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4년 소방시설 점검 외길… 최고로 거듭난 (주)유일이엔지내실 갖춘 경영과 전문성으로 점검능력평가 1위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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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최영 기자] = 모든 건축물은 화재 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소방관련법에 따른 소방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설치된 소방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실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제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소방관련법에서 매년 전문 업체를 통해 주기적인 소방시설 법정점검을 하도록 규정한 이유다.
소방시설관리업은 소방시설이 관련법에 따라 적합하게 설치되고 유지관리가 되는지를 점검하는 사업이다. (주)유일이엔지(대표이사 박남신)는 이 같은 우리나라 소방시설점검업의 태생과 함께 오롯이 한 길만을 걸어온 대표적인 소방시설관리 전문 기업이다.
최근 유일이엔지는 국내 점검실적과 보유 기술인력 등을 종합 평가하는 ‘소방시설관리업 점검능력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점검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유일이엔지는 1998년 소방시설관리업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소방시설점검 사업을 시작했다. 2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은 국가 기반시설과 중요시설의 화재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할 만큼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 인천국제공항, 도로 터널, 주요 기업 사업장, 대학교 등 교육연구시설 화재안전관리에 이르기까지 유일이엔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초고층 건축물과 백화점, 한국종합무역센터, 호텔, 리조트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각종 대규모 상업시설의 소방시설관리를 통해 해당 시설과 이용자를 화재로부터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방시설점검능력평가 1위 ‘우뚝’
사단법인 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2년도 소방시설관리업 점검능력평가’ 결과에 따르면 유일이엔지는 79억4047만원의 평가액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평가에는 지난해 말 기준 1112개사 소방시설관리업체 중 522개사가 참여했다.
‘소방시설 점검능력평가’는 소방시설관리업체의 최근 3년간 점검실적과 보유 기술인력, 경영 기간, 신인도(표창, 행정처분 사항) 등 제반 요소를 종합 평가해 공시하는 제도다. 점검능력을 도급 금액으로 수치화해 소방시설관리업체 점검능력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쓰인다.
점검을 의뢰하는 건축물 등의 관계인은 능력평가 결과를 토대로 검증된 관리업자를 선정해 점검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점검능력평가는 관계인 관점에서 소방시설점검업체의 능력을 판단하는 잣대와 다름없는 셈이다.
오는 2024년부터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시행하는 소방시설관리업체는 소방시설 점검능력평가를 의무적으로 신청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점검능력평가 결과가 앞으로 소방시설관리업계에 미칠 영향은 더 커질 전망이다.
7년 전 점검능력평가 8위를 기록했던 유일이엔지는 2017년과 2018년 3위, 2019년 4위, 2020년과 2021년 2위, 올해 7월 말 공시된 2022년 평가에서 1위로 등극했다.
차별화 비결은 바로 ‘전문인력과 경영 시스템’
유일이엔지가 우리나라 대표 소방시설관리업체로 성장한 비결은 차별화된 전략에 있다. 다수의 전문 기술인력을 확보하고 부설연구소로 자체 기술력을 구축하는 데 더해 사업관리체계의 고도화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소방시설점검업은 현행법상 주인력인 소방시설관리사 1명과 보조인력 2명만 있으면 사업 수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일이엔지가 보유한 소방시설관리사는 8명에 달한다. 보조인력도 66명이나 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주인력(소방시설관리사) 1인만을 보유한 소방시설관리업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12개사 가운데 890개사로 전체 업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유일이엔지는 타사 대비 월등한 수의 보유 기술인력을 기반으로 다수의 기술인력 확보가 요구되는 특급과 1급에 해당하는 대규모 소방안전관리대상물의 점검을 주로 수행한다.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 등 플랜트 시설을 비롯해 초고층 건축물 등 고도화된 소방시설을 갖춘 대상물의 점검을 다년간 수행하며 관련 기술력과 노하우를 확보한 기술인력이 장기간 근속 중이다. 소속 기술자는 동종업계 대비 점검 경험이 풍부하고 역량이 뛰어나다는 게 유일이엔지 측 설명이다.
