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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방 장비는 우리 장비보다 좋을까?” - Ⅱ

미국 소방대와 우리나라 소방대 보유 SCBA 비교

서울 노원소방서 이덕 | 기사입력 2020/12/21 [10:00]

“미국 소방 장비는 우리 장비보다 좋을까?” - Ⅱ

미국 소방대와 우리나라 소방대 보유 SCBA 비교

서울 노원소방서 이덕 | 입력 : 2020/12/21 [10:00]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SCBA의 무게

SCBA의 무게는 공기용기에 충전되는 공기 외에도 보조마스크와 전지, 무선통신장치의 질량을 제외하고 측정한다. 우리는 빈 공기용기로 출동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무게가 알고 싶다면 실제로 측정해보는 수밖에 없다. 각각의 용기는 착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약 300bar로 맞춰 실측했다.

 

▲ [사진 1] Air-Pak X3(4.5), SCA680WN, SCA680WH 무게 측정


Air-Pak X3(4.5)1)의 무게는 13~12.8㎏로 측정됐다. 구형 모델인 SCA680WN(이하 ‘구형’으로 표기)은 10.46~10.3㎏(면체, 보조마스크, 공기 포함), 신형 모델인 SCA680WH(이하 ‘신형’으로 표기)는 11.44~11.28㎏(면체, 보조마스크, 공기 포함)까지 무게가 나왔다. SCA550 구형 면체(0.86㎏)보단 SCA550X 신형 면체가(0.94㎏) 더 무거운 것으로 측정됐다.2)

 

우리를 위한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좀 더 세부적으로 면체부터 살펴보자. 

 


[사진 2-3]을 보면 구형은 Scott 사의 면체와 같은 디자인으로 면체와 면체 스트랩이 한 재질로 이어져 있다. 신형은 면체와 면체 스트랩 부분이 다른 재질로 돼 있다. 이 연결 부분을 자세히 확인해 보자. 

 

 

[사진 3-1]처럼 안면 렌즈와 면체 스트랩 사이 연결 부분이 클립형식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3-1]과 [사진 3-2]를 참고해보자. 사진에서 클립은 육안으로 식별하기 쉽게 일부러 좀 더 빼놓은 형태다. 실제 면체에선 클립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사진 3-3]을 보면 고리가 있고 [사진 3-4]처럼 클립이 고리에 연결되는 구조다. 그런데 이 결합력이 완벽한 게 아니라 면체를 쓰는 도중에 힘을 가하면 이탈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 3-5]와 같이 클립 아랫부분을 누르면 쉽게 탈락한다. 만약에 탈락한다면 [사진 3-7]이나 [사진 3-8]과 같은 모습으로 면체와 스트랩 사이 부분이 탈락해 이 사이로 외부 연기 등이 유입될 수 있다.

 

특히 급히 면체를 쓰는 현장 환경상 위, 아래로 잡아당기거나 좁은 펌프차 안에서 면체 스트랩 등이 뭔가에 걸릴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사진처럼 탈락이 안 되리란 보장이 없다. 신형 면체를 갖고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우리 소방관들은 발생할 수 있는 0.0002%의 확률 때문에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이렇게 정의한다면 혹시 모를 안전사고의 확률까지 안고 싸워야 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다행히 저 클립이 탈락하지 않는다 해도 위와 같은 구조의 연결에서 클립이 빠지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위험에 관해 미리 알고 있어야 할 거다.

 

지난 호에서 미국은 장비와 제도 또는 절차적으로 안전(Safety)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우리 소방관들도 자신을 위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클립 문제를 해당 업체에 전달했다. 업체에선 수거ㆍ보완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필자도 이 언급한 문제가 보완되면 신형 면체를 사용할 예정이다. Air-Pak X3(4.5)와 우리 구형 면체(SCA550)는 면체와 스트랩 부분 사이가 고무로 처리돼 있어 외부 공기가 샐 염려가 없다. 

 

언급한 김에 신형 면체와 구형 면체를 좀 더 비교해 보겠다. 정면에서 보면 그리 큰 차이는 없지만 측면은 확실히 시야각이 넓어진 걸 확인할 수 있다. 또 면체 스트랩 연결 부위가 6점식에서 5점식(Air-Pak X3(4.5)도 5점식)으로 바뀌어 기밀성이 보강되고 좀 더 신속할 뿐 아니라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 [사진 4] 구형과 신형 면체 비교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

 

다시 주제로 돌아와 Air-Pak X3(4.5)의 면체는 전방표시장치(Head-Up Display, HUD)를 제공한다. HUD로 면체 내부에 장착된 LED를 통해 용기 내 잔압 상태를 항상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용기 내 잔압이 약 75bar에서 작동하는 진동모터가 적용돼 면체에 주기적인 진동 경보를 유지시킨다.

 

공기의 잔량 위험을 소리로만 알려줄 때 화재현장에서 내 SCBA에서 나는 소리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데 비해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준다. 풀 실린더 잔량은 중간에 두 개의 초록불이 들어오고 3/4 잔량은 초록색 하나로 표시된다.

 

1/2 잔량은 노란불이 1초에 한 번씩 깜박거리고 1/4 미만은 빨간불이 초당 10회 깜박거린다. 우리도 HUD 기능이 들어간(SCA550T) 면체가 있지만 아직 완전히 보급된 건 아니다. HUD 기능이 있는 면체의 HUD 기능을 제대로 쓰려면 신형 SCBA만 호환되므로 많은 예산이 필요할 거다.

 

HUD 기능이 있는 면체를 사용하고 싶으면 신형 SCBA나 다른 회사의 SCBA 제품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가까운 미래에 HUD 기능이 있는 면체로 바뀌는 게 맞는다고 본다. 

