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고 성공일 소방교 영결식 눈물 속 거행

고 성공일 소방교, 화재 현장서 인명 수색 위해 투입됐다 순직
전라북도청장(葬) 엄수, 고인에 1계급 특진ㆍ옥조근정훈장 추서

광고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3/03/09 [15:58]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고 성공일 소방교 영결식 눈물 속 거행

고 성공일 소방교, 화재 현장서 인명 수색 위해 투입됐다 순직
전라북도청장(葬) 엄수, 고인에 1계급 특진ㆍ옥조근정훈장 추서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3/03/09 [15:58]

▲ 9일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고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전라북도청장(葬)으로 엄수되고 있다.  © 김태윤 기자


[FPN 최누리 기자] = “동료로서 함께하지 못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외롭게 혼자 남겨둬 미안하다”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뚫고 인명 수색을 위해 투입됐다가 순직한 고 성공일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 소방교의 영결식이 9일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전라북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엔 유가족과 장례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 국회의원, 시ㆍ도의원,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동료 소방관 등 6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희생을 추모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고 성공일 소방교의 운구 차량이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로 들어서자 동료 소방관들은 도열해 그를 맞았다.

 

영결식은 묵념을 시작으로 고인에 대한 약력 보고, 1계급 특진ㆍ훈장 추서,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헌화ㆍ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 전두표 김제소방서장이 영결식에서 고 성공일 소방교의 약력보고를 하고 있다.  © 김태윤 기자

 

김관영 도지사는 1계급 특진, 한창섭 차관은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후 한 차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조전을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슬픔에 잠겼을 유가족과 동료를 잃은 소방관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화재 현장에서 고립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불길로 뛰어들었던 고인의 정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관영 도지사는 영결사를 통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그는 “고인은 임용된 지 1년도 안 된 소방관이었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소방관이 되길 희망했고 오랫동안 준비해 그 꿈을 이룬 만큼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남달랐다”고 말했다.

 

또 “사람이 있다는 말에 서슴없이 불 속으로 뛰어들었던 그 마음이 고맙고,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면서 “두 번 다시 소방관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고 성공일 소방교를 추모하는 조사는 고인의 동기이자 같은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이정환 소방사가 낭독했다. 이 소방사는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으며 천천히 입을 뗐다. 조사가 시작되자 유가족들은 통곡했다.

 

이 소방사는 “소방학교 교육 중 갔던 영광 불갑사에 핀 꽃을 다시 한번 보자고 약속한 일 년이 곧 다가오는데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게 소방관의 책무라지만 스물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이렇게 홀연히 떠날 줄 몰랐다”고 울먹였다.

 

이어 “이제는 볼 수 없는 너의 모습을 가슴에 묻고 지내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오늘 너를 보내러 온 수많은 사람 앞에서 약속할게. 화재 현장에서 보여줬던 너의 고귀한 소방정신을 남은 우리가 영원히 가슴에 새기며 이어가겠다”고 흐느꼈다.

 

그러면서 “이제 너를 내 옆에 있던 친구이자 동료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가슴에 묻으려 한다”며 “좋았던 기억과 아름다운 마음만 품고 이제 뜨겁지도, 어둡지도 않은 지금 있는 그곳에서 영원한 평안을 누리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조전 낭독 이후엔 헌화와 분향이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눈물을 터뜨리며 영정 사진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고 성공일 소방교의 어머니는 “공일이를 살려내라”고 오열했다. 동료 소방관들도 연신 눈물을 닦았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 차량이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를 빠져나가자 동료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고 성공일 소방교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한편 고 성공일 소방교는 지난 6일 오후 8시 33분께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활동을 벌이다가 순직했다.

 

당시 그는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70대 주민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1/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