부설연구소를 통해 확보한 자체 기술력도 눈에 띈다. 연구소에는 영국 UCL(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위험ㆍ재난과학을 전공(MSc Risk and Disaster Science with Merit)한 박사급 인력이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국내 방재시설과 국외 소재 화력발전소의 화재위험평가 참여 등 다수의 국내ㆍ외 소방방재 연구를 수행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연구소에선 소방기술 관련 특허개발 등 기본적인 R&D 업무 수행은 물론 원자력발전소, 장대터널 등 특별관리가 필요한 대상물과 가스계소화설비 등 점검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소방시설의 자체 매뉴얼을 개발하는 등 점검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유일이엔지의 차별화된 경쟁력에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본사 사업관리체계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본사에 ‘현장 지원부서’를 마련해 연간, 월간계획을 수립하고 일정 조율과 현장 기술인력의 인사 정보를 고려한 점검팀을 편성한다.
또 각종 소요 장비의 지원과 유지관리, 점검 종료 후 발주처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등을 진행한다. 대규모 대상물 점검 시에는 현장 지원부서 소속 인원 중 전담 PM을 임명해 본사와 현장 기술인력 간의 소통으로 지원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확보하고 있다.
기업 내실이 곧 경쟁력… 경영 안정화에 집중
유일이엔지의 사업 부문은 크게 소방시설관리업과 소방시설공사업으로 구분된다. 업무영역인 소방시설점검과 소방시설공사의 전문성은 물론 기업 경영 안정화와 기술력 확보 등 내실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그간의 노력은 다양한 성과로 열매를 맺었다. 2014년에는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공급업체에 부여하는 최고 품질등급인 Q등급을 획득했다. 그 결과로 원자력발전소의 화재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한울원자력발전소(2014~2015), 월성원자력발전소(2015~2019)의 화재안전관리를 수행했고 2016년부터 현재까지 한빛원자력발전소의 화재안전관리를 수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경영혁신형 중소기업(Main-Biz) 인증, 품질경영시스템 인증(ISO 9001:2015)을 획득해 경영적 차별성도 확보했다.
지난 2016년에는 ‘재난방재기술연구소’라는 명칭의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화재감지기와 피난구 유도등, 분말 소화약제 경화방지장치, 비상탈출 유도장치, 터널 내 소방시설 등 8건에 달하는 다양한 소방기술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올해 안에는 근로자 안전 보장 목적의 국제안전규격 ‘안전보건경영시스템(KS Q ISO 45001:2018)’ 인증도 획득할 예정이다.
탄탄한 기반 형성… “전략 통했다”
소방시설관리 업계에선 소방시설관리업 시장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공적 영역에서 계약이 이뤄지는 ‘공개 입찰’과 인맥을 통한 ‘수의 계약’ 그리고 저가 금액을 제시해 사업을 수주하는 ‘최저가 시장’ 등이다.
유일이엔지는 비교적 엔지니어링 대가 기준에 맞춰 적정한 소방시설점검비를 투입하는 정부와 공공기관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적격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공식적인 스펙을 확보하고 기업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기업 경영상태와 채무상환능력 등 종합적인 신용상태를 평가하는 ‘기업신용평가’에서 A0 등급을 획득했다. 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로부터 받는 신인도 평가에선 A2+를 받았다.
그간 최상위권을 유지해 온 점검능력평가 실적은 대형 입찰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 10년간 쌓아온 실적과 경영 성과는 소방시설관리라는 특수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기업’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근로자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본 경영 방침도 탄탄한 기반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성과에 따른 특별상여금 제도를 도입하고 경영자와 기술자 간 갈등 최소화를 위해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나 문제를 되도록 회사 차원에서 부담하는 원칙을 지킨다. 근로시간과 취업규칙 등 근로자 처우 개선에 노력하는 건 기본이다.
야간 근무나 내근, 지역 파견 근무자에 대한 복지 등을 충실히 지켜준 덕에 80여 명의 유일이엔지 임직원 중에는 5년 이상 재직자가 18명(23.7%), 3~5년 차 미만이 49명(64.5%)을 차지한다. 이는 동종업계 평균인 5년 이상 22.19%, 3~5년 차 미만 27.51%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소속직원의 높은 근로 만족도를 방증한다.