 

기존 제품과 같이 소리로만 잔량의 위험을 알려주는 것보다 이점(Advantage)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득(benefit)이 된다면 적용해야 하고 직접 활용해 봐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제조사들도 그 문제점을 축소하거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 결함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피드백으로 반영시켜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를 정착해야 한다. <119플러스>에 글을 쓰기로 한 건 이런 바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책임과 권한은 우리 소방관들에게 있다. 

 

얼마 전 어느 소방기관에서 HUD 면체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했는데 오히려 HUD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확실히 더 좋은 기능이 있는데도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조사와 함께 보완점을 반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 시스템은 이런 연결고리가 강하지 못하다. 이 문제들을 각 소방본부와 그 제조기업에서만 당사자로서 대처하는 것보단 각 소방서의 소방관들도 직접 자유롭게 의견을 내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필자를 포함한 소방관들 또한 자신에게 잘 길들고 익숙한 장비를 선호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신형이나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고 비교해보는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위에서 언급한 좋은 피드백의 순환구조로 우리도 더 퀄리티 높은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거다. 자연스럽게 우리 소방산업의 국가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지게 될 거라 믿는다. 

 

얼마 전 신형 면체를 받았을 때 제품설명서와 박스 외부에는 ‘SCA550’ 표기 말고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박스 안에는 신형인 ‘SCA550X’가 있었는데 말이다. 재활용 문제인지, 원가절감 때문인지 아니면 모델의 정확한 구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알 수 없지만 모두 ‘SCA550’으로만 표기돼 있었다.

 

장비창고에 가서 확인해 봐도 박스 외관만 보고선 그 안에 들어 있는 면체 제품이 구형인지, 신형인지, HUD 면체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각각의 면체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없었다.

 

이후 SCA550 뒤에 T, X 등의 표기가 붙어 모델명이 달라지는 사실을 조달청 납품상황을 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이 면체들을 정확히 구분하지 않고 신형, 구형 이렇게 에둘러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소방관들이 자신이 쓰는 장비에 관해 관심이 없으면 공급자들 역시 그만큼 신경을 안 쓸 거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업체에 대해 불신이 쌓이는 악순환의 반복이 계속될 거란 우려가 생긴다. 

 

하나의 선택 옵션

▲ [사진 6] 면체와 본체 연결

 

[사진 6]과 같은 과정을 거쳐 면체와 본체를 연결한다. 이러한 영향인지 미국소방의 수관 전개 과정은 먼저 출동 차량에서 내려 입구 전까지 수관을 전개한다. 진입 전 입구에서 이 면체를 훅업(Hook-Up)하고 이후 본인이 아닌 타인의 방화복 소매 등에 피부가 노출된 곳이 없는지 등을 포함한 개인 장구 이상 유무를 서로 크로스 체크(Cross Check, 안전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진 인식표 두 개 중 하나를 현장안전 담당(Safety Officer)에게 건너며 진입하게 된다. 장비(하드웨어) 하나가 여러 작전이나 훈련 등(소프트웨어)을 변화시키기도 하는데 뒤에서 얘기할 RIT PAK3가 그렇다. 

 

Air-Pak X3(4.5) 면체에는 대기압(대기 호흡)으로 변경하는 기능이 별도로 없다. 그 이유를 훈련 담당관(Training officer)에게 물어보니 “면체는 콜드 존(Cold Zone, 안전지대)에서 쓰고 벗는 개념이니 문제가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우린 대기전환 버튼을 이용해 상황에 따라 현장 진입 전 대기 호흡 전환을 적절히 쓰기도 하고 양압이 필요 없을 때 공기 소모를 줄이기도 하는 하나의 선택 옵션을 갖고 있다. 이런 옵션이 없다는 점이 의외였지만 안전 측면에서만 본다면 결합 시 늘 양압이 작동한다는 점에선 나쁘다고 볼 순 없었다.

 

손에 닿지 않는 용기 밸브

다음으로는 용기를 개방하는 손잡이 부분을 살펴보자. 신형을 선호하지 않는 소방관들은 이 부분을 지적한다. 용기 밸브 개방 손잡이에 손이 닿지 않아([사진 7-2]를 참고하면 오른쪽으로 밸브가 있어 SCBA 착용 후에도 용기 밸브를 돌려 개방하거나 폐쇄할 수 있다) 누군가 열어주지 않으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착용 전 밸브를 개방하지 않으면 착용 후엔 손이 잘 닿지 않아 버클 등을 풀지 않는 이상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밸브를 닫을 때 역시 해체하기 전까진 타인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 [사진 7] 각 사의 공기호흡기 용기 비교

 

Air-Pak X3(4.5)는 우리 구형처럼 자기가 손을 뻗어 용기 밸브를 개방할 수 있다. 용기 밸브가 꽉 잠기면 손의 땀과 함께 헛도는 경우가 있는데 Air-Pak X3(4.5)는 손잡이 홈에 각이 깊어 손에 땀이 나거나 장갑이 물에 젖은 상태에서도 잘 돌아간다. 다만 손이 큰 서양인에 맞춰져 있다 보니 손이 작은 사람들은 한 손에 잡기 너무 커서 그립감이 좋지 않다. 따라서 크기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설계해봐도 좋을 것 같다. 

 

 


1) 일반 체중계에선 무게중심에 의해 조금씩 무게가 바뀌므로 10번 정도씩 측정해 봤다. 

2) H 사의 면체는 SCA550(구형)에서 시작해 안면부 시아각 230°의 SCA550X(신형)와 전방표시장치(Head-Up Display) 기능이 추가된 면체는 SCA550T로 구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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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소방서_ 이덕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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