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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구조 기술 발전 위한 노력이 국민 안전에 도움되길”

인터뷰 중앙119구조본부 터줏대감 전기백 소방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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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2/10/20 [11:00]

[Hot!119] “구조 기술 발전 위한 노력이 국민 안전에 도움되길”

인터뷰 중앙119구조본부 터줏대감 전기백 소방령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2/10/20 [11:00]

“구조대원은 구조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같은 사고라도 현장에 따라 위험성과 접근법 등이 다르기 때문이죠. 구조 체계 개발에 집중했던 이유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구조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전기백 소방령은 창원소방서와 경기 남양주소방서, 중앙119구조본부(이하 중구본) 등에서 구조대원으로 활동한 27년 차 소방관이다. 현재는 중구본 영남119특수구조대에서 인명구조 등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특전사로 근무한 그는 전역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그러던 중 여느 때와 다름없이 TV 채널을 돌리다 발견한 한 방송프로그램이 그의 인생을 180도로 바꿔놓았다. 구조대상자와 구조대원의 얘기를 재연해 인터뷰로 담은 ‘긴급구조 119’였다.

 

“전역 후 경찰특공대를 지원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우연히 ‘긴급구조 119’를 보면서 구조대원에 관심이 생겼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구조대원의 모습을 보며 사명감과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고 적성과도 잘 맞는 직업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전 소방령은 1995년 구조 특채에 합격해 그토록 바라던 구조대원이 됐다. 이후 ‘구조 전문가’를 목표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구조 기술을 익혀나갔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선 효율적인 구조기법을 만들어 동료들의 안전한 임무 수행을 돕고 싶다는 욕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그런 생각은 더욱 커졌고 자연스레 구조의 중심인 중앙119구조대로 눈길이 쏠렸다. 

 

“몇 번 시도했지만 계속 전입에 실패했어요. 그러다 중구본 주관 동계수난구조교육 수료식 때 용기 내 대장님을 찾아갔죠. 이후 ‘이곳에서 한번 화끈하게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제 용기와 배짱을 높게 평가해주셨는지 몇 개월 후 자리를 옮길 수 있었습니다. 그때가 제 인생에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생각해요. 남양주소방서 근무를 제외하면 19년을 중구본에서 활동하고 있거든요”

 

중구본으로 자리를 옮긴 전 소방령은 처음 소방관이 된 이후부터 줄곧 구상만 해오던 구조기법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갔다. 수난사고 현장에선 동료와 급류사고 대비를 위해 개발한 계곡구조 시스템이 빛을 발해 소중한 생명을 두 번이나 구해내기도 했다.

 

그 당시엔 전문적이고 모듈화된 로프구조기법 관련 체계가 전무했다. 이 일을 계기로 교육 필요성을 체감한 그는 관련 교육 신설에 앞장섰다. 지금까지 쌓은 경험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교재를 만들고 부족한 내용은 별도로 교육받거나 현장에서 연구하며 채워갔다. 노력 끝에 만들어진 교재는 일선 대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각 소방서에 2권씩 보냈는데 ‘더 보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200권을 추가로 인쇄하기도 했어요. 전국 구조대원이 이 교재를 활용해 훈련한다는 사실에 정말 뿌듯했죠. 특히 머릿속에서 그리기만 했던 것들이 현실이 됐다는 게 너무 꿈만 같았습니다”

 

 

이후로도 전 소방령은 우리나라 구조 기술이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는가에 대해 늘 골몰했다. 각 지역이나 소방서마다 구조기법은 천차만별이었고 구조대원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조차 없었다.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구조기법 단일화와 함께 평가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 소방청에서 진행된 ‘인명구조사 제도 도입 연구’에서 TF팀의 일원으로 활동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인명구조사 평가 종목과 방법 등의 업무를 맡았고 다년간의 연습과 회의 끝에 인명구조사 자격인증제도가 만들어졌죠. 지금까지 큰 보람으로 여기지만 민간인이 참여할 수 없다는 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전 소방령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인명구조 분야 신설을 위한 TF팀에 참여해 인명구조사 1급 로프구조 분야와 연계된 팀 단위 훈련, 화재 현장에서의 장애물 극복 등 새로운 구조기법을 개발했다. 구조대원들이 인명구조사 1급 준비 과정에서 더 많은 연습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십 수년간 동계ㆍ로프ㆍ도시탐색ㆍ수난구조 교관으로 활약하며 후배들에게 그간 쌓아 올린 지식을 아낌없이 전수했다. 수난구조활동 매뉴얼 제정 등 여러 TF팀에 참여해 우리나라 구조 기술 발전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중구본에서 제 꿈을 이루고 하고픈 일을 마음껏 펼쳤습니다. 다양한 현장에 투입되면서 구조 기술을 갈고닦았고 저만의 노하우도 쌓았죠. 이젠 제가 터득한 구조 기술과 전문지식을 동료와 후배들에게 공유하고 싶어요. 제 노력이 동료의 안전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국민 생명과 안전에도 이바지하길 바랄 뿐입니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란 좌우명처럼 구조 기술 습득에 힘쓰는 전 소방령. 요즘 중구본의 재등급분류 TF팀장을 맡은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년 말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의 인증평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탐색구조자문단(UN INSARAG)은 세계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각국 국제구조대를 역량에 따라 Heavy와 Medium, Light 등 3등급으로 나눠 평가ㆍ승인하고 있다. 획득 후엔 5년마다 재평가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야 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는 2011, 2016년 UN으로부터 최상급 등급(Heavy)을 획득한 바 있다.

 

“내년 중구본의 자존심이 걸린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 세 번째 재평가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UN에서 파견된 평가단들이 127개 종목을 평가하는데 단 하나라도 레드카드를 받으면 강등되거나 다시 평가받아야 합니다. 대한민국 119구조대의 능력을 보여주는 자리인 만큼 행정 준비부터 대원 관리, 훈련까지 철저히 준비할 생각입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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