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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 필기시험 출제 오류로 ‘전원 정답’ 처리… 수험생들 ‘집단 반발’

문제의 21번… 할론소화약제 출제범위 밖인데 문항으로 등장
일부 수험생 이의 제기하자 소방청, 전원 의견 일치로 정답처리
“이 사태로 불합격에 놓인 분 있을 것… 애꿎은 수험생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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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4/23 [15:35]

소방공무원 필기시험 출제 오류로 ‘전원 정답’ 처리… 수험생들 ‘집단 반발’

문제의 21번… 할론소화약제 출제범위 밖인데 문항으로 등장
일부 수험생 이의 제기하자 소방청, 전원 의견 일치로 정답처리
“이 사태로 불합격에 놓인 분 있을 것… 애꿎은 수험생만 피해”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4/04/23 [15:35]

▲ 지난달 30일 2024 신규 소방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진행됐다.  ©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FPN 박준호 기자] = 2024 신규 소방공무원 필기시험에 나온 한 문항이 ‘전원 정답’ 처리된 걸 두고 수험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한 문제로 당락이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소방청이 출제 오류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국에서 2024년 소방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졌다. 전원 정답처리로 논란이 된 문항은 공개채용과 경력경쟁채용 등 모든 분야의 필수과목인 소방학개론의 21번이다. ‘할론(Halon) 소화약제에 관한 설명으로 옳은 보기’를 고르는 문제였다.

 

그런데 일부 수험생들이 시험 당일과 다음날 해당 문항에 문제가 있다며 42건의 이의 제기를 했다. 소방공무원 필기시험 범위를 결정하는 규정에 할론소화약제가 빠져있다는 게 근거였다.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관한 예규’를 보면 출제할 수 있는 소화약제 분야엔 물이나 포, 이산화탄소, 분말, 청정소화약제 등만 포함하고 있다.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선 소방청은 문제 선정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들을 심의위원으로 위촉하고 두 차례 문제검토를 진행했다. 그 결과 모든 심의위원이 이의 제기 내용처럼 “소방학개론 출제범위에 할론소화약제에 관한 내용이 없다”며 21번 문제를 ‘전원 정답’ 처리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소방청은 심의위원의 의견을 수용해 모두 정답처리 한다는 공고문을 지난 9일 119고시에 공지했다.

 

소방청의 이 같은 결정에 수험생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이번 필기시험이 쉬워 커트라인 구간에 상당수가 모여있는 만큼 경쟁자의 점수가 오르면 합격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 수험생은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21번 문제를 맞혔는데 갑자기 전원 정답 처리됐다는 소식에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라며 “대학교 중간고사도 아니고 1년에 한 번 있는 공무원 시험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게 믿기지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 수험생은 “건설 현장에서 막일하며 소방공무원 시험만 3년 준비했다”며 “가채점 후 합격선에 올라 안심하고 있었지만 이젠 떨어질 수도 있단 불안감에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호소했다.

 

할론소화약제 관련 지문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출제됐는데 소방청이 갑자기 이번부터 번복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C 수험생은 “할론소화설비 개념은 2012년과 14년, 15년, 17년, 18년, 20년 등 계속 나온 문제고 시중에 판매되는 소방학개론 교재에도 관련 내용이 수록돼 있다”며 “당연히 이번 시험에도 나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해 공부했다. 소방청은 그동안 범위에 벗어난 걸 도대체 왜 출제한 거냐”고 열을 올렸다.

 

D 수험생은 “할론소화약제 관련 문제가 그동안 계속 시험에 나왔는데 이번에만 전원 정답처리 하는 건 소방청이 자기구속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소방청의 전원 정답처리 조치로 합격선에 올랐다가 불합격하는 수험생이 매우 많을 거다. 우리의 인생은 어떻게 책임질 건가”라고 허탈해했다.

 

잦은 필기시험 출제 오류와 관련해 소방청이 각성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 수험생은 “소방공무원 필기시험 출제 오류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연속 있었고 2022년에도 출제 오류로 전원 정답 처리한 바 있다”며 “매년 이런 문제가 반복돼도 소방청은 다음부터 더욱 신경 쓰겠다는 말뿐이다. 애꿎은 수험생들만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안상 한정된 인원이 문제를 만들고 검토하다 보니 오류가 발생했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문항 출제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할론소화약제 관련 문제를 그간 계속 출제했는데 왜 이번에만 전원 정답 처리했느냐는 질문에는 “이전까진 할론소화약제와 관련한 이의 제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1년간 열심히 준비한 수험생에게 혼란을 끼쳐 죄송한 마음뿐이다”고 덧붙였다.

 

2024 신규 소방공무원 채용 필기시험 합격자는 오는 25일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태로 소방 법령에서 명칭이 사라진 지 6년이나 지난 청정소화약제를 채용시험 출제 범위에 넣어 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2010년 이후 사용이 제한된 할론소화약제를 시험 범위에 넣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FPN-TV/소방 채용시험 '문항 오류' 더 큰 문제가 있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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