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피난계단 부속실이나 비상용승강기 승강장의 제연설비와 관련해 많은 소방기술자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가 있었다. 이런 어려움은 부속실 제연설비의 기술력과 성능향상의 원동력이 됐지만 거실제연설비는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
과거 소방기술자들은 제연구역에 5만CMH의 풍량이 필요할 경우 이송로인 덕트와 그 덕트에 설치된 댐퍼 등 부속기기의 누설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송풍기를 5만CMH로 설계ㆍ설치했다.
설치가 끝난 제연설비의 성능확인은 총채나 연기를 이용해 확인했다. 2만CMH 정도만 나와도 성능이 확보되는 걸로 이해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비가 구비되고 정확한 측정 방법이 도입되면서 이는 소방법을 심각히 위반하는 게 돼 버렸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거실제연설비의 몇 가지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제연설비의 풍속은 초속 15m이기 때문에 마찰손실이 매우 크다. 1m당 3~4㎩의 압력손실이 일어나고 곡선부에서는 직선부의 50%의 압력손실이 발생한다고 계산한 뒤 송풍기의 흡입 측 손실을 반영하지 았았다.
둘째, 송풍기와 제연구역 사이의 공기 이동 경로인 덕트와 많은 댐퍼를 누설이 없는 거로 계산했다.
셋째, 많은 거실제연설비는 공조설비의 덕트를 공용하는 데 공조설비의 덕트에는 풍량조절댐퍼가 설치된다. 하지만 완전 개방이 아닌 부분 개방상태로 이에 대한 저항을 고려하지 않았다.
넷째, 특별피난계단의 계단실 및 부속실 제연설비 화재안전기준에는 시험, 측정 및 조정(TAB라고 한다)이라는 기준이 있지만 거실제연설비에는 없다. 따라서 발주처에선 거실제연설비의 TAB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해결방안으로 마찰손실을 정확히 계산하거나 제연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방법이 있다. 또 댐퍼의 누설량을 계산에 반영하고 에어타이트댐퍼를 사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송풍기 풍량의 여유율은 30% 정도 주는 게 좋다. 풍량조절댐퍼는 제연설비 가동 시 100% 개방되거나 이의 저항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거실제연설비는 잦은 매장 변화로 오래될 경우 그 성능을 적정하게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TAB 의무 수행에 관한 화재안전기준도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
거실제연설비와 부속실 제연설비의 TAB는 당연히 소방기술사들이 수행해야 한다. 건설 현장의 시급성과 완성도의 부족은 늘 존재하기 때문에 기술자들은 기술적 양심과 도덕성을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다.
건설 현장에 연관된 덕트 시공업자나 댐퍼 제작업자, 공조설비 기술자들은 소방시설인 제연설비의 TAB에서 이제 그만 손을 놔야 한다.
지난해 3월 10일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제연설비의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감리업자 즉 감리업체의 대표자는 처벌을 받게 된다.
현재 한국소방기술사회에선 제연설비 TAB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업체를 인증ㆍ관리하고 있다. 소방법규에서도 제연설비의 기술이 어렵기 때문에 설계와 감리 부분에 있어 소방기술사가 필요하다고 규정돼 있다.
인증 받은 업체와 소속 소방기술사들이 책임지고 제연설비의 성능을 확보하는 게 화재로부터 국민과 소방대원의 생명을 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황현수 한국소방기술사회 제연설비 T.A.B 사업위원장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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