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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층 이하 불나면 암흑…피난 취약

안전 도외시한 화재안전기준 "조속한 개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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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08/10/10 [07:24]

10층 이하 불나면 암흑…피난 취약

안전 도외시한 화재안전기준 "조속한 개정 필요"

최영 기자 | 입력 : 2008/10/10 [07:24]
▶ 11층 이상에 설치되는 유도등과 그 이하 층에 설치되는 축광유도표지     © 최영 기자 ◀
전국 대부분 아파트나 고층 건물 10층 이하 부분에 화재 발생시 피난을 유도해주는 유도등이 설치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화재발생시 조속한 피난이 불가능해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되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중 하나가 피난이다. 건물내 화재가 발생되면 당황한 사람들은 판단의식이 흐려지기 때문에 긴급대피는 인명피해를 줄이는 가장 큰 예방책이라고 할 수 있다.

유도등은 화재시 정전으로 인한 상황에서 비상전원 기능을 갖추도록 해 빛을 발하여 건물의 구조를 식별하고 신속한 피난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방용 기기이다.

때문에 소방법에서는 법적으로 유도등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건축물 10층 이하의 부분에는 유도등이 설치되지 않고 소위말하는 야광타입의 유도표지만 설치되고 있어 피난 위험성이 큰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 11층에 설치된 유도등과 10층에서 설치된 유도표지의 주간 모습 비교 사진     © 최영 기자 ◀
 
10층 이하 피난…소방법이 외면

10층 이하 부분에 유도등이 아닌 축광유도표지가 설치되고 있는 것은 잘못된 소방법규 때문이라는 지적이 크다.

국내 소방법에서는 ‘일반숙박시설 및 오피스텔 또는 지하층, 무창층 및 11층 이상의 부분’에 유도등을 설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아파트 및 고층건물들은 대부분 해당 규정에 포함되며 그 밖의 장소에는 유도표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소방법 때문에 아파트 및 건축물을 시공하는 시공사는 법적요건에만 맞도록 설계하고 건축물을 짓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아파트 주민들은 소방용품에 대한 전문성이 없고 평상시 사용하는 용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큰 관심이나 지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을 국민들은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을 도외시함은 물론, 불합리한 소방법이 존재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거주자들은 11층 이하에 유도표지가 설치되어있는지, 11층 부터는 불이 점등되는 유도등이 설치되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모 아파트 부녀회 회장 김 모씨(53)는 취재진이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인터뷰를 요청하자 “소방법이 10층 이하에 사는 사람들의 피난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냐”며 “누구는 표지를 보고 대피하고 누구는 불빛을 보고 대피하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주부 박 모씨(43)는 “하루종일 문이 닫혀있고 조명도 센서조명이라 캄캄한데 유도표지는 빛날 일이 없다”며 “화재시 전혀 표시가 안되는 비상구 유도판때기를 10층 이하에는 설치해도 된다는 것은 너무 날림형식”이라고 말했다.

유도등 vs 유도표지?

유도등은 화재시 인명피난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정상상태에서는 상용전원에 따라 켜지고 상용전원이 차단(정전 등)되는 경우에도 비상전원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자동전환되어 점등이 됨으로써 인명의 피난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반면, 유도표지는 소방법에서 조차 피난구의 방향을 표시하는 유도표지로 정의하고 있으며 유도등은 화재시에 긴급대피를 안내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등으로 정의된다.

이렇듯 등과 표지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 ‘등’은 어두운 곳을 밝히거나 신호를 보내는 기구의 사전적 의미를 띄고 있지만 표지는 ‘사물 구별을 위한 표시’를 나타낸다.

특히, 아파트나 건축물의 층계의 경우 화재시 정전으로 인해 암흑상태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층계 이동시 유도표지의 빛으로 신속한 대피와 식별을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빛 축적 못한 유도표지 종이쪼가리 불과해

축광유도표지는 외부의 전원을 공급받지 않고 전등이나 태양빛 등을 흡수해 이를 축적시킨 상태에서 일정시간 동안의 발광을 통해 어두운 곳에서 문자 등을 식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형식의 소방용 제품이다.

아파트나 고층 건물의 경우 각 계단실 창문 밑 부분이나 방호구획 입구쪽에 설치되기 때문에 태양빛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량의 빛을 받아 축적을 시키더라도 해가 저문 후 빛을 받지 못한 상태로 약 1시간 이상이 지나면 발광되는 빛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즉, 늦은 밤 화재가 나면 층계 등에 부착되어 있는 축광유도표지는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
한국소방검정공사에서 운영중인 ‘축광유도표지 및 축광위치표지의 성능시험기술기준’을 살펴보더라도 200lx밝기의 광원으로 20분간 조사시킨 상태에서 60분간 발광시킨 축광유도표지를 20m떨어진 위치에서 식별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운용하고 있다.

시험기술기준상 빛을 축적시킨 후 1시간 경과 후의 휘도가 1㎡당 7mcd(1cd는 1㎡ 촛불 하나만큼의 밝기이며 mcd는 촛불 기준 1/1000)라는 것을 감안할 때 약 1시간 반 가량이 흐른 후에 발광되는 빛은 전무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 야간 아파트 11층 유도등의 모습과 10층 유도표지의 설치 모습을 비교해보면 유사시 신속한 피난을 기대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 최영 기자 ◀
한국소방검정공사 관계자는 “1시간 기준으로 휘도를 실험하고 있지만 빛을 받지 못한 축광유도표지가 1시간을 넘어가면 발광되는 빛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늦은 밤 화재시 빛을 보지 못한 축광유도표지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상태가 되는 것으로 10층 이하의 거주자 및 피난자들은 손전등이라도 들고 대피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무검정품 유도표지 상당수 사용…성능까지 의문

국내 유통되고 있는 상당수의 유도표지가 국가검정을 필하지 않은 제품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성능 조차 믿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 좌 - 인천 남구 논현동 모 아파트에 설치된 검정품 축광유도표지, 우 - 경기도 시흥시 장현동 모 주상복합건물에 설치된 무검정 축광유도표지    ©최영 기자 ◀
축광유도표지는 한국소방검정공사로부터 성능시험 기준에 의거해 기술기준 적합여부를 확인해야만 하는 소방용품이다.

이를 통해 견품에 대한 성능시험이 확인되면 ‘제품승인서’를 교부받고 제조된 축광유도표지는 형상 등이 성능시험 접수시 제출된 견품과 동일한지 여부의 확인을 거쳐 유통되어야만 성능을 보장하는 제품이 된다.

▶ 좌 - 경기도 과천시 모 신축 아파트에 설치된 무검정 축광유도표지, 우 - 경기도 안양시 모 아파트에 설치된 무검정 축광유도표지     ©최영 기자 ◀
하지만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상당수의 축광유도표지는 견품시험만을 거쳐 ‘제품승인서’만을 획득하고 제품시험은 거치지 않은 무검정 제품들인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또, 무검정품을 유통하는 대다수의 제조업체는 한국소방검정공사에서 교부받는 필증과 유사하게 제작한 ‘검’표시 스티커를 자체적으로 부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방검정공사 관계자는 “제품검사의 경우 견품과 동일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성능시험시 접수한 제품의 재질과 성능 등을 시험해야만 검정합격 필증이 교부된다”고 말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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