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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③] 50년의 집념, ‘불연’의 기술로… 국가대표 내화자재 기업 (주)KCC

반세기 기술력ㆍ세계 수준 시험장비, 글로벌 내화기업 도약 발판
미네랄울ㆍ그라스울ㆍ세라크울, 국내 유일 3종 무기단열재 생산
All ‘불연등급’… 화재 안전은 물론 강한 내구ㆍ발수성으로 차별화
김학경 상무 “확산 방지엔 불연이 답, 내화시장 선도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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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5/08/26 [12:52]

[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③] 50년의 집념, ‘불연’의 기술로… 국가대표 내화자재 기업 (주)KCC

반세기 기술력ㆍ세계 수준 시험장비, 글로벌 내화기업 도약 발판
미네랄울ㆍ그라스울ㆍ세라크울, 국내 유일 3종 무기단열재 생산
All ‘불연등급’… 화재 안전은 물론 강한 내구ㆍ발수성으로 차별화
김학경 상무 “확산 방지엔 불연이 답, 내화시장 선도 이어갈 것”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5/08/26 [12:52]

하루 평균 100건 넘게 발생하는 우리나라 화재사고. 화재 방호는 소방시설을 갖추도록 한 ‘소방법’과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규제하는 ‘건축법’ 내에서 형성된다.

 

대형 화재는 소방시설의 문제와 함께 건축물이 자체적인 화재 취약성을 가져 나타난 사례가 대다수다. 우린 과거 수많은 화재사고에서 이를 목도했다. 소방과 건축의 ‘조화’가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FPN/소방방재신문>이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라는 특별 기획 코너를 마련했다. 소방시설만큼 중요한 내화(耐火)건축자재 기업을 소개한다. 세 번째 기업은 국내 무기단열재 시장의 역사를 이끈 (주)KCC다.

 

환경친화적 경영과 기술력 확보한 초일류기업 ‘KCC’

▲ KCC 본사 전경  © FPN


KCC는 고 정상영 회장이 1958년 세운 ‘금강스레트공업(주)’가 모태다. 정상영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늦둥이 동생이다. 그는 만 스물하나에 금강스레트공업을 세웠다. 슬레이트 지붕을 납품하며 사업 초기부터 성공 가도를 달렸다. 1974년엔 건축용 도료 제조업체인 고려화학(주)도 창업했다.

 

금강스레트공업은 1976년 미네랄울 생산 돌입과 동시에 사명을 (주)금강으로 바꿨다. 2000년엔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한 ‘금강고려화학’을 출범시켰다. 이후 2005년 금강과 고려화학의 영문 통합명칭(Keumkang Chemical Co., Ltd.) 약자인 ‘KCC’로 개칭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KCC는 명실상부 국내 대표 내화자재 전문 기업이다.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 기준 공정자산총액 14조2010억원 규모로 재계 서열 37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조7063억원을 기록했다.

 

KCC의 주요사업 분야는 크게 건축자재와 페인트, 첨단소재로 나뉜다. 건축자재는 창호와 내ㆍ외장재, 단열재, 페인트는 화재 시 철골 붕괴 등을 막는 내화페인트 등이 대표적이다. 첨단소재 부문은 반도체 봉지재와 전기ㆍ전자용 절연 부품 등이 주력 제품군이다.

 

한국품질만족지수에서 수성ㆍ유성 도료(10년 연속), 석고텍스(8년 연속), 그라스울(6년 연속), 창호(4년 연속) 등 각 부문에서 다년간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그라스울 부문은 신설 후 단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 없다. 국내 건축자재 선도기업으로서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입증한 셈이다.

 

KCC의 경영이념은 ‘더 좋은 삶을 위한 가치창조’다. 환경친화적 경영과 복융합기술 혁신을 표방하며 글로벌 응용 소재화학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KCC는 돌과 모래 등 자연을 원료로 제품을 생산한다. 생산 공장엔 이산화탄소 저감 설비와 가스 배출량이 낮은 연소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로써 동종업계에서 친환경 인증을 최다 보유하는 등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다.

 

약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앙연구소는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기반으로 무기와 유기를 결합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2017년엔 중국에 기술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화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무기단열재 3종 직접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

▲ 정몽진 KCC회장이 김천공장 그라스울 2호기의 가동을 알리는 의미의 불씨를 들고 있다.  © FPN


단열재는 석유화학 제품을 기반한 ‘유기’와 광물, 유리 등을 원료로 한 ‘무기’로 구분된다. KCC는 미네랄울을 시작으로 1990년대 그라스울, 2010년대 세라크울까지 생산 체계를 확립, 3종 무기단열재 제조기반을 완성했다.

