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집단적 패닉 상태에 빠졌다. 많은 이들이 뉴스를 접하며 분노하고, 필자 또한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감에 몸서리를 쳤다. 한마디로 허탈한 심정이다.
무릇 국가건, 조직이건, 사람이건 간에 진짜 능력은 비상시에 드러나는 법이다. 그러나 최순실 사건으로 발가벗겨진 박근혜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로부터 불신이라는 낙인을 받았다.
국민안전처 역시 그 대상에서 제외될 수는 없다.
국가적 재난체계의 문제는 관련 부처를 하나로 묶는다고 해결될 일이 결코 아님에도 인위적으로 조합된 국민안전처의 운영상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장관은 이 점을 주시해야 한다.
지난 2004년 재난총괄 조직으로 출범한 소방방재청만 보더라도 소방과 방재가 물과 기름처럼 융합하지 못했던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결국 바깥 울타리만 치는 국민안전처의 형상이 제2의 소방방재청을 만든 꼴이 돼 갈등의 불씨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분명 지금 국민안전처의 모습은 비대한 모습의 안전전담 부처가 돼있다.
각기 다른 조직 간의 결합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조직을 키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묶어 놓았기에 재난현장에서 전문적인 대응역량을 갖출 수 있고 평상시 수행하는 고유 업무까지도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큰 오산이다.
평상시 이뤄지는 모든 고유 업무를 국민안전처가 도맡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평상시에는 소관업무의 독립성을 갖고 입법 등 필요한 행정을 펼치되 재난상황에선 보장된 지휘권을 확보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안전처는 큰 틀의 안전정책과 표준화 기능, 대응체계, 사전계획수립, 자원관리 계획 등을 맡고 재난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훈련계획을 수립해 통합훈련을 주관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 국가적 차원의 안전정책을 진단하고 위험도 판단을 통한 예산배분, 관련 소관 법률 간의 충돌이나 이견 등을 조율하고 재난 발생 시에는 인력과 장비, 타 부처의 역량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마감하며 장관께 고한다.
지도자의 길. 그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처음 순수했던 마음이 얼마안가 시장원리에 익숙한 경제적 인간이 돼 본질과는 동떨어진 행동을 하게 된다면 이는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도자가 모든 분야에서 정밀하고 정확한 지식을 고루 갖출 수는 없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자신의 성을 구축하고 그 습득체험의 지식을 축으로 본말을 구별하며 자기 전문분야 이외의 것이라도 본질만은 이해할 수 있는, 말하자면 야전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는 부단한 자기발전과 현실에 대한 예민한 인식력이 있으며 자신을 제어할 줄 아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기환 소방방재신문사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