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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소방시설 설계ㆍ감리 분리발주로 만드는 안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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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강원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전 한국화재소방학회 | 기사입력 2025/09/25 [09:56]

[발언대] 소방시설 설계ㆍ감리 분리발주로 만드는 안전사회

이승철 강원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전 한국화재소방학회 | 입력 : 2025/09/25 [09:56]

▲ 이승철 강원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전 한국화재소방학회장)


우리 사회는 대형 화재를 겪고서야 비로소 안전 시스템의 가치를 절감하곤 한다. 안전은 사고 이후의 수습이 아니다. 예방 단계에서 철저하게 확보돼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소방시설 설계ㆍ감리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다.

 

소방시설 설계ㆍ감리의 분리발주는 ‘사고 이후’가 아니라 ‘사고 이전’의 안전을 가능하게 하는 최소 조건이다.

 

설계ㆍ시공ㆍ감리ㆍ검수로 이어지는 화재 안전의 연속선에서 설계와 감리가 한 묶음으로 발주되고 최저가 경쟁에 휘말리면 이해충돌이 불가피해진다. 품질 저하 위험 역시 커진다. 형식적 감리와 관성적 하도급이 반복되는 구조에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온전히 지키기 어렵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지켜야 할 규범이어야 한다.

 

현재 소방 분야에서는 설계ㆍ시공ㆍ감리가 유착 구조에 얽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본래 목적이었던 ‘안전 확보’보다 이해관계가 앞서는 현실은 설계의 부실과 감리의 형식화를 낳고 결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한다.

 

따라서 설계ㆍ감리를 분리발주해 각기 독립된 기관과 전문가가 책임을 다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설계자는 설계에, 감리자는 감리에 전념함으로써 상호 견제를 통해 안전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는 이미 건축 분야에서 자리 잡은 제도적 장치이자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안전관리 체계다.

 

분리발주는 단순한 절차의 분리가 아니다. 소방 전문인력의 위상을 높이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세우며 ‘예방 중심의 안전사회’를 구축하는 토대다. 더 나아가 ‘SAFE KOREA’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다.

 

안전을 비용 항목으로만 취급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안전을 미래 세대에 물려줄 가장 값진 자산으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제 더는 제도의 사각지대를 방치해선 안 된다. 소방설계ㆍ감리 분리발주가 조속히 정착해 국민 누구나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

 

이승철 강원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 (전 한국화재소방학회장)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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