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택용 태양광 발전 설비의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 실현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화재 위험요인을 수반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태양광 설비는 주로 ▲지붕 위에 설치되는 태양광 모듈, ▲모듈과 인버터를 연결하는 직류(DC) 배선 및 커넥터, ▲전기를 변환하는 인버터로 구성된다. 이 중 인버터는 직류 전기를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류로 바꾸는 핵심 장치로 전자부품이 밀집돼 있어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부분이다.
실제 화재조사 사례에서도 인버터 내부에서 시작된 화재가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냉각팬 고장으로 인한 과열, 내부 부품의 절연 파괴, 노후화된 회로의 열화 등이 있다. 특히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는 인버터 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태양광 설비는 발전 특성상 햇빛이 존재하는 한 전기가 계속 발생하므로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 이는 화재 시 감식이나 진압 과정에서 전기적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감전이나 2차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인버터 외에 DC 커넥터 접속부의 접촉 불량도 주요한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다. 접속 상태가 느슨하거나 오염ㆍ열화된 경우 접촉저항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국부 발열이 발생하는데 이는 아크 방전에 의한 발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태양광 설비는 옥외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자외선, 습기, 먼지 등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배선이나 단자부의 열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태양광 설비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설계ㆍ시공 단계에서의 안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격을 갖춘 전문 시공자를 통한 시공, 설계 기준 준수, 차단기ㆍ접지 상태의 적정성 확보가 기본이다. 설치 이후에도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인버터의 온도 상승 여부나 접속부의 열화 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열화상 카메라나 절연저항 측정기를 활용한 사전 점검이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 될 수 있다.
태양광은 미래의 중요한 에너지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안전성은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관리 없이는 확보될 수 없다. 즉 설비의 구조와 위험요소를 이해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소방 역시 태양광 설비와 관련된 화재 예방 활동이나 조사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 시대의 안전은 예방에서 시작된다.
신안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교 이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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