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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길라잡이/직무] 국경을 넘나드는 생명의 수호자들 ‘국제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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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원 | 기사입력 2024/10/21 [10:19]

[소방관 길라잡이/직무] 국경을 넘나드는 생명의 수호자들 ‘국제구조대’

장시원 | 입력 : 2024/10/21 [10:19]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하고 나면 늘 주변 지인들로부터 받는 단골 질문이 있다. "너무 위험하지 않아?" 또는 "가족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아?"다. 왜 사람들은 소방관들에게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질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불을 끄거나 인명구조, 구급활동만 한다는 선입견이 있어서다. 정말 소방관은 불만 끄는 걸까? 

 

정답은 ‘No’다. 필자는 국민에게 소방관의 다양한 직무를 소개해 소방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동시에 소방공무원 수험생과 신임 소방관들에게 소방조직 내에서 어떠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소방관이 될 것인지 그리고 소방관이 된 뒤 어떤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어떻게 소방 커리어를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명확한 동기부여와 목표 설정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우선 소방관이 되면 어디서 근무하게 되는지, 간단히 조직체계를 알아보자.

 

소방공무원이 되면 다양한 소방조직에서 근무하게 된다. 크게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로 구분할 수 있다. 

 

중앙행정기관인 소방조직은 ‘정부조직법’과 ‘소방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라 국가의 소방정책을 수립ㆍ시행하며 시도지사 소방업무를 지휘 감독하는 ‘소방청’과 그 소속기관인 중앙소방학교, 중앙119구조본부, 국립소방연구원으로 구성된다.

 

중앙소방학교는 소방지휘관 양성과 간부후보생 등 국가 차원에서 중요한 소방교육훈련을 수행하고 중앙119구조본부는 대형재난 발생 시 현장에 출동하는 특수구조대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시도지사 직속 기관으로 소방본부가 설치돼 지자체 소방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방소방기관 설치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지방소방학교(일부 지역은 소방교육대로 운영), 특수대응단, 소방체험관, 소방서(119안전센터, 구조대, 구급대 등)가 설치돼 있다. 

 

‘2024년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의 소방직 정원은 713명으로 전국 소방직 정원의 1.07%에 그치는 실정이다. 소방공무원이 되면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게 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또한 소방서 출동대(현장대응단, 119안전센터, 구조대, 구급대, 지역대, 소방정대) 정원이 전국 소방직 정원의 77.4%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방관은 주로 화재진압, 구조ㆍ구급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필자는 대부분의 국민이 알고 있는 화재진압, 구조구급 외에 소방관이 수행하는 국제구조대원, 국제협력 전문가, 현장안전점검관, 화재안전조사요원 등 다양한 직무에 대해 하나씩 다루고자 한다. 

 

많은 소방관이 한 번쯤 꿈꾸는 특별한 임무가 있다. 그것은 바로 국제구조대원으로서 세계 재난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 일이다. 이번 글에선 소방관으로서 누구나 한번은 해보고 싶은 국제구조대원에 대해 소개하고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지 알아본다. 

 

“해외의 재난현장에 출동하는 국가대표 소방관, 국제구조대원” 

▲ 아이티 지진현장에서 활동 중인 국제구조대원들   © 중앙 119 구조단, https://m.cafe.daum.net/national119)


 ‘국제구조대’란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 제9조제1항과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국외에서 대형재난 등이 발생한 경우 재외국민의 보호 또는 재난발생국의 국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조 활동을 위해 소방청장이 편성ㆍ운영하는 구조대를 말한다(이런 종류의 구조대를 유엔과 국제사회에선 국제도시탐색구조대(USAR)라고 부르며 이는 건물 붕괴 현장에서 매몰된 사람들을 찾고 구조하는 활동을 의미). 이때 소방청장은 외교부장관과 협의를 거쳐 국제구조대를 재난발생국에 파견할 수 있다. 

 

국제구조대는 1997년 8월 6일 괌에서의 대한항공기 추락사고(외국인 포함 사망 225명)를 계기로 해외에서의 항공기, 선박사고 등 대형재난 발생 시 자국민 보호차원 비상설 조직(약 31명 규모로 구성)으로 창설됐다. 

 

이후 1999년 터기와 대만 대지진, 2004년 태국 푸켓 쓰나미,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2010년 아이티 대지진, 2011년 일본 동북부 대지진, 2019년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 등 총 17개국의 해외재난현장에 18회 출동해 생존자 9명을 구조하고 사체 560구를 수습했다.

 

이처럼 대한민국 국제구조대원은 태극마크를 달고 해외 현장에서 인명구조와 구호활동을 수행하며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고 인도주의 정신 실천에 앞장설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대표 소방관으로서 굉장히 명예롭고 자부심이 생기는 직무인 셈이다.