 

특히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무기단열재 3종을 직접 생산한다. 이로써 건축뿐 아니라 플랜트와 선박 등 광범위한 산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고객 니즈에 맞춘 적절한 솔루션 제공까지 가능하다는 게 KCC 설명이다.

 

공장은 국내 최대 생산량을 자랑한다. 강원도 원주 문막공장은 그라스울 3개 호기, 경북 김천공장은 그라스울 2개 호기ㆍ미네랄울 1개 호기ㆍ세라크울 1개 호기를 운영 중이다. 그중 2023년 가동한 김천공장의 그라스울 2호기는 연간 4만8천t을 생산한다. 단일 호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기술연구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와 각 공장(문막ㆍ김천)에서 진행한다. 중앙연구소에는 원료배합부터 제품화까지 총괄하는 ‘용융ㆍ제섬연구팀’, 신제품 등 시스템을 개발하는 ‘건축ㆍ응용연구팀’, 제품 수지를 연구하는 ‘합성연구팀’이 밤낮으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문막ㆍ김천공장의 기술팀은 중앙연구소가 개발한 제품의 개량ㆍ개선 등의 과제를 담당한다.

 

이처럼 KCC는 연구개발부터 생산ㆍ시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며 화재에 강한 무기단열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균일한 품질로 내구성과 단열성 갖춘 ‘미네랄울’

▲ KCC의 미네랄울  © FPN


미네랄울은 KCC가 무기단열재 시장 진출 당시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이다. 규산 칼슘계의 광석을 고온에서 용융ㆍ섬유화한 뒤 바인더로 성형해 제작한다. 생산 1년 만인 1977년 국내 최초로 수출에 성공했다. 뛰어난 제품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KCC는 미네랄울 성형 과정에 팬들럼 시스템(Pendulum System)을 적용한다. 팬들럼 시스템은 섬유를 균일하게 배향하고 미세한 공기층 형성을 돕는 장치다. 품질 편차 최소화는 물론 단열성과 내구성을 한층 강화한다는 게 KCC 설명이다. 발암물질인 석면이 전혀 함유되지 않았고 화재 시 유독가스 발생도 거의 없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화재 안전성’이다. KCC에 따르면 이 미네랄울은 시중의 다른 미네랄울보다 화재 안전성이 더 높다. 약 800℃까지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인시험기관을 통해 ‘건축법’상 불연재료 등급을 취득했다.

 

취약한 방수성 극복, 다수 친환경인증 획득한 ‘그라스울’

▲ KCC의 그라스울  © FPN


그라스울은 KCC의 대표 제품이다. 유리와 규사(모래)가 주원료인 인조 광물 섬유 단열재다. 보온, 보냉, 단열은 물론 흡음성과 시공성까지 뛰어나다.

 

그라스울은 제품 특성에 따라 건축물 내부용과 외부용으로 구분된다. 내부용인 그라스울 네이처는 독특한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국내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오가닉 바인더를 사용했다. 폼알데하이드 등 유해물질이 거의 없는 친환경재료다. 여기에 더해 재활용 자재 사용률이 50%를 넘어 환경표지인증과 환경성적표지인증, 친환경건축자재인증 등을 획득했다.

 

또 외부용 발수 그라스울인 ‘워터세이프’는 특수 발수 처리해 물에 약한 취약점을 극복했다. 국내 ‘건축법’상 불연재료 성적서 보유뿐 아니라 글로벌 인증기관(SGS U.S Testing Company INC.)에서 CLASS A등급(불연)을 받았다. 주로 샌드위치 패널 심재로 사용되는 단열재와 지하주차장 배관ㆍ덕트 보온재, 지붕ㆍ천장 단열재로 많이 사용된다.

 

1200℃에도 끄떡없는 초고온 무기단열재 ‘뉴-바이오 세라크울’

▲ KCC의 세라크울  © FPN


KCC가 1984년부터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생산 중인 초고온 무기단열재다. 규산(실리카)이 주원료다. 초고온 내화단열재로 1200℃에서도 안정적이고 우수한 품질을 유지한다.

 

기존의 Blowing 방식(바람을 불어 섬유를 뿌리는 방법)이 아닌 Spinning 공법을 적용해 인장강도와 내구성 등을 눈에 띄게 개선했다. 쉽게 말해 짧고 약한 섬유에서 길고 튼튼한 섬유로 탈바꿈한 셈이다.

