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대피 아닌 살펴서 대피”… 소방청, 아파트 비상방송 자동 안내 멘트 교체 추진빠르게 밖으로 대피 → 불 난 세대 문 닫고 대피ㆍ연기 유입 없는 세대는 대기 등
지난해 3월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런데 세대 내 거주자가 아닌 10층 주민이 대피하다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같은 해 12월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3층에 불이 났지만 다른 층 주민 2명이 피난 중 지상으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아파트 화재 10건 중 9건은 불이 다른 세대로 확대되지 않고 발화지점만 태운 뒤 꺼진다. 자신의 거주지에 불이 나지 않은 경우라면 세대 내 안전한 장소에서 대기하는 게 더 안전할 수 있다는 게 소방청 설명이다.
이에 소방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아파트 화재 시 ‘무조건 대피’가 아닌 ‘살펴서 대피’로 화재안전행동요령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포했다. 그런데 아파트에 불이 나면 “화재가 발생했으니 신속하게 밖으로 대피하세요”라는 자동 안내 멘트가 세대 내에 송출돼 거주자에게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자동 안내 멘트 교체는 이런 소방청의 아파트 대피방법 개선에 따른거다.
소방청은 오는 6월까지 한국소방안전원, 한국주택관리협회, 한국전자산업협동조합, 한국소방시설협회,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등과 협력해 전국 아파트 4만7950단지를 대상으로 비상방송설비 자동 안내 멘트 교체를 추진한다.
표준 멘트는 ▲우리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세대에서 대피할 때는 출입문을 닫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습니다 ▲창문으로 연기가 들어오는 세대는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습니다 ▲창문으로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 세대 내에 대기하며 119에 신고합니다 등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아파트 화재안전행동요령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자동 안내 멘트 교체도 추진하기로 했다”며 “개선된 안내 멘트로 더는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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