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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얼어붙는 공기호흡기… “원인은 수분이었다”

실ㆍ검증 나선 소방청, 공급 밸브 내 ‘동결 현상’ 최종 확인
대기ㆍ양압 전환 장치와 외부 연기유입 결함 문제는 없었다
동결 현상 불가피… 국립소방연구원 “수분 유입 방지가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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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기자 | 기사입력 2024/05/10 [12:40]

[집중취재] 얼어붙는 공기호흡기… “원인은 수분이었다”

실ㆍ검증 나선 소방청, 공급 밸브 내 ‘동결 현상’ 최종 확인
대기ㆍ양압 전환 장치와 외부 연기유입 결함 문제는 없었다
동결 현상 불가피… 국립소방연구원 “수분 유입 방지가 최선”

신희섭 기자 | 입력 : 2024/05/10 [12:40]

▲ 현장 대원들이 직접 냉동창고로 들어가 면체 내부로 연기가 유입되는지 검증하고 있다.  © FPN

 

[FPN 신희섭 기자] = 최근 기능 결함 우려로 소방관들의 불안감을 키운 공기호흡기 공급 밸브의 동결 문제가 구조상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반적인 이상 현상임이 공개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이로써 소방청은 이상 현상 발생 방지를 위한 관리 대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기소방학교 신임자 교육 중 일부 교육생의 공기호흡기에서 작동 이상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교육 중 호흡 불량과 면체 내부의 연기유입, 양압 모드 시 호흡 불량 등 의심스러운 일이 연이어 벌어진 것.

 

급기야 원인 규명을 위해 소방청이 직접 나섰다. 지난 3월 29일 1차 실ㆍ검증을 통해 동결 때문에 호흡 불량 등의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소방청은 다양한 조건에 따른 동결 문제를 추가로 검증하기 위해 2차 실험을 예고했다.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 동안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한 냉동창고에서 공개적으로 진행된 2차 실ㆍ검증은 국립소방연구원이 주관했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 시도 소방본부 장비 담당자와 현장 대원 등 27명의 소방관이 실험에 직접 참여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관계자, <FPN/소방방재신문>도 실험의 전 과정을 참관했다.

 

최초 기능 이상 문제가 발생한 제품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검증 때와 달리 이번 2차 실ㆍ검증에선 현재 소방에 공급된 국내 4개 제조사의 모든 공기호흡기를 시료로 투입했다. 비교군으로 해외 제조사 공기호흡기 1점과 경기소방학교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한 면체 5점도 시료로 포함했다. 

 

실ㆍ검증은 ▲대기ㆍ양압 전환 장치의 작동 이상 여부 ▲공급 밸브 수분 유입 가능성 ▲양압 시 외부 연기유입 여부 ▲온도 변화에 따른 공급 밸브 동결 현상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틀에 걸쳐 15시간가량 진행됐다. 

 

“예외 없다”… 모든 제품서 공급 밸브 수분 유입 확인

 

실ㆍ검증 첫날에는 대기ㆍ양압 전환 장치의 작동 이상 여부와 공급 밸브 수분 유입 가능성, 양압 시 외부 연기유입 여부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실험했다.

 

▲ 대기ㆍ양압 전환 장치의 작동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00회 반복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 FPN

 

먼저 대기ㆍ양압 전환 장치의 작동 이상 여부는 대기와 양압 모드를 반복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에는 국내 4개 제조사 면체 5점과 경기소방학교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했던 면체 5점을 시료로 적용했다. 현장 대원들이 직접 면체를 착용하고 대기와 양압 모드를 전환하는 과정을 200회 반복했지만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다.

 

공급 밸브 수분 유입 테스트는 면체 안쪽 렌즈 동일부위에 20㎖의 물을 주입한 뒤 공급 밸브의 전후 무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국내 제조사 면체 5, 해외 제조사 면체 1, 경기소방학교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났던 면체 5 등 총 11점이 시료로 쓰였다. 

 

▲ 공급 밸브 수분 유입 테스트는 면체 안쪽 렌즈 동일부위에 20㎖의 물을 주입한 뒤 진행했다.  © FPN

 

검증은 수분을 강제로 투입한 면체를 현장 대원들이 착용한 뒤 머리를 상하좌우로 약 5회씩 움직이고 공급 밸브를 분리해 무게를 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렇게 공급 밸브로 유입된 수분량을 무게로 측정하는 과정을 3회 반복했다. 그 결과 개인행동에 따라 수분 유입량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모든 공급 밸브에 수분이 유입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외부 연기유입 여부 실험은 밀폐된 냉동창고에서 시행됐다. 창고 내부에 냄새가 강한 모기향을 피우고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현장 대원을 투입한 뒤 바이패스밸브 작동상태에서 면체를 상하좌우로 강제 개방했을 때 모기향이 유입되는지를 확인했다. 또 양압 상태에서 대기 호흡으로 전환했을 때 외부 연기가 내부로 유입되는 지도 실험했다.