[박남신 회장 인터뷰]
“화재안전 업종 큰 자부심, 안전성 높이는 데 최선 다할 것”
유일이엔지의 창업자인 박남신 회장은 국립 철도고등학교를 거쳐 한양대학교 산업대학원 전기공학과(공학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철도청 근무를 시작으로 지금의 한국소방안전원 전신인 한국소방안전협회에 입사했다. 개발과장과 사무국장, 부교수 등을 역임하며 11년간 협회에서 재직하던 그는 소방감리와 소방안전진단, 화재안전컨설팅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기업으로의 이직을 어렵게 결심했다.
소방안전관리의 취약성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던 터라 늘 분야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그는 1998년 소방시설점검 분야에 눈을 돌렸다. 전문 기술력을 갖춘 민간 점검 분야가 분명한 성장 가치가 있고 ‘화재안전의 첨병’이라는 공공성의 의미 역시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새로운 분야라는 기대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사업이라고 믿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불모지라는 시각도 많았지만 고마운 이들과 함께 노력해 회사가 성장하고 직원 수도 늘려나갈 수 있었다”
1998년 박 회장은 법인 (주)유일이엔지를 설립했다. 하지만 민간 소방시설점검 시장의 현실은 열악하기만 했다. 어수선한 업계의 분위기와 과당경쟁 속에서 목소리조차 결집하지 못하는 문제를 타파할 구심점이 필요했다. 정부 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분야이기에 제도 발전과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뜻을 가진 소방시설점검업체들이 한데 모였다. 그렇게 출범한 협회(한국소방시설관리업협회)에서 감사와 사업이사직 등을 수행하며 업역 발전에 힘을 보탰다.
지난 2010년에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ACAD)을 수료하며 ‘국가소방정책과 소방점검제도의 발전방안’이라는 논문을 펴냈다. 이 논문에서 그는 우리나라 민간 영역에서 활약하는 소방시설점검 제도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2011년부터는 (사)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의 9대, 10대 회장을 역임하며 2017년까지 소방시설관리업 분야의 체계를 다지기 위해 앞장섰다. ‘점검능력평가’라는 제도를 정부와 함께 고안하고 소방시설관리사증 발급체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임기 중에는 소방시설관리업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던 업무 위험 방지책도 마련했다. 이때 탄생한 게 바로 ‘업무배상책임보험’이다.
소방시설점검업 특성상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나 오류로 인해 빈번하게 시설 배상 문제에 휩싸이곤 한다. 예기치 않게 가스계소화설비나 스프링클러설비 등 소방시설이 작동해 손해를 입는 일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그는 협회장 역임 당시 삼성화재해상보험과의 제휴를 통해 소방시설관리업을 대상으로 한 소방특약 업무배상책임보험을 개발했다. 소방시설관리업종에 특화된 최초의 보험이었다. 업무 수행 중 발생 가능한 사고에 대해 실질적인 보상금 체계를 갖추면서 관련 업계에선 재무적 측면에서의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분야 발전을 위한 그의 열정과 노력은 협회 활동에서 그치지 않는다. 후학 양성을 위해 여러 소방기술서적을 집필하고 경원전문대학(現 가천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외래교수 등을 역임하며 후진 양성과 산업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2015년 소방활동을 통한 국가 사회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으며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관련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모범중소기업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많은 걸 이뤘지만 박남신 회장에겐 아직 아쉬움이 크다. 국민의 안전수준 향상과 직결되는 소방시설관리업종의 중요성에 비해 국내 시장 수준은 선진국과 대비해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는 이유에서다.
“임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장이 조성되길 바란다.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관련 제도의 개선과 소방시설관리협회 등 모두의 노력으로 분명 성장하고 있다. 국가 선진화에 따른 안전 요구수준이 높아지고 있기에 앞으로도 더욱 많은 게 개선될 거라 믿는다”
우리나라의 화재안전도 향상에 가장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업종의 종사자로서 큰 자부심을 갖는다는 박남신 회장은 앞으로의 포부도 전했다.
“국민이 화재 피해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이룩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하겠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