상호 협력을 통해 봉사 교육과정과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현해스님은 기대하고 있다.


“국가로부터 허가받은 조직이라는 이유로 보여주기식의 문서나 사진 기록 등을 남기기 위한 봉사활동이 아닌 묵묵하게 현장에서 진정 필요한 조직이 되고 싶다”는 현해스님.


그녀는 “그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재난이나 사고 현장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빠른 구조와 복구를 도와줄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김혜경 기자 hye726@fpn119.co.kr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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