 

우수한 단열성과 낮은 축열량은 물론 뛰어난 내구성으로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 초고온 특성상 주로 선박용 내화구조나 발전소, 플랜트, 제철소, 용광로 등에 쓰인다. 블랭킷과 보드, 페이퍼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는 것도 특징이다. 역시 공인시험기관으로부터 ‘건축법’상 불연재료 등급을 획득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인터뷰] “불연단열재는 화재 안전 핵심, 시장 동력 위한 제도개선 시급”

김학경 상무(보온재사업부장)

“2021년부터 ‘건축법’의 화재 안전성이 대폭 강화되면서 더는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 심재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내화구조로 인정받을 만큼 화재에 매우 강한 단열재가 쓰였는데도 최상급의 화재 보험 요율을 적용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화재에 강한 건축자재 시장을 넓히려면 경제적 유인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그래야 업계의 기술발전이 촉진되고 이는 곧 국민안전으로 이어진다”

 

김학경 상무(보온재사업부장)는 KCC맨이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후 1997년 KCC(당시 금강)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입사 후 줄곧 보온ㆍ단열 등 내화(耐火) 부문을 담당했다. 영업과 기술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쳤다. 특히 기술 이해도가 높아 사내에서 내화건축자재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두 화재 현장을 예로 들며 단열재의 화재 안전성이 곧 인명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2020년 발생한 이천 한익스프레스 참사는 샌드위치 패널 안에 가연성 우레탄 단열재를 사용하면서 38명이 사망하고 일부 건물이 붕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하지만 지난 5월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는 샌드위치 패널 심재로 그라스울이 쓰여 무너지지 않았고 100여 명이 있었는데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샌드위치 패널 자체가 불에 약하다고 오해하는데 화재위험과 직결되는 건 샌드위치 패널 자체가 아니라 심재인 단열재”라며 “어떤 단열재를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극명하게 나뉜다”고 했다. 불연성능을 갖춘 무기단열재가 화재 안전 담보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국민안전을 위해 건물구조에 따른 화재보험 제도의 손질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한국화재보험협회는 건축물 주요구조부의 내화구조 성능 여부 등에 따라 1~4급으로 분류한다.

 

기둥ㆍ바닥ㆍ보와 지붕(틀), 외벽이 모두 내화구조면 1급으로 인정된다. 1급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건축물로 평가돼 높은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김 상무에 따르면 샌드위치 패널은 뛰어난 화재 안전성에도 불이익을 받고 있다. 그는 “샌드위치 패널은 심재의 불연ㆍ준불연ㆍ난연성과 관계없이 모두 3급으로 구분된다.

 

기둥ㆍ바닥ㆍ보와 지붕(틀), 외벽 등으로써 모두 내화구조 성능을 갖춰도 2급까지만 인정받는다”며 “1급과 2급의 보험비용이 꽤 차이나는 상황에서 충분히 1급을 획득할 수 있는데도 샌드위치 패널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제한하는 건 굉장히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화구조 성능을 충족했다는 건 재실자와 건축물의 화재 안전이 확보됐다는 뜻”이라며 “기준에 따라 내화구조를 받았다면 1급으로 인정해야 법적 기준에 머무르지 않고 더욱 안전한 건축자재 사용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법(‘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상 단열재는 준불연성만으로도 유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질적 인센티브가 연계돼야 불연자재 시장의 동력이 생길 거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KCC는 민간업체로선 유일하게 내화시험 설비인 ‘수직가열로’와 ‘수평가열로’를 운영 중이다. 자체 제품 연구개발에도 활용하지만 내화구조 시험을 앞둔 고객사에게 무상 지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 KCC가 민간업체로선 유일하게 운영 중인 ‘수직가열로’와 ‘수평가열로’  © FPN

 

김 상무는 “샌드위치 패널의 내화구조 성능시험은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로 불연 무기단열재는 기본에다 각 업체만의 노하우가 가미돼야 한다”며 “그러나 한 번 시험하는 데 수많은 인력과 비용이 발생해 업체에는 부담이다. 친고객 행보와 건축자재의 품질 향상을 위해 내린 KCC만의 결단”이라고 했다.

 

KCC는 내년 무기단열재 시장 진출 50주년을 맞는다. 반세기의 역사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신제품 개발에 열을 쏟고 있다. 2018년엔 그라스울의 유일한 취약점인 내수ㆍ내습성을 극복한 ‘워터세이프’, 지난 3월엔 세라크울의 내구성을 강화한 ‘뉴-바이오 세라크울’을 출시했다.

 

김 상무는 “내부적으로 미네랄울과 그라스울의 내화성은 정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정도로 자부심이 크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발수 코팅 처리한 제품도 선보였다. 향후 더욱 습기에 강한 기술 혁신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무기단열재 시장을 주도하며 화재 안전성 강화를 주창하는 대표기업인 만큼 우리나라의 미비한 제도개선에도 앞장서겠다”면서 “건축자재로 인해 불이 확산하는 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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