 

그러면 어떤 소방관들이 국제구조대원으로 활동할까.

 

국제구조대의 편성권자는 소방청장이다. 소방청 119대응국 119구조과에서 그 업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소방청 소속기관인 중앙119구조본부에서 그 운영을 맡고 있다. 이처럼 국제구조대의 운영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 파견 절차의 편의성, 신속성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제구조대원은 소방청 직할 구조대인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대원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국제구조대 총원은 67명이며 해외 출동마다 파견인력 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대원 사이에서도 해외 재난현장 파견자 선정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 

 

심지어 국제구조대원 활동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씁쓸한 마음으로 중앙119구조본부를 떠나는 소방관들도 종종 있다. 그러다 보니 지방자치단체 소속 소방관들이 국제구조출동 기회를 얻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나마 최근 들어 외국어, 건축물 안전진단 등 전문능력자 확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소방관을 대상으로 국제구조대 인력풀을 구성해 국제구조대원 67명 중 10~26명 범위로 편성되면서 그동안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대원만으로 구성되던 국제구조대원의 길이 전국 소방관에게 개방되는 추세다. 

 

특히 2011년 일본 대지진과 2023년 캐나다 산불현장과 같이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 소속 구조대원들의 참여가 더욱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제구조대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관련 경력과 능력, 자격을 취득해 중앙119구조본부로 전입하는 거다. 국제구조대 전체 인원 중 중앙119구조본부 인력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선발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매년 정기적으로 전입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일정 경력을 쌓은 뒤 응시를 하면 된다. 

 

하지만 명칭과 같이 구조 본부인 만큼 구조구급대원 출신의 소방관이 주로 선발된다. 소방공무원이 되고 난 뒤 국제구조대원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구조대나 구급대에서 근무하며 경력관리를 하는 걸 추천한다. 다만, 외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능력, 화생방 대응 등 특수 능력자를 우대하는 경우가 있어 본인이 전문분야를 개발해나가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접 발로 뛰며 중앙119구조본부에 방문해 현재 필요한 인재상, 부족 인력 직무와 관련한 인사담당자의 조언을 듣길 추천한다. 필자의 경우에도 소방공무원으로 발을 내디딘 20대에 국제구조대원이 되고 싶어 전입 신청을 3회 정도 했다. 그러나 구조경력이 없어서인지 선발되지 못했다.

 

결국 중앙119구조본부(당시 '중앙119구조대')를 직접 찾아가 시설을 구경하며 국제구조대원이 되고 싶다는 꿈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운이 좋게 인사담당자를 직접 만나 조언을 듣는 기회도 얻었다.

 

당시에는 전문 구조대원이 넘치는 반면 해외재난현장과 국제회의에서 활동할 외국어 특기자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원래 관심을 가졌던 외국어 자격증을 취득하고 통역 경력을 쌓은 끝에 중앙119구조본부에 전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단 한번뿐이지만 소중한 해외 재난현장 출동경험을 하게 됐다.

 

​국제구조대원이 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인력풀 모집에 응시해 선정되는 거다(물론 중앙119구조본부에서 근무를 하더라도 인력풀에는 선정이 돼야 한다). 

 

최근 소방청의 ‘2024년 국제구조대 인력풀 선정계획’의 모집 경향을 살펴보면 크게 국제구조대 조직 중 구조반, 운영반, 물류반에 한해 지방자치단체 소속 소방관을 모집한 점을 알 수 있다. 

 

구조반의 경우 구조구급현장 실무경험 3년 이상인 대원들로 자격요건을 갖춰야 하며 운영반과 물류반의 경우 통신 분야 전문 학위 또는 기술자격자, 상황관리, 미디어, 연락관, 물류 등 실무경력 1년 이상인 자로 기준이 제한된다. 

 

하지만 운영반과 물류반의 경우 선발 규모가 적고 대부분 중앙119구조본부 직원 위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건축물 구조기술자(관련 학위 또는 자격증 소지자), 안전관리자(안전관리 학위 소지자 등), 드론 및 화생방 사고 대응 전문가, 어학능력자 등은 우대해 선정하는 만큼 해당 분야의 자격과 경력을 꾸준히 쌓을 필요가 있겠다. 

 

미래의 소방조직을 이끌어나갈 예비, 신임 소방공무원이라면 조직 내에서도 이루고 싶은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을 향해 열정을 갖고 달려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반드시 직접 발로 뛰며 관련 분야에서 이미 성과를 낸 선배 혹은 근무 희망지 등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이야기와 조언을 구하며 구체적인 목표 달성계획을 설정해 차근차근 성취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욱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를 누비는 국제구조대원이 되겠다면 전문 능력과 경력을 쌓으며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기를 바란다. 

 

장시원 j.siwon_thepoin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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