 

수분 유입 테스트 시 사용한 면체를 그대로 연결ㆍ구성한 11점의 공기호흡기를 실험한 결과 연기유입 현상이 나타난 제품은 없었다.

 

동결 현상 발생 원인은 ‘수분’

 

국내외 모든 공기호흡기의 공급 밸브에 수분이 유입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첫날 실험 이후 둘째 날에는 여러 조건의 온도 환경에서 동결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집중 검증했다.

 

이 실험은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현장 대원이 국립소방연구원의 시나리오에 따라 20분간 냉동창고 내부에서 활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창고 내 온도를 -20, -10, 0, 10℃로 각각 설정한 후 실험했다.

 

▲ 동결 현상 실험을 위해 냉동창고로 진입하는 현장 대원들  © FPN

 

시료는 외부 연기유입 실험 때와 같이 국내 제조사 제품 5(A 사 2, B 사 1, C 사 1, D 사 1), 해외 제조사 제품 1(E 사 1), 경기소방학교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했던 제품 5점 등 총 11점이 사용됐다. 

 

실험은 공급 밸브 내 5㎖의 수분을 강제 주입한 후 공급 밸브 내 동결 현상 여부와 호흡 불량이 나타나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수분 주입 전과 후의 무게를 측정해 제조사 별 공급밸브의 수분 유입량을 확인했다.

 

극한의 환경에서 공급 밸브 내 수분이 없을 때도 동결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20℃ 실험은 두 차례 이어졌다. 그 결과 수분 유입 없이 진행된 실험에선 국내외 제품 모두 정상 작동했다. 하지만 수분을 주입한 실험에선 국내의 모든 제품에서 동결 현상이 발생했다. 해외 제품의 경우 14분 24초 경과 시점에서 공기 부족으로 실험이 중단됐다.

 

▲ 실험에 참여한 공기호흡기의 공급 밸브 전부를 분해해 동결 현상을 확인했다.  © FPN

 

동결 시간과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A 사 제품은 11분이 지나자 양압 기능에 이상이 생겨 공기가 계속 분출되거나 들숨만 가능한 현상이 나타났다.

 

B 사 제품도 15분 23초가 되자 양압 기능에 문제가 발현됐다. C 사와 D 사 제품은 실험이 진행된 20분 동안 기능에 문제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실험 직후 공급 밸브를 분해해 내부를 확인한 결과 동결된 모습이 관찰됐다.

 

-10℃에서도 11개 제품 모두에서 동결 현상이 확인됐다. 증상은 -20℃ 때와 유사했다. 0℃ 테스트에선 11점의 공기호흡기 중 A 사 제품 2점에서 동결 현상으로 인한 기능 이상이 확인됐다. 나머지 9점은 동결 현상을 보이지 않았다. 10℃ 실험에선 공기 부족으로 해외 E 사 제품은 참여하지 못했다. 이 외 국내 제품 10점 중 1점에서 동결 현상이 나타났다.

 

▲ 동결 현상이 발생한 공기호흡기 공급 밸브 내부 모습  © FPN

 

국립소방연구원 “수분 유입 방지가 최선의 대책”

 

국립소방연구원은 이날 공급 밸브 내부로 수분이 유입될 경우 그 양에 상관없이 동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립소방연구원 측은 “이번 실ㆍ검증에 앞서 국내 4개 제조사의 공기호흡기 5점을 대상으로 1~5㎖의 수분을 번갈아 주입해 유입량에 따른 동결 현상을 자체적으로 검증했었다”며 “그 결과 -20℃와 -10℃ 환경에선 1㎖의 수분 유입으로도 공급 밸브에 동결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현장 대원은 공급 밸브 내부에 동결이 발생할 경우 퍼지 버튼을 이용해 얼음을 깰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다”며 “공급 밸브 내부가 얼면 퍼지 버튼은 물론 바이패스밸브까지 작동 안 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 현장 대원이 냉동 창고 내부에서 동결 현상이 나타난 공급 밸브의 기능을 직접 확인하고 있는 모습.     ©FPN

 

결과적으로 면체 내부에 땀이나 주수 활동, 세척 등을 통해 공급 밸브에 수분이 충분히 유입될 수 있고 수분 유입 시에는 얼마든지 동결 현상에 따른 호흡 불량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국립소방연구원의 분석이다. 

 

또 영하의 날씨일지라도 공급 밸브에 수분이 없다면 동결 현상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수분 유입 방지와 완벽한 건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검증 결과로 내놨다. 대기ㆍ양압 전환 장치는 소방활동과 훈련 중 유용한 기능이지만 공급 밸브로의 수분 유입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선 분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도 판단했다.

 

국립소방연구원 측은 “면체 제조사에서도 이를 고려해 최대한 동결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구조 변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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