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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경환 회장 “사회적 역할 고민하며 나아가는 소방기술사회 만들겠다”

박경환 소방기술사, 제24대 한국소방기술사회장 취임
수도권-지회 간 결속력 강화, 기술 가이드 작성ㆍ공유
산업시설 전문진단ㆍ평가제 추진으로 기술사 업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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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김태윤 기자 | 기사입력 2023/05/10 [10:24]

[인터뷰] 박경환 회장 “사회적 역할 고민하며 나아가는 소방기술사회 만들겠다”

박경환 소방기술사, 제24대 한국소방기술사회장 취임
수도권-지회 간 결속력 강화, 기술 가이드 작성ㆍ공유
산업시설 전문진단ㆍ평가제 추진으로 기술사 업역 확대

유은영, 김태윤 기자 | 입력 : 2023/05/10 [10:24]

▲ 박경환 한국소방기술사회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 FPN

 

[FPN 유은영, 김태윤 기자] =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건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회원들이 가진 전문성과 경험을 화재 안전에 활용하고 피해 규모가 큰 사건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나서 정책ㆍ기술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소방기술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박경환 소방기술사가 (사)한국소방기술사회(이하 소방기술사회)의 변화와 도약을 이끌 제24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박 신임 회장은 지난 1월 31일 치러진 선거에서 투표 참여자 645명 중 절반에 가까운 314표(48.68%)를 얻어 앞으로 2년간 대한민국 최고의 화재 안전 전문 기술자 단체인 소방기술사회를 이끌게 된다.

 

박경환 회장은 1996년 소방설비기사 자격을 지닌 채 상경해 전문 시공 업체에서 주 인력으로 근무하며 소방에 입문했다. 외환위기(IMF)의 여파로 회사 사정이 점차 어려워지자 미래에 대한 고민 끝에 소방기술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소방설계ㆍ감리 전문 업체인 (주)영설계엔지니어링에 입사한 그는 비상주 기술 인력으로 근무했다. 약 7년간 감리 업무를 수행했고 성능위주 소방설계 시행 후엔 약 10년간 설계 분야에서 일했다. 이 기간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공연장과 필리핀 힐튼호텔 등 유명 건축물에 자신의 숨결을 남겼다.

 

2021년 3월 한국안전인증원 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 회장은 공간안전인증과 대한민국안전대상 등을 추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와 단국대학교 부동산건설대학원 등에선 겸임교원으로 활동 중이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지난 3월 1일 자로 취임한 박경환 회장을 직접 만나 소방기술사회의 현안과 앞으로의 업무 계획 등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Q. 제24대 소방기술사회장 당선을 축하드린다. 소감이 궁금하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소방기술사회를 대표할 기회를 주신 회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선거 기간 공약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Q. 현재 소방기술사회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먼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상주 감리원들의 일자리 부족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당면한 문제다. 소방기술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 기술자격 대여와 불성실한 근무, 부족한 자질 등 여러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사안 모두 당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결코 이를 외면하지 않겠다.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생각이다.

 

Q. 선거 당시 주요 공약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타 후보의 공약과 가장 큰 차이점은 소방기술사회가 나아가야 할 미래와 방향을 제시한 게 아닐까 싶다.

우리 소방기술사회는 1983년 출범 이후 지난 40년간 양적인 성장과 함께 회원들의 복리에만 집중해 왔다. 이젠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건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사회에서 존경받는 전문가로 성장하자’는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한 바 있다.

 

다른 하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소방기술사회에 4개 권역 지회를 새롭게 조직하고 활성화하겠다는 거다. 수도권과 각 권역 지회를 아우르는 운영으로 전국에 분포된 회원들의 결속력을 높일 계획이다.

 

Q. 중점 추진 업무는 무엇인가.

국민 속에서 화재 안전을 선도ㆍ지원하는 전문가로 인정받는 게 앞으로 소방기술사회의 가장 큰 숙제다. 

이를 위해 먼저 1천여 명의 회원이 가진 전문성과 경험을 화재 안전에 활용하려고 한다. 소방공무원이 화재진압 등 대응에 중점을 둔 그룹이라면 소방기술사회는 설계ㆍ감리ㆍ컨설팅 등 화재 예방 쪽에 특화된 단체다. 우리가 제일 잘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처럼 사회적 피해나 국민적 우려가 큰 사건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나서 정책ㆍ기술적 대안을 제시하며 소통하겠다.

 

Q. 소방기술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끌어 나갈 생각인가.

회원들의 단합이 먼저다. 특히 수도권과 지회의 결합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이사회를 지회에서 열고 지회와 기술세미나를 함께 개최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각 지회의 송년회에도 참석해 선ㆍ후배 기술사님들과 소통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또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하는 소방기술사회를 위해 기술자와 소방공무원, 일반 국민 등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가이드(지침)를 기술위원회별로 최소 10개씩, 매년 100개 이상 제작하겠다. 실제로 소방청 질의회신의 대부분은 기술적인 지침과 관련돼 있다. 기술 가이드를 잘 작성해 화재 시 소방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끔 돕겠다.

 

제조공장과 물류센터 등 산업시설의 화재 예방을 위한 전문진단과 평가제도를 만들어 소방기술사의 업역도 넓히겠다. 소방시설의 설계ㆍ시공ㆍ감리와 유지ㆍ관리까지는 법체계가 잘 잡혀있다. 문제는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에서 소방시설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사례 등을 통해 볼 수 있듯이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거다.

 

이 사각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기술자들이 현장에 가서 화재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한편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 전략을 컨설팅해 주는 게 중요하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안전진단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가능하다면 법적으로 정기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지속해서 발생하는 위험물 화재와 폭발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ㆍ감리ㆍ점검 등의 안전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Q. 소방기술사회장으로서 소방 발전을 위해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판단하나.

반복되는 화재로 인사 사고 등 큰 피해가 발생해 국민 여러분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화재와 관련된 업무엔 특별히 더 협조하고 고맙게 여겨 주시는 것 같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선 소방제품 제조와 건축물 설계ㆍ시공ㆍ감리, 시설물 유지ㆍ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서로 간의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소방산업과 행정이 국민의 안전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개별 이익보단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이런 합의와 의지를 모으는 일이 최우선이 되길 바란다.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Q. 전국 소방기술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현재 전국적으로 소방기술사 자격자는 1100여 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소방기술사회 회원은 950여 명에 불과하다. 명실상부하게 소방기술자를 대표하는 단체로 거듭나려면 아직 가입하지 않으신 소방기술사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 회원들의 일탈이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몇 번 있다. 시험에 합격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와 사회가 우리에게 권한을 준 게 아니다. 우리의 권한 저변엔 사회적ㆍ공적 업무를 나눠 수행한다는 의식과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깔려 있다. 공공재 역할을 해야 할 소방기술사가 사적 이익의 도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화재 전문가로서 존경과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소방기술사회는 국민의 신뢰 위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방기술사를 꿈꾸는 기술자들에게 존경받는 소방기술사회가 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지식과 경험을 모으고, 나누고, 발전시켜 나가겠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김태윤 기자 tyry9798@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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