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제언] 소방청 독립과 함께 기술행정 기반 마련해야

최기환 발행인 | 입력 : 2017/06/08 [17:43]
▲ 본지 최기환 발행인   

소방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등 모든 재난의 초기대응을 담당한다. 그렇기에 독자적 생존이 가능하도록 독립 기관을 형성할 때 다양한 분야에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다는 말에 반론을 제기할 이유와 명분은 없다.


그러나 현장성을 강조하며 재난상황에 경험이 없거나 다른 직렬의 인력이 조직에 섞이는 것 자체가 문제의식으로 공유되는 것에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소방은 화재 예방과 진압, 구급 등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특별한 목적을 가진 조직이다. 재난대응에 예방ㆍ구조ㆍ구급의 전문성을 살리고 화재나 폭발 등 사회재난의 예방업무 영역 확장 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그동안 소방조직은 재난ㆍ재해 현장에서 구조ㆍ구급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헬기조종사나 특수부대 구조전문가, 간호직의 구급전문가, 화공분야의 화학구조대 등 많은 전문 인력을 소방직화 했다. 이를 통해 소방조직의 현장 대응력을 높였고 전문성도 갖추게 됐다.


하지만 화재 예방을 위한 소방시설 분야는 유독 취약하기만 하다. 소방조직이라는 관과 조력자 역할을 하는 민간 조직, 그리고 인력이 그 기반을 든든하게 갖추고 있음에도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조직 내ㆍ외부가 연계되는 기술행정에서는 네거티브 협력과 공조가 있어야만 현장의 목소리를 실무에 담을 수 있고 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규제법령을 관리ㆍ감독하는 업무에 치중해 규제만을 강화한다면 제도적 괴리감은 산업을 경직시킬 수밖에 없다. 소방산업 활성화는 물론 정부 일자리 창출 등 정책을 수행하기 힘들게 된다. 결국 소방조직의 발전에도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사회는 산업과 건축물의 규모가 급속하게 변화되고 시설물의 규모 또한 초고층화, 지하화, 복합화 되며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화재나 폭발 사고 역시 대규모 재난으로 이어지는 위험성이 확대됐다. 이에 소방의 예방분야는 연구ㆍ개발과 소방산업 전문가의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한 분야의 기술발전은 현장의 실무경험과 제조산업의 기술, 그리고 행정적 이해도가 결합돼야만 가능하다. 그래야만 취득 기술을 리셋하지 않고 지속적인 기술발전을 이뤄낼 수가 있다.


이런 사실은 ‘1만 시간의 법칙’이나 ‘축척의 시간’, ‘제4차 산업혁명’ 등 기술 선진국 등 많은 곳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국가의 적극적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대형건설 현장 안전사고 예방대책의 중심인 산업안전 분야와 교통사고나 범죄 등 생활안전 분야 등은 정부와 외부 전문가그룹의 협력을 통해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현대 재난안전 분야의 지속적인 정책연구와 기술연구가 추진되는 시점에서 그 변화의 중심에도 협력이 기본이 되어야 함은 거스를 수 없는 법칙과도 같다.


소방의 화재예방 업무도 앞으로는 사회재난에 있어 화재에 폭발을 더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더욱 발전된 체계를 정립해 나가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전문경력직 공무원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가적 화재예방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적게는 3개월에서 길어야 2년도 못 채우고 자리를 떠나는 조직체계에서는 연속적인 발전을 이뤄낼 수 없다. 경험과 지식을 가진 경력직 공무원의 유입은 소방시설의 안정화된 정책을 정착시켜 나가는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과제는 소방관련 제도의 체계 변화다. 앞으로는 소방관련 제도의 개선방향이 포지티브와 네거티브를 융합한 형태로 탈바꿈해야만 한다. 기술개발 규제를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형식의 고시 개정은 규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의 변화는 재난안전과 관련된 제도에도 필요한 사항이다.


앞으로는 소방산업 발전을 위한 네거티브 형식의 교육과 홍보도 추진돼야 한다. 재난안전 교육과 홍보는 자격기준만을 포지티브 형태의 최소 규제로 제한하되, 교육과 홍보업무 추진은 네거티브 형태로 수행하는 서비스업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행정은 사회 전문가에 의한 교육으로 개방하고 홍보는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잘못된 관행과 사회 시스템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소방산업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 담당 조직의 개선이다. 국민안전처의 연구개발 정책은 자연재난에 집중돼 있다. 반면 사회재난은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고 그 예산규모 또한 미비하다.


따라서 미래를 준비하는 소방 R&D가 추진돼야만 한다. 제도개선을 위한 소방정책을 개발하고 소방관이 사용하는 소방장비, 소방시설에서 사용하는 소방용품을 따로 분리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화재안전기준은 현장 시공 전문가와 연계하고 소방산업은 외부전문가(산업ㆍ학계ㆍ연구)와의 협치를 통해 제도를 개선하는 등 발전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노력도 요구된다.


이제 소방조직의 문제는 재난의 대응에 국한할 수는 없다, 사회재난의 예방과 대비를 위한 발전적인 소방정책 또한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선 협업과 전문화가 필요하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각종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목적을 가진 소방조직이 내부만의 독자성만 고집한다면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원인과 결과에 따른 해결방안을 찾기 어렵게 만들고 분야 발전을 고착 또는 퇴보시키는 길이 될 수 있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눈높이에 맞는 전문기술직 등 타 직군을 유입하고 외부 전문가와 사회적 협치를 이끌어 내는 화재안전정책의 대안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지원하는 소방안전산업의 새로운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

 

최기환 발행인

광고
집중취재
[인터뷰] 제3대 한국소방시설협회장 김태균 당선인
1/2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