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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AI 수리온 관용헬기 사업총괄 한기완 상무

“부족함 없는 소방헬기 만들기 위해 최선 다할 것”
제주소방에 첫 수리온, "특별감항 받아 안전성 입증"
군용으로 개발된 수리온, “소방 우려 충분히 이해해”
“항공기 제조 넘어 이제는 정비체제까지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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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기자 | 기사입력 2018/06/25 [13:55]

[인터뷰] KAI 수리온 관용헬기 사업총괄 한기완 상무

“부족함 없는 소방헬기 만들기 위해 최선 다할 것”
제주소방에 첫 수리온, "특별감항 받아 안전성 입증"
군용으로 개발된 수리온, “소방 우려 충분히 이해해”
“항공기 제조 넘어 이제는 정비체제까지 갖춘다”

신희섭 기자 | 입력 : 2018/06/25 [13:55]

▲ 제주소방안전본부 수리온 소방헬기 '한라매'    

 

3년여 노력 끝에 제주소방에 수리온 인도한 KAI

 

지난 5월 23일 소방을 상징하는 오렌지색 바탕에 흰색으로 119가 선명하게 새겨진 국산 수리온 소방헬기가 제주소방안전본부 항공대에 인도됐다.


국내에서 소방임무를 수행하는 헬기는 총 29대. 수리온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모두가 외산 헬기였다.


제주에 처음으로 도입된 수리온 소방헬기에는 수색과 구조, 응급환자 이송, 화재 진화 등 소방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장비들이 탑재됐다.


산소공급 장치와 심실제동기 등이 포함된 맞춤형 응급의료장비(EMS Kit)를 비롯해 인명구조를 위한 외장형 호이스트(Hoist), 외부에서 임무 수행 중인 구조요원과 무선 통신을 실현하는 무선ICS(Inter Communication System), 비상 신호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탐색구조 방향 탐지기(SAR DF), 실내 냉방장치, 화재진압 지원을 위한 배면물탱크 등이 대표 장비다.


특히 야간ㆍ악천후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전역의 지형정보를 2m급으로 시현한 한국형 디지털 전자지도와 5㎡의 표적을 40km 밖에서도 탐지할 수 있는 전기광학 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됐다. 공중충돌방지장치(TCAS2)는 물론 기상레이더도 장착해 제주지역의 특수 기후환경 속에서도 안전한 운용이 가능하며, 비상부유장비가 있어 해상비행도 가능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에 따르면 이 장비를 모두 싣고도 약 690km의 비행이 가능하다. 계산상 제주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수도권 내 대학병원까지 이송이 가능한 거리다.


KAI 측은 제주 소방헬기의 원활한 임무수행과 조기운용 안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수리온 안전성 우려 “성능으로 인정받겠다”

 

 

수리온 관용헬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한기완 상무는 수리온 소방헬기를 탄생시키기 위해 그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인물이다.


인터뷰 시작부터 그는 소방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의중 먼저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그는 “소방헬기 사업에 뛰어들 당시 소방의 요구를 이해하기보다 우리 주장부터 먼저 펼쳤던 것 같다”며 “서로의 의견에 조금 더 귀 기울였다면 보다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간절한 마음에 제주소방에 헬기가 인도되기 직전까지 누구보다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여 왔던 한기완 상무. 그는 “제주소방에 납품한 소방헬기는 국토교통부 특별감항증명을 받은 수리온의 첫 번째 민수 헬기”라며 “KAI 본사가 위치한 사천과 제주를 이동하면서 이상 유무를 수시로 체크했고 세계 최고의 장비만을 엄선해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한기완 상무는 그간 소방에서 우려를 나타냈던 수리온의 감항증명과 카테고리 A등급, 항속거리 등에 대해서도 말을 잇기 시작했다.

 

한 상무는 먼저 우리나라 감항제도가 이원화돼 있다는 점부터 설명했다. 실제로 군과 경찰, 세관 등의 헬기는군용 헬기로 분류돼 방위사업청에서 감항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와 달리 소방과 산림 헬기는 민수용 헬기로 분류되면서 국토교통부에서 감항증명을 받는 구조다.


