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고층건축물 화재안전대책, 어떤 내용 담겼나?

30층 이상 고층건축물 2,315개소, 연 1회 전수 점검
가연성 외장재 사용한 135동, 화재안전 성능평가 도입
저층부 외장재 교체 시 시공비 이자 지원ㆍ컨설팅 제공

이재홍 기자 | 입력 : 2017/08/10 [13:20]
▲ 지난 3월 10일 서울 마포푸르지오시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고가사다리차에 올라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이재홍 기자


[FPN 이재홍 기자] = 정부가 고층건축물 화재안전대책을 내놨다.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 소방청이 함께 마련한 이번 종합 화재안전대책에는 전국의 30층 이상 고층건축물을 대상으로 건축물 자체의 화재안전 기반을 강화하고 소방의 화재 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담겼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고 ‘고층건축물 화재안전대책’을 심의ㆍ확정했다.


이날 확정된 고층건축물 화재안전대책은 지난 6월 14일 런던에서 81명(추정)의 사망자를 낸 그렌펠 아파트 화재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이낙연 총리가 국내 고층건축물에 대한 화재안전대책 마련을 관계 부처에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렌펠 아파트는 지난 1974년에 준공된 24층, 127세대 규모의 공공임대아파트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건축물에서의 화재가 급격히 확산되며 큰 인명 피해를 남겼다.


특히 지난 2014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외벽에 부착한 가연성 외장재는 급격한 화재 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가연성 우레탄폼이 단열재로 사용된 알루미늄복합패널 외장재는 외벽과 굴뚝효과를 일으키며 피해를 더욱 키웠다.


국내에서는 건축물 외장재에 대한 규제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 지난 2010년 38층의 부산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이후 2012년부터 30층 이상 건축물에는 가연성 외장재의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2015년 1월에 발생한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는 같은 해 10월, 해당 규정을 6층 이상 건축물로 다시 한번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규정 강화 이전에 준공된 고층건축물들은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았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국내 30층 이상 고층건축물은 총 2,315동에 이른다. 그리고 이 중 135동은 화재안전에 취약한 가연성 외장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기존 고층건축물에 대한 화재안전관리를 강화키로 하고 이를 위한 세부 계획을 마련했다. 이번 화재안전대책에 담긴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 고층건축물 화재안전대책 추진 계획    


▲화재안전 성능평가 시행

30층 이상 고층건축물 중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135동에 대한 화재안전 성능평가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현재 미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18개 항목의 화재안전평가에 착안, 관계 전문기관을 통해 ‘화재안전 점검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건축물의 화재안전 성능을 평가하겠다는 구상이다.


평가 결과는 건축물 소유자와 관리자를 비롯해 입주자와 지자체, 소방안전관리자에게 제공하고 DB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는 관할 지역 내 건축물 관리에, 소방관서는 화재 진압과 예방 계획 수립에 활용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또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30층 이하 건축물에 화재안전 성능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가연성 외장재 성능개선 유도
평가에서 일정 성능 이하의 결과를 받은 건축물 중 저층부 외장재 교체를 통해 개선될 수 있는 건축물에 대해서는 그린리모델링 사업과 연계, 시공비에 대한 이자를 지원한다.


또 건축물별 화재성능 개선을 위해 필요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추진, 건물주의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화재안전 성능보강 기술 개발
내년 상반기까지 가연성 외장재가 사용된 건축물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화재안전 성능을 보강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특히 과제의 시급성을 감안해 국토부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부 R&D 과제에 ‘고층건축물 외장재 화재안전 성능보강 방안’ 과제를 추가하기로 했다.


▲건축물 화재안전 기반 강화
유지 관리를 통해 기존 건축물의 화재, 붕괴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건축물 관리법(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이는 현행 건축법이 신축 건축물에 관한 규정 위주로 이뤄져 기존 건축물 화재안전관리에는 미비점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국토부는 신규 법 제정을 통해 건축물 화재와 구조 성능 유지 관리ㆍ점검 기준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내년 4월부터 지자체에 ‘지역건축안전센터’를 설치, 건축물의 불법 용도변경과 화재 위험요소를 철저히 관리토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층건축물 거주자를 대상으로 화재 시 행동요령과 화재안전시설 사용요령에 대한 교육ㆍ홍보도 시행하기로 했다.


▲화재예방 관리ㆍ감독 강화
소방청은 건축물 내 용접이나 용단 등 화재 위험성을 내포한 작업 시 공사자로 하여금 화기 취급 계획서를 제출토록 하고 소방안전관리자가 승인토록 하며 공사 중 화재 감시자를 입회토록 하는 등 안전조치를 강화한다.


또 2,315동의 30층 이상 고층건축물 전체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를 현재 7% 내외 표본 점검에서 매년 1회 전수 점검체제로 전환한다. 점검에서 소방시설을 조작하거나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적발되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 강경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층건축물과 가연성 외장재가 밀집한 지역에 대한 심야시간대 화재예방 순찰도 강화한다. 해당 지역과 소방차량 진입 곤란 지역에는 옥외소화전 설치 거리 기준을 조정(현 100m → 50m)하고 보이는 소화기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형생활주택 밀집 지역을 화재경계지구로 지정, 소방관서장의 소방안전관리 대상에 포함해 집중 관리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또한 내년 1월부터는 6층 이상 모든 건축물에 자동식소화설비(스프링클러)를 의무화하는 등 소방시설 관련 규정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화재 대응역량 강화
화재 발생 시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소방청은 이를 위해 노후 소방차량 교체 시 고층건축물 화재 진화가 가능한 전용 장비를 우선 구매, 교체를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고압펌프차와 68m 이상 접근 가능한 고가사다리차를 고층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을 관할하는 소방관서에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또 개별 건축물의 현장 조건을 반영한 화재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연 1회 거주민과 소방관서의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분기별 현지 적응훈련도 실시키로 했다.


▲교육ㆍ훈련ㆍ홍보 내실화
올해 하반기에는 고층건축물 거주자를 대상으로 소방안전시설과 대피공간에 대한 사용요령 등 맞춤형 교육ㆍ홍보를 실시한다.

 

또 건축물 특성에 맞는 표준 절차를 마련, 보급하고 고층건축물 소방안전관리자에 대한 별도 소집 교육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방청은 화재 발생 시 소방차량 진입이 불가한 지역을 야간 주차불가 구역으로 지정하고 차량 내비게이션 정보에 등록, 국민에게 소방차량 진입불가 지역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재홍 기자 ho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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