수리온의 경우 군용 헬기지만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별감항증명을 받아 소방과 산림 등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고 또 최근 그것이 입증된 만큼 우리나라 감항제도도 이제는 인증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한 상무의 의견이다.


카테고리 등급에 얽힌 논란에 대해서는 “수리온도 카테고리 A등급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헬기”라며 “A등급 헬기와 같이 양쪽 엔진 중 한쪽이 고장 나더라도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한 지점으로 이동 후 착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리온의 경우 매번 소방헬기 입찰에 참여하면서도 항속거리가 경쟁 기종에 비해 짧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도 큰 문제는 될 수 없다고 했다.


한기완 상무에 따르면 개발이 완료된 보조연료 탱크를 장착 시 수리온의 최대 항속거리는 약 770km가 된다. 경쟁 기종에 비해 항속거리가 조금 짧은 건 사실이지만 국내에서 소방임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문제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 수리온에 장착이 가능한 연료탱크도 세 종류를 개발해 놓은 상태로 항속거리가 계속 걸림돌이 된다면 소방과 협의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KAI는 제주소방에 이어 산림청에도 헬기 납품을 완료했다. 소방헬기와 같이 국토교통부 특별감항증명을 받은 수리온 산림청 헬기는 야간 산불 진화 작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수리온 산림청 헬기가 호이스트를 이용해 인명구조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항공기 제조 넘어 정비체제도 갖춘다

 

군과 경찰, 세관 등 군용 헬기의 감항인증과 소방과 산림 분야 민수헬기의 특별감항증명을 모두 발급받은 KAI는 지난 6월 14일 국내에서 최초로 항공정비(MRO) 전문업체인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주식회사(KAEMS)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한기완 상무는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국내 항공기 안전문제와 항공MRO 산업육성을 위해 KAI를 정부 지원 항공정비(MRO) 사업자로 선정했다”며 “오는 7월 말 법인 설립 후 국토교통부로부터 정비조직 인증을 받게 되면 연말부터는 정비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항공서비스주식회사의 본점 설치장소는 경남 사천시로 결정된 상태다.

 

 수리온은 현재까지 군을 비롯해 정부기관에 100여대가 납품돼 운영되고 있다. 이 모든 헬기는 언제든지 빠른 시간 내 정비가 가능하다. 엔지니어와 개발자가 국내에 모두 상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공정비 전문업체까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보다 저렴하면서도 특화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KAI는 내다보고 있다.


한 상무는 “각 지자체 소방본부별로 도태된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구매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수리온 제주소방헬기의 임무수행이 본격화 되는 만큼 임무실적을 바탕으로 많은 소방기관에서 수리온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리온 산림청 헬기가 현재 전남 영암에 배치돼 있다”며 “소방헬기 구매 계획을 갖고 있는 전남소방에서 수리온을 소방헬기로 도입하게 되면 상호간 부품수급과 정비지원 등이 원활하게 이뤄져 효율적으로 항공기를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족함 없는 최고의 헬기 제작사로...

 

제주 소방과 산림청에 민수 헬기를 처음 공급하는 데 성공은 했지만 KAI의 걱정거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소방헬기 사업에 처음 뛰어들 당시 과정에 있어 아쉬웠던 부분이 아직도 앙금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기완 상무는 “당시 짧은 역사를 가진 헬기 제작사에 동료의 안전을 맡기기 우려스럽다던 소방관들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반박하기에만 급급했다”며 “이제는 충분히 그들의 생각을 공감할 수 있게 됐고 우려에 대한 반박보다 해소방안을 당당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소방에 헬기를 인도하는 업무를 총괄했던 그는 소방공무원들과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며 그들이 동료의 안전을 얼마나 생각하고 있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기완 상무는 “소방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말이 지금 시점에서 어울릴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방의 요구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헬기를 제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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